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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 관객 반응 보니까 잘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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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페셜 노컷 인터뷰

    "'블랙머니', 관객 반응 보니까 잘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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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영화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 ①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을 만났다. (사진=황진환 기자)
    제작이 아닌 본인 연출작으로는 '남영동 1985'(2012) 이후 7년 만이다. 한현근 작가와 함께한 시나리오 작업에만 6년이란 시간을 쏟았다. 경제 이야기니까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전하려고 애썼다. 언론 시사회를 포함해 영화를 본 관객들 반응을 보니 감이 좋단다. '국가부도의 날'이 380만 들었는데, 우리 영화 시나리오가 더 재미있는 것 같다며 300만은 들겠다며 스태프들에게 큰소리를 쳤다.

    해외 사모펀드가 국내 은행을 헐값에 매각한 실화를 소재로 한 '블랙머니'는 법조인(검사, 변호사)을 주인공으로 했지만, 금융자본주의의 실체를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나온 영화들과 결을 달리한다. 또한, '정지영표 영화'를 향한 사람들의 선입견을 예상한 듯 오락적인 성격도 강화해 장르 영화로서 승부하려고 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지영 감독은 몰아치는 인터뷰 일정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영화 홍보를 위해서인데, 어쩔 수 없지"라며 껄껄 웃었다. 오랜 시간 공들인 작업이 완성된 결과물로 나온 터라 그런지, 그는 영화 이야기를 할 때 아주 활기차 보였다. 영화를 아끼는 마음은, 자신의 대표작을 물었을 때 단번에 '블랙머니'라고 한 답에서부터 느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론스타-외환은행 사태를 소재로 했다. 영화 만들기 전에도 이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나.

    그냥 언론을 통해서 론스타라는 사모펀드가 은행을 헐값에 샀구나, 팔려나갈 때 말썽이 많다 정도만 알았다. 경제 이야기라서 파악하기가 힘들었고, 이 귀로 듣고 이 귀로 흘리는 그런 정도의 관심사였는데 여기에 꽂힌 사람이 있다. 공동 제작사 질라라비 양기환 대표다. "감독님, 이거 영화 합시다" 해서 "야, 그거 어려워서 되겠냐?" 했다. 한번 들어보라며 쭉 설명을 하는데, (내 생각에도) 어려워도 잘만 풀면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을 거 같더라. 국민들이 나처럼 흘려 지나가지 말고 꼭 알아야만 할 것 같은 이야기여서 둘이 시작했다.

    ▶ 2012년부터 준비했다고 들었는데 개봉에 7년이 걸렸다.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우선 내용이 경제 이야기이니까 어렵다. 거기다 (사건이) 방대하고 복잡하고 그러니까 시나리오가 보통 어렵겠나? 그걸 관객들한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야 해서 공부도 많이 했지만 시나리오 버전이 수십 가지였다. 고치고 고치느라 오래 걸렸다.

    ▶ 이번 시나리오도 한현근 작가와 같이했는데.

    한 작가랑은 호흡이 잘 맞으니까, 웬만하면 탁 알아서 정리해 준다. 그렇지만 우리 두 사람이 쓴 대사와 플롯만으로는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알아. 끊임없이 자문 구해서 피드백하고 고쳤다.

    ▶ 시나리오 작업 기간은.

    그게 6년 걸린 거지. 7년 전에 준비 시작했고 (쓰는 데) 6년 걸렸다.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사진=질라라비, 아우라픽처스 제공)
    ▶ 영화를 준비하면서 실화 사건을 알게 된 후 어떤 게 가장 충격적이었나.

    우선 이 사건이 그냥 덮였다는 게 가장 충격적이었다. 이 어마어마한 사건이 그냥 덮였다는 것,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가장 충격적이다. 거기다가 이렇게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또 정부에서 그들한테 돈을 물어줘야 한다는 것, 그게 말이 안 되지. 뭐. (웃음)

    ▶ 제작위원이 50명이나 된다고 하더라. 어떻게 하다가 제작위원을 구상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시나리오 쓰는 과정에서 이 이야기에 누가 투자할까, 투자자가 안 나올 것 같았다. 그러면 우리가 시민 펀드를 하자고 했다. 정지영 감독이 이런 영화를 했을 때 (목표액이) 모이지 않을 것 같아서,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만들었다. 그 사람들은 이런 영화 한다니까 상당히 좋아하는 사람들이지. 한 50명 정도 모았다. 나보다 선배인 함세웅 신부도 있고, 나보다 어린 사람도 있고. 영화계가 아니라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서 이름이 이미 잘 알려진 사람들을 백그라운드로 삼고 시민 펀드를 하려고 했는데 마침 투자자가 나타나는 바람에. (웃음)

    ▶ 법조계나 재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도 많고, 검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도 많다. 차별점은.

    내가 알기로는 대한민국에서 금융자본주의에 대해 정식으로 문제제기한 영화는 처음이라고 본다. '국가부도의 날'은 대한민국에 IMF가 어떻게 왔고 어떻게 극복했나 하는 얘긴데, (이건) 금융자본주의 실체에 들어가 보는 거다. 얼마나 악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지 문제제기한 거라서 한국에선 최초라고 봐야 한다. 또, 검사가 주인공인 영화가 그동안 나왔다고 하더라도 우리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리얼하게 다뤄진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대개 오락적·상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해왔기 때문에… 우리는 좀 리얼하게 했다. 관객들이 훨씬 더 실감 나게 봐주지 않을까.

    ▶ 실화와 허구를 어떻게 어우러지게 할지도 고민이었을 것 같다.

    실제 있었던 사건에 픽션을 집어넣어서 드라마타이즈해야 했다. 드라마가 지나치게 픽션으로 가도 위험하지 않나. 리얼리티가 떨어지니까. 살면서 겪을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리얼리티를 배경에 깔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어느 때보다 '장르 영화' 같은 느낌이 강했다.

    바로 그거다! '블랙머니'를 (관객과) 쉽게 만나게 하고 쉽게 이해하게 하려는 게 나의 주된 목표였다고. 그래서 장르 기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관객들하고 가까워야 하잖아. 내 딴엔 만들었는데 주변에 사람들이 염려하는 바람에 걱정했는데, 오히려 관객들이 하나도 안 어렵고 재밌대. (웃음)

    ▶ 완성된 영화에 대한 만족감은 어떤지. 얼마나 관객이 들 것 같나.

    어차피 나는 경제 이야기니까 어려울 거로 생각하고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주위 스태프나 투자자들은 관객들이 어떻게 볼까 진짜 근심했다. 내가 보니 '국가부도의 날'이 아주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근데 380만 명이나 들었잖아. 내가 볼 때 내 시나리오가 그보다는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걱정하지 마라. 이거 300~400만 든다' 큰소리를 쳤다고. (웃음) 그런데 시사 때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까 그거보다 더 잘될 것 같다. 한 500만 들 거 같다. (웃음)

    ▶ 양민혁(조진웅 분)과 김나리(이하늬 분) 캐릭터의 매력은.

    양민혁이의 매력은, 다혈질적이고 성질이 급하잖아. 근데 귀여워. (웃음) 그냥 밉지만은 않아. 귀여워. 그게 매력이라고 봤고. 김나리는 그… 말하자면 여자들이 흔히 갖지 못하는 냉철한 지성 같은 게 이 영화에서 상당히 돋보이지 않았나.

    정지영 감독이 8일 오후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욕망을 가진 여성 캐릭터 김나리가 무척 신선했다. 처음부터 여성으로 설정했던 캐릭터인가.

    6년 동안 썼으니까 김나리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겠나. 마지막에 선택한 게 (지금의) 김나리지. 그 두 사람(김나리-양민혁)의 사랑도 만들어 보고 여러 가지 많이 해 봤지. 양민혁 검사는 다혈질인 뜨거운 남자, 김나리는 아주 냉철하고 차가운 여자다. 그렇게 대비시켰다. 부딪히는 건데 부딪히기만 하면 재미없잖아. 어떤 순간에 약간 썸을 타는 것처럼 하다가도 또 냉정해지고. 마지막 선택도 김나리는 김나리대로 갈 거다, 했다. 영화 본 사람들이 (김나리) 캐릭터 상당히 재밌다고 했다.

    ▶ '블랙머니'는 악의 이미지가 세련되게 그려지는데 그렇게 연출한 의도가 있나.

    그들은 우선 우수한 실력을 가져야 한다. 공부할 게 만만치 않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가 거기 모여있다. 우리 같은 서민들은 그들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 나도 공부 많이 해서 저렇게 됐으면 좋겠는데, 하고. 아무튼 그런 사람 중 철저히 자기의 개인 욕망으로 일을 벌이는 사람이 있는 거다. 그들의 나쁜 짓은 깡패들이 사람 패는 것과는 게임이 안 될 정도로 나쁜 거다.

    ▶ 금융 비리에 연루된 고위층 중 한 명을 독실한 종교인으로 설정한 이유는.

    음, 한국의 고위직 중에 그렇게 열심히 믿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근데 그런 사람 중 많은 사람이 가식적이야. 그런 모델을 한 번 그려보면 어떨까 했다. 어떤 '전형'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러다 보니 그런 인물이 나왔다.

    ▶ 사회 각계의 고위층이 모인 파티 장면은 어떤 식으로 구현했나.

    사실은 나도 경험해보지 못했어. (웃음) 이럴 것이다, 하고 생각하고 만든 파티라서. (웃음)

    ▶ '블랙머니' 양민혁 역에 조진웅을 1순위로 생각했다던데 이유가 궁금하다.

    평소에 조진웅이랑 일하고 싶었다. '끝까지 간다'(2014)부터 마음에 들었다. 제가 TV 연속극을 잘 못 보는데 '시그널'(2016)도 자꾸 보게 됐고, '완벽한 타인'(2018), '독전'(2018)까지 봤다. 그걸 보면서 '아, 저 연기자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자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에도 너무 잘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현장에서 같이 만나서 연기하는데 감독들은 어떤 연기자를 선택하면 '얘는 이걸 이렇게 연기할 거야' 그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근데 조진웅이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좀 오버하는 거 같아서 다시 한번 해 보라고 했다. 근데 내가 생각하는 양민혁보다 더 양민혁같은 인물을 만들더라.

    ▶ 반면 이하늬는 김나리 역을 제대로 소화할지 확신이 없었다고 했는데.

    그동안 이하늬가 나에게 냉철한 지성미, 차가운 지성미 이런 걸 보여준 적이 없다. 그래서 불안했지, 내가 좀. 주위에서는 다 추천해 줌에도 불구하고. 주위에선 다 어떻게 알고 그러나 했다. (웃음) 어느 예능 프로그램 보니까 말하는 게 당당하더라고. '아, 저런 데가 있구나' 했고, 만나서 이야기하며 보니까 이하늬가 사람이 좋을 뿐이지 속에는 단단한 게 있더라고. 자신감이 꽉 차 있더라.

    ▶ 김나리 역에 캐스팅하고 나서 현장에서는 이하늬를 믿고 갔나.

    그럼~ 그런 김나리를 만들기 위해서 그동안에 이하늬가 보여줬던 이미지를 많이 바꾸려고 했다. 주문한 게 뭐냐면 이하늬의 화려함, 아름다움 이런 건 이 영화에서 필요 없다는 거였다. 너의 지성미, 냉정함, 냉혹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상도 거의 단색이잖아. 머리 푸는 것도 파티에서 한 번 풀고 다 묶고 다녔다. 그리고 안경을 쓰고. 일단 외적으로 좀 화려하지 않게 만들었다. <계속>

    '블랙머니'에서 각각 양민혁, 김나리 역을 연기한 배우 조진웅과 이하늬 (사진=질라라비, 아우라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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