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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이냐 '재발'이냐…코로나19의 최종 운명은?



IT/과학

    '소멸'이냐 '재발'이냐…코로나19의 최종 운명은?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경기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차량 내부에서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각국의 방역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통계에 의하면 7일(현지시간) 기준 감염자 수는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만 1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3400여 명에 이른다.

    중국 우한의 수산물시장에서 처음 발병한 것으로 의심되는 코로나19는 석 달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남극을 제외한 전 대륙을 감염시켰다.

    코로나19는 향후 어떤 운명을 맞게 될까?

    어떤 바이러스는 다시 발생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는 것도 있다. 코로나19의 일종인 사스는 비교적 돌연변이율이 낮아 재발하지 않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돌연변이율이 매우 높은 독감은 매년 발생한다.

    미국의 인터넷 과학전문잡지인 라이브사이언스는 9일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는 코로나19가 향후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 자연 소멸

    코로나19 (자료=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대유행병은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이 충분하지 않을 만큼 유행을 하면 기세가 꺾인다.

    1918년 전 세계를 재앙으로 몰아넣었던 스페인독감은 제1차 세계대전 중 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던 군인들에 의해 급격히 전파돼 전 세계 5억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독감은 전쟁이 끝나고 군인들이 흩어지면서 전염속도도 낮아졌다. 그러나 독감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 데는 감염 후 회복된 사람들이 면역체계를 갖추면서 발생 초기에 비해 전염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조슈아 엡스타인 뉴욕대 역학교수는 "어떤 전염병에 사람들이 충분히 감염되면 더 이상 전염될 사람이 없게 돼 전염사슬이 유지될 수 없다"고 말한다.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과 접촉했지만 병에 걸리지 않게 되면 전염의 사슬이 끊어지게 된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을 감염시키고 이 두 사람이 다시 네 사람, 여덟 사람을 감염시키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경우 어느 시점이 되면 더 이상 감염될 사람이 없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방역체계가 큰 영향을 미친다.

    만약 코로나19가 독감이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계통이라면 기온이 상승하면서 감염자의 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가을이나 겨울에 다시 유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 CDC(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산하 국립 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어 국장은 "코로나19가 독감이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처럼 기온이 올라가면 수그러들 것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미시간 대학 오브리 고든 역학교수는 "이론적으로 환경조건이 바이러스의 전염에 영향을 미치고, 일부 바이러스들이 계절성을 갖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코로나19 역시 기온이 올라가면 기세가 꺾일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피해는 열대지방이나 온대지방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코로나19가 사람을 통한 감염이 더 어려워지는 쪽으로, 사람에게 좋은 방향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2002년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코로나19와 유사하다. 당시 사스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26개국에 퍼졌는데 캐나다에 환자가 발생하면서 북미지역에 광범위하게 전염될 것으로 우려됐다. 그러나 사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했다. 방역을 잘 한 것에도 원인이 있지만 사스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좋은 방향으로 변이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일반 바이러스처럼 사스 바이러스도 변이를 일으켰는데 다행히 더욱 독해지긴 했지만 사람을 통한 전파가 어려운 쪽으로 변이를 일으켰다.

    ■ 백신의 개발

    (이미지=스마트이미지)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생하면 방역당국도 이를 퇴치하기 위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코로나19도 전 세계의 연구진들이 경쟁적으로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박멸하는 것은 백신이 유일한 방법이다.

    최근 한 연구진이 코로나19가 인간 세포에 감염되도록 매개 역할을 하는 이른바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완전히 해독했다. 백신 개발에 필요한 문을 연 셈이다.

    문제는 백신을 개발하더라도 실제 사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동물시험과 사람을 상대로 임상시험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와 이란, 이탈리아 등 이미 감염이 확산된 지역에서 백신의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개발되기까지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조차도 백신 개발에 통상 10년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를 매우 단축한 것이다. 전문가들이 백신 개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이 바이러스가 가까운 시일에 소멸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 정착

    (이미지=연합뉴스)

     

    테네시 주 밴더빌트 대학 감염병 전문가 윌리엄 슈프너 박사는 "이번 코로나19가 완전히 소멸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한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어떤 질병을 완전히 근절하기는 어렵고, 매우 드문 사례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여러 어려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전염을 차단하는 수단이 있어야 하고, 전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례를 찾아내는 진단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에서는 생존할 수 없어야 한다.

    코로나19가 인간에게서는 소멸된다 해도 바이러스가 원래 형태대로 어떤 동물에게서 계속 생존하게 된다면 이들 동물에게서 다시 인간으로 전염될 수 있다. 엡스타인 박사는 "코로나19가 한 번의 싸이클을 끝내고 소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완전히 근절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코로나19가 수그러들게 할 수는 있더라도 감기와 독감 같은 계절성 질병처럼 매년 반복되는 질병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된다고 해도 다음해부터는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훨씬 약화된다. 전년의 대 유행을 통해 인간에게 면역력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또 다시 감염되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홍역 바이러스와 같이 한번 면역력이 생기면 다시 감염되지 않는 바이러스도 있다.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유행성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들 바이러스에 대한 인간의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되기 때문이다. 면역력 약화는 재감염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면역시스템을 침범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떤 방향으로 의미 있는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코로나19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아직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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