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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선 "뭐가 일어날지 몰라 기대되는 것…그게 재즈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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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윤선 "뭐가 일어날지 몰라 기대되는 것…그게 재즈의 묘미"

    • 2019-12-03 07:33

    10집 월드투어 후 이달 국내 투어…최근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받아

    (사진=연합뉴스)

     

    "매일매일 오늘 공연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계속 기대를 하게 되죠. 그게 재즈의 묘미인 것 같아요."

    한국을 넘어 유럽 최고의 재즈 보컬리스트로 선 나윤선(50)은 재즈의 예측 불가능성을 말하며 여전히 설레는 듯 눈을 반짝였다. "그래서 공연이 많은데도 이렇게 지루해하지 않고 계속하는 것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올봄 10집 '이머전'(Immersion·몰입) 발매 뒤 월드 투어를 하고 7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나윤선을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났다.

    '이머전' 발매와 함께 그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미국, 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를 구석구석 돌았다. 매일 도시를 옮기다시피 하며 해마다 100회 가까운 무대에 선다.

    그런데도 그에게 관객과 만남은 매번 변화무쌍하게 다가오는, 음식점으로 치면 '오늘의 요리' 같은 것이라고 한다. "뮤지션 각자의 컨디션, 그 나라나 도시의 기운과 극장 안 관객들의 기가 모여서 함께 집중하는 순간"에 만들어지는 '감정의 이심전심'이 중요하다고 했다.

    와인의 맛을 빚어내는 테루아르(토양·기후 등의 조건) 같은 거냐고 묻자 나윤선은 웃음을 터트리더니 "맞다"고 답했다.

    "어떤 해는 더 맛있기도 하고, 어떤 해는 '완전히 망했네' 할 때도 있고요. 하하하."

    나윤선 스스로 들려준 그의 음악 행보에서도 재즈를 닮은 유연함이 느껴졌다.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한 그는 처음으로 이번 10집을 메이저 음반유통사인 워너뮤직그룹과 월드와이드 계약을 하고 발매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미국 진출이나 도전장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대답을 내놨다.

    그는 "제가 프랑스에서 20년을 넘게 했는데, 올해 쉰이지만 미국에 가서 다시 처음부터 새로운 뮤지션들과 한다면 또다시 20년이 걸리더라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새로운 시장에서) 잘 안 될 수 있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그래도 밑에서부터 다시 해볼 수 있다는 게 저는 흥미진진할 뿐이에요."

    나윤선은 10집 '이머전'에서 작업 방식도 바꿨다. 그간 라이브로 한 번에 녹음하는 방식을 고집했다면, 이번엔 2주간 스튜디오 작업을 통해 실험적 방식으로 사운드 디자인을 쌓아 올렸다.

    새로운 시도에 '자평'을 부탁하자 그는 "앞으로 음악 하는 데 당연히 거쳐야 할 단계 중 하나"라고 담백하게 답했다.

    10집은 13곡 중 6곡을 자작곡으로 채웠다. 그는 다음 앨범에서 작곡을 좀 더 많이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나윤선은 지난달 28일 프랑스 정부의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장을 받기도 했다. 2009년 아래 등급인 슈발리에장을 받은 뒤 10년 만에 다시 수훈한 것.

    그는 "(슈발리에장을) 받고 나서 지금까지 나를 지켜봐 왔다는 건데, 이렇게 멀리서 온 사람에 관심을 갖고 계속 응원해 줬다는 게 고마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는 12일부터는 제주에서 시작해 서울, 천안, 부산, 광주 등 11개 도시를 도는 국내 투어에 나선다. 10집 음악을 국내 관객에게 처음 라이브로 선보이는 자리다. 가족 같은 한국 관객들 앞에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낀다고.

    국내 보컬리스트로선 처음으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두 번이나 받고 정상급 아티스트 반열에 올랐지만 나윤선은 여전히 "제가 이렇게 온 게 놀라울 뿐"이라고 말한다.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그의 내적 원동력도 멀리 있지 않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만 해오면서 살았어요. 그래서 사실은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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