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대통령 (사진=EPA 제공/연합뉴스)
'대선 개표 부정' 의혹으로 지난 10일 사임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결국 멕시코로 망명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로 출발했다"며 "더욱 강해지고 에너지를 얻어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도 "모랄레스 대통령이 멕시코로 안전하게 올 수 있도록 비행기에 탑승했다"며 망명을 확인했다.
앞서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몇 분 전 모랄레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 통화를 통해 모랄레스 대통령이 정치적 망명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주의적인 이유와 위험에 처한 볼리비아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정치적 망명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멕시코 의회에 이 결정을 지지해 달라고 당부하고 볼리비아 정부에도 모랄레스가 안전하게 멕시코로 올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또 망명 허용 결정을 이미 미주기구(OAS)에 전달했으며, 유엔에도 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볼리비아 의회는 오는 12일 상·하원 회의를 열어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임을 공식 마무리할 예정이다.
볼리비아 정부조직법에 따라 상원 의장이 임시 대통령직을 수행하지만 아드리아나 살바티에라 의장 역시 사임해 승계를 확정 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모랄레스의 퇴진 결정 이후에도 볼리비아 내에서 여야 지지자들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방화와 상점 약탈 등도 잇따르는 등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