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원조 한류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한 코미디계 대부 자니윤(한국명 윤종승)이 지난 8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뇌출혈로 쓰러진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요양센터에서 생활했던 자니윤은 건강이 악화돼 끝내 세상을 떠났다.
1936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학 졸업 뒤에 미국에서 영화배우와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했다.
특히 그는 1977년 산타 모니카 코미디 클럽에서 NBC '투나잇쇼'의 호스트이자 미국의 저명한 방송 진행자 자니 카슨에게 발탁돼 아시아인 최초로 해당 프로그램 무대에 섰다.
그는 뛰어난 순발력과 입담으로 30회가 넘게 '투나잇쇼' 무대에 오르며 명성을 얻었다.
이후에 미국 NBC에서 '자니윤 스페셜 쇼'를 진행하며 MC가 됐고, 1980년대엔 영화 '데이 콜 미 브루스?'(They Call Me Bruce?)'의 주연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고인은 1989년 한국으로 돌아와 KBS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자니윤쇼'를 진행했다.
'자니윤쇼'는 한국 토크쇼의 원조격으로 가수 조영남과 배철수 등이 함께 출연했다. 고인은 특유의 입담으로 쇼를 진행하며 인기를 끌었고, 당시로서는 수위 높은 미국식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딱딱했던 사회 분위기에 맞지 않아 프로그램은 방송 1년 만에 폐지됐다.
이후 그는 KBS2 '승승장구'에 나와 "당시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었고 방송에서도 제한된 것들이 많았다"라며 "열심히 방송해도 편집 당하기 일쑤였고, 나는 정치·섹시 코미디를 즐겼는데 제재를 많이 받았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고인은 한때 정치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됐다가 후 2016년 뇌출혈로 입원하면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감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국내에서 5개월 간 재활 치료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이혼한 전 부인 줄리아리와 요양 병원에서 생활했다.
시신은 고인의 뜻에 따라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메디컬센터에 기증될 예정이며,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