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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이재민 "헌집 줄게 새집 다오? 그런 거 아닙니다"



사회 일반

    포항 지진 이재민 "헌집 줄게 새집 다오? 그런 거 아닙니다"

    90세대 아직도 텐트 생활.."2년째"
    지열 발전 때문에 지진, 배상 필요해
    일부만 LH아파트? 주민 모두 수용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포항 지진 이재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지 2년이 다 돼갑니다. 그런데 아직도 90세대, 200여 명의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시 임시로 마련됐던 흥해 실내 체육관에 여전히 살고 있다는데요. 왜 그런 걸까요? 사실은 이 지진은 지열 발전소에 의한 촉발 지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명백한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 그 복잡한 사정을 좀 직접 들어보죠. 2년째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분 연결을 합니다. 본인 요청으로 익명으로 연결을 한다는 점 여러분, 양해해 주시고요. 나와 계십니까?

    ◆ 이재민> 안녕하세요.

    ◇ 김현정> 네, 안녕하세요. 2년 동안 체육관에서 지내시는 거예요?

    ◆ 이재민> 네, 정확하게 말하면 그 중간에는 좀 많이 지쳐서 좀 외면을 하고 싶었는데 지난 가을에 계속 태풍이 많이 왔었잖아요. 그래서 다시 많은 주민들이 집이 지금 너무 상태가 안 좋다 그래서 태풍 오는 날 대피소로 또 많이 올라오기도 했었어요.

    ◇ 김현정> 그래요. 보니까 텐트가 하얀 텐트가 쭉 줄지어져 있더라고요. 텐트 안에서 식사하고 자고 옷 갈아입고 다 하시는 거예요?

    (사진제공=연합뉴스)

     

    ◆ 이재민> 텐트가 저희 남편하고 제가 누우면 딱 공간이 맞아요. 움직이기가 좀 불편한데 잠은 거기서 자고 지금 대피소 앞에 그냥 보통 건물에 들어가면 입구가 그 라운지가 좀 공간이 있잖아요. 거기를 저희가 밥 먹는 식사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죠.

    ◇ 김현정> 텐트밖에 없으니까 가재도구며 옷가지며 하나도 못 가져오셨을 건데 그런 것들은 그러면 집에 가서 또 갈아입고 오시고 그러는 거예요?

    ◆ 이재민> 그렇죠. 특별히 당장 필요한 것들은 텐트 발밑에나 머리맡에 두고 아침에 일어나면 식사하고 각자 일터로 가거나 집에 들러서 옷을 갈아입거나 볼일을 보거나 이렇죠.

    ◇ 김현정> 그러면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닐 텐데 이제 추위도 다가오고. 그렇죠? 원래 살던 곳이 5층짜리 한미장관맨션.

    ◆ 이재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체육관에 계신 대부분이 한미장관맨션 분들이신 거죠?

    ◆ 이재민> 대부분이 그렇고 주택에 계시던 분도 있는데 거의 다 흥해 특성상 노인 인구가 많은, 여성 노인 인구. 그러니까 그 소수도 한미장관이랑 같이 이렇게 있는데 그분들도 좀 어려운 상황이기는 해요.

    ◇ 김현정> 대부분 한미장관맨션 분들.

    ◆ 이재민> 대부분이 많고요.

    ◇ 김현정> 지금 들으시는 분들이 궁금하실 거예요. 2년이나 지났고 또 이게 인재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에 아마 보상금이 주어졌을 텐데 왜 이분들은 못 돌아가시는 건가. 이런 생각들을 하실 텐데 보니까 복잡한 소송전이 붙었네요?

    ◆ 이재민>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이렇게 오해를 하는 것 같은데 저희는 그게 아니라 지진이 일어났고 그게 처음부터 주민들은 그렇게 주장했어요. 지열 발전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그런데 결국에 밝혀졌잖아요. 재난금, 재난 지원금? 그게 100만 원. 그래서 각 세대당 나왔었고 그걸 받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거주지가 파괴가 됐기 때문에 이건 우리가 당연히 배상을 받아야 된다라는 거죠. 그리고 담당 변호사도 이런 부분은 승소 확률이 높다. 우리가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안 될 리가 없다라고 했는데 그게 재판에서 결국에는 포항시 손을 들어줬다. 이렇게 나온 거고 저희는 집이 이런 상태인데 유발 지진이고 분명히 가해자가 있는데 우리는 피해자인데 누구 하나도 그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이건 받아들일 수가 없다라는 것이죠.

    ◇ 김현정> 보니까 포항시가 실시한 정밀안전 점검 결과 이 한미장관맨션은 C등급. 그러니까 이 정도면 소규모 파손이다. 재난 지원금 100만 원 정도 받을 수 있는 소규모 파손이고 들어가서 사셔도 좋습니다라는 결과가 나온 거예요. 그런데 주민들이 보시기에는 이건 C등급이 아니다.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자꾸 들어가서 살라고 한다. 지금 이게 부딪힌 거죠.

    2017년 11월 15일 포항 지진 발생 당시, 북구에 위치한 한 다세대주택의 지진피해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 이재민> 그렇죠. 그리고 처음에는 안전 진단이 아니라 그냥 건축하시는 분들이 눈으로, 육안으로 그냥 검사를 하고 돌아갔어요. 그래서 처음에 C등급이 나와서 주민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다시 업체를 요청해서 정말 안전하게 진단을 받고 싶다라고 해서 안전 진단을 요청했고 서울에 있는 업체가 내려와서 안전 진단을 실시했는데 실시하는 과정도 사실은 시에서 그 비용에 대해서 너무 낮게 우리는 이만큼 줄 수 없다. 그래서 주민들이 십시일반 걷어서 줄 테니까 제발 해달라. 그리고 단 2016년도 건축 바뀐 법에 의해서 제대로 해달라라고 부탁을 했고 결과가 두 가지가 나온 거예요. 하나는 포항시가 바라는 대로 응력을 뺀 상태. 그러니까 과거에 1988년도의 상태로 점검을 해라. 그렇게 지시가 내려왔고 주민들은 법이 바뀐 부분, 응력이 들어간 부분에 대해서 조사를 제대로 해달라 그래서 결과가 따로따로 나온 거예요, 이 업체에서. 그런데 포항시가 그러면 우리는 응력 뺀 거 결과를 받아들이겠다. 그러니 너희가 집으로 다시 들어가라.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 김현정> 정밀 안전 진단 결과도 포항시의 C등급과 주민들은 2016년 경주 지진 것까지 더해서 해야 된다 했더니 그때는 더 안 좋은 등급이 나왔어요. 그런데 재판을 해 보니까 재판은 C등급. 즉 포항시 쪽 손을 들어주면서 체육관 생활이 더 길어진 거군요.

    ◆ 이재민> 그렇죠.

    ◇ 김현정> 그렇지만 이제 포항시에서는 어쨌든 상황이 이렇게 되고 재판이 계속 길어지니까 지금 항소심까지 간 상태고 더 길어지니까 일단은 LH 아파트 지어줄 테니 거기 가서 사십시오 하고 대안을 제시했던데 왜 그것도 못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신 걸까요?

    ◆ 이재민> 최초에 대피소에 있던 몇 세대만 이주를 해 주겠다. 이렇게 얘기를 거죠. 그래서 주민들이 그건 아니다. 전체가 가는 게 맞다라고 했었는데 그래서 조사를 받았어요. 그러면 가고 싶은 세대는 체크를 해라. 단 등록이 안 된 세대는 안 된다.

    ◇ 김현정> 등록이 안 된 분들은 처음에 체육관에 수용 다 안 되니까 친척집에 가서 지낸다든지 이랬던 분들.

    ◆ 이재민> 그런 분들은 아예 다 거부가 된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주민들은 일제히 다 LH 아파트로 가게 해 달라. 이런 주장을 하시는 거고.

    {IMG:4}◆ 이재민> 그렇죠. 지금 1, 2층은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서 태풍 몇 년 지나고 나서 자다가 천장이 내려앉은 집이 있어요. 계속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어젯밤에도 비가 오고 천둥이 치고 그랬거든요. 집에서 살아라. 이런 말을 저희가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거죠.

    ◇ 김현정>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최초부터 체육관에 계셨는데 그러면 임대 주택 LH아파트로 들어가실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안 가시는 건 공동 행동하고 싶어서 그러시는 거예요?

    ◆ 이재민> 그렇기도 하고요. 시에서 얘기하는 건 그러면 저희 2년간 거기서 머물 수 있는데 2년 후에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랬더니 그건 당신들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지.

    ◇ 김현정> LH 아파트 영구히 주는 게 아니라 2년 동안...

    ◆ 이재민> 그렇죠. 우리가 들어가서 거기에서 또 임대료를 내야 되잖아요, 관리비. 그러면 이중적으로 지출이 돼야 되고. 그리고 어르신들도 내가 그걸 다 우예 감당하겠노. 이렇게 얘기를 하세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런 상황이군요. 저는 왜 2년이 지나도록 체육관에 그 많은 분들이 머물고 있나 궁금했는데 이런 복잡한 사정들이 있는 거였군요. 그러면 이거 이제 주민들이 바라시는 건 뭡니까?

    ◆ 이재민> 피해에 대한 것을 우리가 좀 마음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도록 제대로 조치를 취해 달라. 저희 아파트에는 언론에 많이 노출된 대성아파트가 있어요. 바로 앞에요. 한 동이 기울어져 있는 상태거든요. 거기는 완파 판정이 났고요. 그리고 옆에 있는 같은 대성아파트는 소파 판정이 났지만 지금 시에서 그 아파트 소파도 매입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 같은 거리에 있으니까 차라리 여기도 시가 매입을 해 달라는 거죠.

    ◇ 김현정> 주변 아파트들이 하나는 대파, 하나는 소파지만 시에서 매입하기로 했는데 왜 이 한미장관맨션만 예외가 되는 것인가. C등급이라는 안전 진단도 주민들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지금 이 말씀. 그래서 당장 살기가 어려운. 들어가 살기가 어려운 상황이란 말씀이세요.

    ◆ 이재민>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왜 체육관에 아직도 90세대가 있는가. 이 궁금증을 오늘 한번 주민 통해서 들어봤습니다. 아무쪼록 잘 해결되기를 바라고요.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이재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흥해 체육관에 계시는 90세대를 대표해서 한 분과 익명으로 사정들 들어봤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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