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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와 핵 안 바꿔" 이어 '자력갱생' 연일 강조 北



통일/북한

    "제재와 핵 안 바꿔" 이어 '자력갱생' 연일 강조 北

    담화로 "김정은-트럼프 관계 좋지만 이는 '개인'적 감정"
    "제재와 핵시설 바꾸자고 했던 하노이 정상회담, 다시 없을 것"
    노동신문 논설 "제재 속에서 살아가야 하니 자력갱생 필요"
    전원회의 김정은 발언 그대로 옮기며 담화 내용과 궤 같이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9일과 10일 제7기 제5차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강령적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함경북도, 남포시, 개성시, 라선시 궐기대회가 진행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지방당, 정권기관, 근로단체, 공장, 기업소, 농장, 대학 등의 일꾼들과 근로자들, 청년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했다. 신문은 "백두의 공격 정신으로 자력부강하는 사회주의 조선의 투쟁 본때를 만천하에 과시하자"고 말했다. (사진=뉴스1 제공)

     


    북한이 지난 11일 '핵과 제재를 바꾸지 않겠다'고 담화를 통해 강조한 데 이어 지난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정면돌파'를 계속해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북한 외무성 김계관 고문은 지난 11일 낮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전날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을 부탁받았다고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 메시지'를 친서로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 관계가 나쁘지 않은것은 사실이다"면서도 "그런 친분 관계를 바탕으로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 보려고 머리를 굴려 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다"고 비난했다.

    김 고문은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협상테이블)에서 1년반이 넘게 속히우고(속고) 시간을 잃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정이어야 할 뿐, 그런 사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국사를 논하지는 않으실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명백한 것은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히워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며 "평화적 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 보려고 일부 유엔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시설을 통째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우리에게는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런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회담탁 위에서 장사꾼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할 의욕도 전혀 없다"고 추가적인 대화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북미대화가 다시 시작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선 대북 적대시정책 폐기 후 비핵화 조치를 강조하는 대미 압박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서도 "담화의 주체로 (대미협상의 원로 격에 속하는) 김계관 고문을 내세운 것은 압박의 강도를 다소 조절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김 고문은 지난해 초 승진한 외무성 최선희 제1부상의 전임자로서 오랫동안 대미협상의 실무 총책을 맡아왔고, 이후 '외무성 고문' 직함을 통해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모종의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김 고문이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고 밝힌 다음날인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혁명의 활로를 밝혀주는 우리 당의 정면돌파전 사상'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다시금 '정면돌파'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 기간 우리 인민이 당의 두리에 굳게 뭉쳐 험로역경을 헤치며 이룩한 위대한 승리에 질겁한 미국은 우리와의 대화마당에 끌려나오면서도 대조선(대북) 적대시정책을 의연히 답습하고 있다"며 "적들은 대화와 협상의 간판을 걸어놓고 흡진갑진하면서 저들의 정치 외교적 잇속을 차리는 동시에, 제재를 계속 유지하여 우리의 힘을 점차 소모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의 장기적 대립을 예고하는 현 정세는 우리가 앞으로도 적대세력들의 제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각 방면에서 내부적 힘을 보다 강화할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자력갱생의 힘으로 제국주의의 마지막 수단, 최후진지를 완전히 붕괴시키지 않고서는 사회주의의 종국적 승리를 이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기적 대립'은 당 전원회의 보도에서 언급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그대로 언급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지만 그와 북미 비핵화 협상은 별개의 문제라는 김계관 고문의 담화 내용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7일 북한 매체 보도에서 새해 첫 공식활동으로 찾은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에서 "적대세력들이 역풍을 불어오면 올수록 우리의 붉은 기는 구김 없이 더더욱 거세차게 휘날릴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도 같은 흐름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1일 발표된 전원회의 보도에서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향후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다"는 대목을 영문판에서 '적절히 조정(properly coordinate)'으로 표기함으로써 모종의 대미 메시지를 보냈다고도 분석됐었다.

    하지만 김계관 고문이 다시금 '적대시정책 폐기'와 '요구 사항 수용'을 강조함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재개는 한 쪽의 중대한 태도 변화가 없는 이상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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