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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이해진‧손정의, 구글 넘는 글로벌 IT공룡 키울까



기업/산업

    손잡은 이해진‧손정의, 구글 넘는 글로벌 IT공룡 키울까

    네이버 라인‧소프트뱅크 야후재팬 통합설…"경쟁력 확보 위한 방안 검토 중"

    네이버 본사 로고 (사진=연합뉴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를 이끄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투자의 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손을 잡았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LINE)과 일본 소프트뱅크 손자회사인 포털 야후재팬이 경영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인데, 통합이 성사될 경우 이용자수 1억 명을 가볍게 넘어서는 아시아 IT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이해진‧손정의 동맹이 글로벌 IT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라인‧야후재팬 통합시 月이용자수 1억↑…네이버‧소프트뱅크 이해 맞았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두 회사가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한 새 법인을 설립한 뒤 이 회사 아래에 야후재팬 운영사인 Z홀딩스와 네이버 라인을 두는 통합 모델에 상당 부분 합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다음 달 내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라인과 소프트뱅크 측은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14일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에 (관련 내용을) 재공시하겠다"고 했는데 한 달 내 통합 관련 윤곽이 나올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영 통합이 이뤄지면 일본 최대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자 아시아 IT공룡이 탄생한다. 라인은 일본‧태국‧대만 내 메신저 1위 업체로 일본에만 8200만 명의 이용자를 갖고 있다. 일본 포털 2위인 야후재팬 이용자는 5천만 명 수준으로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가볍게 1억 명을 넘게 된다.

    닛케이는 손 회장이 새로 설립되는 회사를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 두려 한다면서 "일본 인터넷 시장 독식을 향한 손 회장의 도박이 1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을 탄생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통합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이해가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져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8천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신규 사업의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손 회장은 최근 자신이 주도한 비전펀드가 미국 오피스 공유업체 위워크 실적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GIO는 네이버를 "(구글 등) 제국주의에 맞서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싶다"며 유럽 등 국가와 연합해 인터넷의 다양성을 끝까지 지켜내고, 지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해왔는데 이번 통합 추진 역시 이런 그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야후재팬'페이페이-라인페이 전쟁 종결…데이터-AI 협력도 가능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6일 도쿄에서 실적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영 통합이 이뤄진다면 두 회사의 재무적 부담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야후재팬의 페이페이와 네이버 라인의 라인페이는 라쿠텐페이에 이어 일본 간편결제 시장의 2‧3위 서비스인데, 두 회사 모두 시장 선점을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붓고 있었다. 라인페이는 지난 5월에만 300억 엔(약 3230억원) 규모의 포인트 환급 행사를 했다.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8.4% 줄어든 1283억 원에 그치기도 했는데 두 회사가 통합될 경우 이런 출혈 경쟁 필요성이 사라지게 된다.

    AI 분야에서의 협업도 기대된다.

    손 회장은 AI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으며, 최근 네이버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 유럽에 핵심 AI 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기술투자와 M&A 등을 통해 미국 중국의 기술 패권에 대항할 힘을 기르겠다는 계획과도 맞아 떨어진다.

    닛케이는 "손 회장이 중국 최대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성공을 일본에서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압도적인 플랫포머로 성장한 알리바바는 전 세계에서 약 12​​억 명이 이용하는 결제 서비스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EC) 등 중국 사람들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런 모델을 일본 시장에 적용한다는 구상인데 두 회사 통합으로 일본 인터넷 시장에서 압도적인 플랫폼을 만든 뒤 성장의 견인차로 키우는 전략에 시동을 건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 "소프크뱅크 AI 노하우 투입해야 글로벌 IT공룡에 대항"

    두 회사 통합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과제는 남았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손을 잡는다고 해도 구글 등 글로벌 IT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자랑하는 경쟁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양사의 핵심역량을 적극적으로 주고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닛케이는 두 회사가 일본 시장에서 막강한 플랫폼을 구축하더라도 연구개발비 등에서 미국과 중국의 거대 IT 기업에 필적하기에는 여전히 역량이 부족해 이들 거대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는 소프트뱅크그룹이 전개하는 인공지능(AI) 투자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빅딜은 지난 7월 손 회장의 방안을 계기로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7월 4일 한국을 찾은 손 회장은 청와대 방문 이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LG 구광모 회장,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이해진 GIO와 서울 성북동 모처에서 만찬을 가졌다.

    글로벌 벤처투자의 '큰 손'인 손 회장이 참석한 만찬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과 산업 현황, AI·모빌리티 등 미래기술, 투자 방향성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을 전후해 이 GIO와 손 회장이 보다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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