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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불출마' 한국당 충격…쇄신·통합 불 당기나



국회/정당

    김세연 '불출마' 한국당 충격…쇄신·통합 불 당기나

    3선 김세연 불출마 선언…영남권 중진 최초
    "한국당 수명 다했다" 황교안·나경원 포함 전원 불출마 촉구
    거센 파장 "묵직한 화두 응답해야" vs "실현 가능성 없어"
    지지부진 '인적 쇄신·보수 통합' 불 당겨질지 주목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지도부 및 의원 전체 불출마, 한국당 해체를 촉구했다. '역사의 민폐'인 한국당이 퇴장하고,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도 했다.

    개혁 성향인 김 의원의 선언은 묵직했다는 평가다. 당내 파장은 거셌다. '찻잔 속 태풍'에 그쳤던 불출마 등 지지부진한 인적쇄신과 벽에 가로막힌 보수통합에 물꼬가 트이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쇄신 목소리와 행동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당장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답'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쇄신 대상으로 지목됐던 이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 김세연 묵직한 불출마 선언…"한국당 이제 수명 다했다"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3선)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 전체가 불출마를 하고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의 선언은 말 그대로 '돌직구'라는 평가다. 3선 의원이자 당 여의도연구원장,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등 중책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당내 손꼽히는 중도개혁 성향 의원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진 용퇴론'이 불거진 뒤 영남권 중진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 선언에서 당의 '몰락의 역사'를 절절이 짚었다.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그는 복당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에서 활동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대통령 인사권에 반기를 돌며 '연판장'을 돌릴 때 "뒷목은 서늘했지만 당에 늘 자부심이 느껴졌다"고도 했다. 또 2011년 말 한나라당이 어려워지며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전면에 걸고 새누리당으로 거듭났을 때만 하더라도 "중도보수정당이라 자신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공약의 핵심인 '경제민주화' 뼈대를 만드는데 참여했지만, 위기는 이후 발생했다. 그는 "집권 후 약속들은 하나둘씩 지워졌고 바른 말 하는 동지들에 대한 숙청이 시작됐다"며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는 의총장에서 난도질을 당하고 물리고 뜯겼다"고 회고했다. 이른바 '배신의 정치' 사건이다. 그는 "그때 과감하게 맞서지 못했다. 후회한다. 비겁했다"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말기, 어떤 변화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바른정당 창당에 나서 제대로 된 보수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지만 실패했고,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동지들을 살려보고자 복당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며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의 한국당을 두고 '역사의 민폐',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 '비호감 역대급 1위' 등으로 평가하며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한발짝도 못나가는 보수의 현실, '조국 사태'를 거친 뒤에도 중도 확장에 실패하고 민심을 잡지 못하는 모습 등을 지적한 셈이다. 지지부진한 인적 쇄신과 보수통합 논의도 자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 충격에 휩싸인 한국당…"역사적 민폐, 응답해야" vs "실현 가능성 없어"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중진 불출마' 요구가 수면 위로 떠오른 뒤 유민봉(초선, 비례), 김성찬(재선·경남 창원시진해구)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고 초재선 의원들 역시 목소리를 냈지만 '찻잔 속 태풍'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충격이 큰 분위기다. 김 의원은 이번 결정에서 황 대표 등 지도부와 상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산 지역구 의원들 역시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의 선언에 지역과 계파별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쇄신 요구에 적극적이었던 이들은 '환영'을, 쇄신 대상자로 지목됐던 이들은 '불쾌감'을 표시하는 양상이다.

    한 비박계 수도권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좋은 정치인이 이렇게 떠난다는 것이 정말 당을 위한 살신성인이라 생각한다"며 "떠나면서 당에 던진 묵직한 화두, '역사적 민폐'라는 한국당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 지지부진한 보수통합과 인적쇄신에 대해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응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비박계 영남권 한 의원 역시 "안타깝다 못해 속상하다. 당의 개혁을 위해선 김 의원이 필요했다. 정작 나가야 할 사람들이 안나가면 어떻게 개혁이 되겠느냐"며 "김 의원의 메시지를 어떻게 관철하고 실현시킬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 영남권 등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감지된다. 한 친박계 TK 의원은 "침 뱉고 나가는 것보다, 침 닦고 청소하는 것이 더 어렵다. 적폐로 몰려서 남아서 안 망하려 애쓰는 것이 더 힘든 것"이라며 "3선 의원으로서 조용히, 별거 없었는데 갑자기 이러니까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중진 용퇴론에 당사자로 지목됐던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지금 당이 똘똘 뭉쳐 대항해도 모자랄 시기에 어떻게 싹 불출마를 하라고 하느냐. 실현 가능성도 없고, 조직에 전혀 맞지 않는 논리"라며 "(김 의원이) 지역구가 좋다고 얘기들 하지만, 실제론 여러 마찰이 있어 어려운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지지부진 '인적 쇄신·보수 통합' 불 당겨질지 주목

    김 의원의 불출마로 당장 지지부진한 인적 쇄신에 불이 당겨질지 주목되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슷한 인식을 갖고 비슷한 정도의 우려를 나눠온 분들이 일부 계시다"며 추가 불출마 선언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영남권 중진 용퇴론과 관련해선 "지역이나 선수 문제는 오히려 또 다른 내부 갈등이나 왜곡된 논의로 갈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이 요구하는 것은 인적 쇄신을 넘어 보수 세력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는 '큰 그림'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선도 불출마, 의원 전원 불출마는 이같은 맥락이다. 그는 "현재 한국당의 구성원이 해야할 일은 우리가 이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이라며 "지금의 문제를 정리하고, 다음 세대에 바톤을 넘겨주는 것이 이 자리에 잇는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진척이 없는 보수통합 논의의 물꼬가 트일지도 관심 대상이다. 한국당 통합 파트너로 지목되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의 통합 3대 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 보수의 수용 ▲새 집 짓기 등이다. 한국당 해체, 새로운 보수 세력으로의 재건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진다면 통합 작업은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취지는 이후 일어날 수도 있는 보수통합에 대한 그림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헌법 제1조1항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다. 그 범위를 벗어나는 세력들과는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헌법을 벗어나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우리공화당과는 통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불출마와 별개로 새로운 보수를 위한 '역할'을 맡겠다고 밝혔다. 우선 여의도연구원장직과 관련 "역할을 계속할 생각이다. 앞으로 새로 만들어질 정당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또 "앞으로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 당원동지 계시면 함께 논의해서 힘을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대표는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을 위한 충성된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의견을 잘 들어 당을 살리는 길로 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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