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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군수 됐는데 무서운 게 뭐가 있겠습니까?"



경남

    "백수가 군수 됐는데 무서운 게 뭐가 있겠습니까?"

    [인터뷰] 백두현 경남 고성군수
    전국최초 청소년 수당 '꿈페이' 의회반대로 무산
    '소통부족'? 의원들과 술 마시는게 소통아냐
    학생, 학부모, 소상공인들과 충분히 소통
    과거처럼 같은 당끼리 권력 나눠먹을 수 없어
    3월에 다시 상정하고 군민들께 직접 물을 것
    백수가 군수 됐는데 무서운 게 뭐가 있겠는가?
    군수가 기득권과 나눠먹는 타협하면 군민들이 불행
    이 눈치 저 눈치 안보고, 군민만 바라본다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윤승훈 PD, 이윤상 아나운서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백두현 군수 (경상남도 고성군)

    ◇김효영> 오늘은 사상 최초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군수죠. 백두현 경남 고성군수와 만나봅니다. 군수가 되고 나서 관행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분인데, 기득권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겠죠. 백두현 경남 고성군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백두현 군수> 안녕하십니까? 백두현입니다.

    ◇김효영> 군수님은 주민들하고 그렇게 막걸리 드시고 다니신다면서요?

    (사진=경남CBS)

     

    ◆백두현 군수> 군민들 만나면 항상 저보고 하는 이야기가 ‘이전의 군수들과는 술을 한 잔도 못 먹어봤다’. 그러니까 저는 최선을 다해서 먹고 있습니다. 제일 힘듭니다, 술 마시는 게.

    ◇김효영> 하하하. 술값은 누가 냅니까?

    ◆백두현 군수> 군수는 술값을 내면 안되서 많이 얻어먹습니다.

    ◇김효영> 하하. 얻어먹고 다니세요. 그렇게 군수와 술 한잔 하시는 주민들께서는 어떤 당부를 많이 하시나요?

    ◆백두현 군수> 고성군이 두 번에 걸쳐서 군수님이 낙마를 했지 않습니까?

    ◇김효영> 선거법 위반 때문에.

    ◆백두현 군수>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께서 ‘임기를 채울 수 있는 군수, 그리고 임기가 끝난 뒤라도 편안하게 소주 한 잔 하고 막걸리 한 잔 할 수 있는 그런 군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세요.

    ◇김효영> ‘오랫동안 같이 살자’

    ◆백두현 군수> 그렇죠. 저야 집사람이 고성군청 공무원이기도 하고. 아들 둘도 좀 정리가 되면 고성에 내려와서 같이 살고 싶고. 자식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군수, 이렇게 돼야 하니까 저는 잘못하면 안 됩니다.

    ◇김효영> 그런데, 지난해에 고성군이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군의회의 반대에 부딪혀서 결국 좌초된 일이 있습니다. 전국 최초의 청소년 수당.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군정에 반영하기 위한 청소년참여위원회 간담회 (사진=고성군청 제공)

     

    ◆백두현 군수> 마음이 좀 아픈데, 전국 최초로 청소년수당인 '청소년 꿈페이'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13세부터 18세까지, 13세부터 15세까지는 5만원, 16세부터 18세까지는 7만원씩 이렇게 수당을 주는 것으로 준비를 했는데 부결됐습니다. 고성에서 태어난 자녀들이 경제적인 부담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최소한 정도는 행정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건 하자, 이런 생각에서 시작을 했습니다.

    군의회에서 반대한 근거는 두 가집니다. 첫째는 재정상 고성은 좀 열악하다. 두 번째 소통이 부족했다. 이 두 가지 근거를 대면서 부결시켰습니다.

    먼저, 재정에 대한 문제는 이미 행안부가 재정건전성 우수기관으로 선정해서 국가가 우리 고성군은 재정이 안정성이 있다고 인정을 해줬습니다.

    둘째, 소통의 문제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소통이라는 게 결정하는 사람들끼리 술 한 잔 마셔가면서 이거 하자 저거 하자, 이게 전 소통이 아니라고 봅니다. 실제로 수혜를 받는 사람들, 청소년수당이 현실화 되면 학생들과 학부모들과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간담회를 통해서 내용을 만들어내고 정책으로 입안해서 결정해서 진행할 수 있게끔 하는 것. 이게 소통인데 이런 과정과 절차는 너무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도 소통이 부재하다고 하는 것은 뭘 의미하는 것인지. 아마 이전에는 똑같은 정당이다 보니까 권한이나 권력을 나눠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열 개 중에 군수가 다섯 개 가져가면, 지역의 기득권 한 두 개 주고, 의원들도 몇 개 줬을 수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3월 임시회때 입법예고 해서 조례상정을 다시 할 것이고요. 하고 난 뒤에는 지금과는 좀 다른 방법으로, 직접 군민들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청소년 수당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의원들의 말이 맞다' 그렇게 하면 이 정책은 폐기할 수밖에 없고. 아니다, '백 군수 말이 맞다', 이것은 청소년들과 소상공인들과 학부모들에게는 진짜 필요한 것이고 이것을 통해서 전국적으로 이런 좋은 사례들이 많이 전파될 수 있다면, 해야 된다고 하시면 학부모들과 학생들과 같이 의논을 해서 공동으로 대응을 한 번 해볼 필요도 있겠다 싶습니다.

    ◇김효영> 그야말로 정면 돌파를 하시는군요.

    ◆백두현 군수> 백수가 군수 됐는데 무서운 게 뭐가 있겠습니까?

    ◇김효영> 하하. 과거에는 같은 당 군수와 같은 당 군의원들이 따로 소주 한 잔 하면서 내가 이 사업을 하고 싶으니까 당신들 이것 좀 해 줄 테니까 나 좀 도와주시오 이런 식으로 한 것이 소통이었다면 지금 백두현의 소통은 다르다는 겁니다.

    ◆백두현 군수> 군민만 바라보는 것이죠. 그리고 민주당 군수가 이렇게 서로 협상이나 타협을 하게 되면, 그것이 군민을 위한 협상과 타협이면 무조건 해야 되는데, 그것이 기득권들끼리 이권을 나눠먹는 타협과 협상은 저는 불가하다, 저는 정면 돌파하겠다는 겁니다.

    ◇김효영> 공무원들이 힘들어 하진 않아요?

    ◆백두현 군수> 처음에는 공무원들도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군수도 선거 나온 사람인데 조금 이렇게 하다가 바뀌겠지’ 이런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안 바뀌거든. 이제는 인허가 부서에서 하는 이야기가 ‘군수님 요즘 참 좋다. 옛날에는 법상 하자가 없으면 무조건 허가를 다 내주고 했는데 이제 법상 하자가 없더라도 그 지역사람들의 입장을 더 우선시 해주는 행정. 그러다보니까 사업을 하시는 분들과는 갈등이 생겨져도 그 지역민들과는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그 분들이 행정을 신뢰하는 이 원칙이 초지일관 흔들리지 않으니까 군수님 저희들은 참 좋습니다'라고 합니다.

    ◇김효영>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런데, 그동안 민주당으로 수없이 도전하면서 오랜 기간 실패도 많이 맛보고, 힘든 과정을 겪으셨지 않습니까? 그런데 오늘 인터뷰를 해보니 군수가 됐지만 여전히 힘든 길을 가고 계신 것 같아요. 잠깐만 고개 돌리고 외면하면 편해질 일을 힘들게, 힘들게 간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요.

    ◆백두현 군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저도 편한 길을 가게 되면 지역의 기득권들과 손도 잡아야 되고, 그러다보면 공무원들이 눈치를 봐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아집니다.

    ◇김효영> 네.

    ◆백두현 군수> 공무원들은 군민만 바라보고 행정만 하면 되는데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는 순간 군민들은 불행해진다, 저는 그렇게 보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초지일관 군민만 바라보고 가고 능력 있는 공무원들을 등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김효영> 그래서 읍장을 직접 임명하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뽑게 하셨다면서요?

    고성읍장으로 당선된 김현주(왼쪽에서 세 번째) 당시 상리면 부면장과 5명의 후보들 (사진=고성군청 제공)

     

    ◆백두현 군수> 소수의 기득권들이 너무 많은 권력을 독점해서 이 사람들이 행정을 좌지우지 하는 것. 이것을 극복을 하려면 다수의 군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논의하고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행정이 서포트 해주는 것. 그 일환으로 고성읍장을 우리 읍민들이 뽑게 했던 것이죠. 직렬도 다 파괴하고 후보들 여섯 명을 링에 올렸습니다. 그 분들 보고 읍장이 되면 고성읍정을 어떻게 운영을 할 것인가 읍민들에게 이야기를 하라고 했고, 그리고 읍민들의 질문도 받고 답변도 하고. 그런 뒤에 스마트폰으로 기호 1번에서 6번까지 원하는 사람을 누르면 1등이 읍장으로 당선되는 겁니다.

    ◇김효영> 그 결과 50대 여성 읍장이 당선이 됐군요. 주민들이 직접 뽑은 읍장님과는 손발이 잘 맞습니까?

    ◆백두현 군수> 오늘 아침에도 읍장님이 직접 또 의논을 한다고 왔었습니다. 매일 매일 찾아옵니다. 잘 하십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시간이 다 됐습니다. 그런데, 고성이라면 강원도 고성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아서 속상하시죠?

    ◆백두현 군수> 포털사이트에서 고성군을 치면 강원도 고성군이 먼저 나옵니다. 더 노력해서 고성하면 경남 고성을 먼저 떠올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김효영> 군민들께 한 말씀 하시고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백두현 군수> 1월 2일에 충혼탑에 참배하러 갔을 때 방명록에 '우공이산'이라 적었습니다. 어리석은 자가 사회를 변화시키고 사회를 바꾼다. 저는 군민만 바라보고 가겠습니다. 이렇게 말씀 드렸습니다. 군수가 욕심을 부리게 되면 군민들이 불행해 집니다. 저는 모든 욕심 내려놓고 고성군민 행복, 고성군의 발전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 다하겠습니다. 새해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김효영> 건강 잘 챙겨서 더 많은 군민들과 막걸리 나누시기 바랍니다.

    ◆백두현 군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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