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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 우한 입국자 29명 '전파 폭탄' 되나



보건/의료

    '행방불명' 우한 입국자 29명 '전파 폭탄' 되나

    국내 23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 우한 입국자 전수 조사서 첫 발견
    보건당국, 환자 입국 뒤 2주 가량 지나서 소재 파악…그사이 서울 일대 누벼
    연락 닿지 않는 우한발 외국인 입국자 29명…'지역사회 전파' 우려
    경찰청 협조로 소재 파악하지만…입국자 전원 '골든타임' 안에 찾아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에서 지난달 31일 오전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우한 교민 중 감염증 의심증상을 보인 일부 교민이 서울 동대문구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국내 23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우한에서 온 중국인으로 확인되면서 '우한발 감염자'가 발생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번 환자는 2주 넘게 국내에 머물면서 곳곳을 누볐다. 특별 입국 절차가 시행되기 전에 입국한 데다가 우한발 입국자를 관리하는 방역망의 허점도 발견되면서 곳곳에 지역사회 전파 '폭탄'이 도사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 2주 지나서야 발견된 '우한발 입국자'…전수 조사서 첫 발견

    23번째 확진 환자는 지난달 23일 중국 우한시에서 국내로 입국한 중국인 여성(57)이다. 관광뿐 아니라 한국에서 유학 중인 자녀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왔다. 23번 환자는 우한 입국자 전수 조사에서 발견된 첫 감염자다.

    정부는 28일,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한 2991명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잠복기를 고려해 정했다.

    23번 환자는 전수조사 대상자로 분류돼 관련 정보가 서울시로 통보됐지만 입국 뒤 2주 가량 지나서야 발견됐다.

    보건당국은 추적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서울 중구에 있는 호텔로 주소지가 파악돼 현장에 갔는데 (환자가) 이미 퇴실했고 머무르고 있는 다른 숙소를 확인하기 힘들어 추적이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이후 경찰의 협조를 받아 환자가 서울 서대문구 소재 숙소에 있는 것을 확인해 환자를 찾았다. 5일 보건소에서 검사를 했고 전날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가 23번 환자를 찾지 못한 동안 확진자는 서울 시내 곳곳에서 관광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서대문구의 현장조사 결과 이들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다가구주택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와 함께 지낸 이들은 현재까지 자녀를 포함해 7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와 머물던 숙소에서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와 함께 서울 일대를 누빈 것으로 알려진 확진자의 딸도 고위험군이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의 감염 경로를 한국이 아닌 우한으로 보고 있다. 정 본부장은 "한국에 와서 감염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한에서 감염된 상태로 왔고 이후 발병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 '행방불명' 우한발 입국자 29명…지역사회 전파 우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4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본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아예 연락조차 닿지 않는 우한발 입국자들도 적지 않다. 23번 환자는 늦게나마 발견돼 방역당국의 관리 체계에 포함됐다. 하지만 행방불명 입국자 29명은 아예 방역망에 걸리지 않은 채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보건당국은 전날 우한 입국자 전수 조사 대상자 1605명 가운데 연락이 닿지 않은 사람이 29명으로 모두 외국인 입국자라고 밝혔다. 질본 관계자는 "외국인 입국자들의 국적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대다수가 중국인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연락이 두절됐던 내국인 1명은 6일 오후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에서 입국한 입국자들을 추적하기 위해 지자체에 명단을 통보했다. 연락처나 주소지가 분명하지 않은 외국인 입국자들은 경찰청에 협조를 구해 소재지 파악에 나섰다.

    23번 환자도 서울시가 연락처, 주소지를 수배했지만 소재 파악이 어려워 경찰청에 추적을 요청해 찾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보건당국이 제공한 자료로도 입국자의 주소지가 파악되지 않으면 이들의 연고자를 조사한다. 입국자들이 비자를 신청할 때 기입한 비자 추천자, 후견인 등의 자료로 연고자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외국인 93명의 소재를 추적해달라고 (보건당국이) 요청해서 6일 현재까지 77명을 찾았다"며 "시간만 충분하면 100%까진 아니어도 거의 다 찾는다"고 말했다.

    ◇ "관건은 입국자 전원 '골든타임' 안에 찾는 것"

    관건은 우한발 입국자 전원을 증상이 나타나기 전의 '골든타임' 안에 찾아낼 수 있는지다.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잠복기를 최대 14일로 보고 있다. 우한발 입국자들이 마지막으로 국내에 들어온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하면 이달 9일을 잠복기 종료 시점으로 볼 수 있다.

    23번 환자의 발병 사실은 곧 최대 잠복기가 거의 지나가는 상황에서 지난달 26일 이전에 입국한 감염자들의 증상이 나타날 때가 됐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가 끝나갈 때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밝혔다. 엄 교수는 "확진환자 400명 이상을 분석한 데이터를 보면 95%의 환자가 12.5일 이내 발병을 하고 나머지 5%는 해당 범위 바깥에서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잠복기가 끝나가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한발 입국자들의 소재를 빨리 파악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외국인 소재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경찰청의 협조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자체에서도 입국자들을 적극 추적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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