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농촌'까지 불어닥친 코로나19…'일손 부족' 현실화하나



영동

    '농촌'까지 불어닥친 코로나19…'일손 부족' 현실화하나

    도내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 65~70%
    필리핀, 베트남 근로자들 '입국 연기'
    농민들 "코로나19 장기화 가장 걱정"

    농가에서 일하고 있는 태국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들. (사진=유선희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농촌에까지 불어 닥쳤다. 농사일에 외국인 근로자는 중요 인적자원인데 코로나19로 한국을 떠나거나 입국이 늦어지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강원 평창군 봉평면에서 50여 년 동안 감자와 고추, 명이나물 등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65)씨는 올해 농사가 벌써 걱정이다. 밭 면적이 3~4만 평에 이르러 평소에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6명 정도 고용해 농사일을 해왔는데 올해는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탓이다.

    김씨는 "지난 1월 센터를 통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신청했는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아무래도 코로나19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는데, 군에다가 내 농사를 책임지라고 할 수도 없고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푸념했다.

    이어 "농사일은 아무래도 힘들어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내국인들은 기피하는 만큼 외국인 근로자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할 경우 농번기인 6~7월쯤 인력난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 현재로서는 가장 걱정"이라고 전했다.

    농사일에 일평생을 쏟아부은 김씨에게 코로나19는 낯설면서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존재다. 김씨는 "아직 본격적인 농사철이 아니라서 일단은 곧 마무리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비싼 돈을 줘도 좋으니 코로나19가 잘 마무리돼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에 어려움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둬들이지 못한 국화들이 쓰러져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코로나19로 매출에 타격을 받으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강릉시 성산면에서 화훼농가를 운영하는 홍모(42)씨는 특히 지난달 큰 타격을 입었다. 졸업식은 물론 입학식이 줄줄이 축소·취소된 까닭이다.

    홍씨는 "지난달에는 매출이 6분의 1 정도 떨어졌는데, 난방 등 전기요금이 매출보다 더 많이 나왔다"며 "결국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양해를 구했다"고 털어놓았다. 혹여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버리지 않을까 마음 한구석으로 우려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도내에서 춘천시와 정선, 철원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입국이 '연기'되는 등 인력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춘천에서는 필리핀에서 이번 달 말 들어올 예정이던 126명이 입국 연기를 통보해 지자체에서 적극 협의에 나서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다. 정선은 필리핀 입국 예정자 61명이 4월로 입국을 미뤘다. 또 철원은 5월로 예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196명의 입국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한국농촌지도자 강원도연합회 곽달규 회장은 "현재 도내 농민 중 65~70%가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근로자 일부는 입국이 연기되거나 10명 중 3명은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35% 정도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 인력 부족난이 더 심각해지는 상황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력난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 농산물 출하 시기를 놓치게 돼 결국 농산물 가격 폭등에 영향을 미치게 될 우려가 크다"며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강원도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인력난이 가시화할 경우를 대비해 지역자활센터와 연계, '농촌인력지원단'을 구성해서 농촌 인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농사일을 하려는 내국인 수요 자체가 없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와 농식품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