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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모병제보다 절실한 '기회의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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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작렬]모병제보다 절실한 '기회의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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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내년 총선 겨냥해 모병제 띄워
    이탈한 '20대 남자' 잡을 방안…갑작스런 제안에 與 "시기상조"
    경제 격차가 교육.문화.직업 등 모든 영역에서 격차 벌려
    공정 원하는 청년들…끊어진 '기회 사다리' 복원이 정답
    보수 야당에서 발의했던 '기회균등촉진법' 참고해 볼만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현역병 입영 장병들 (사진=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에서 모병제를 띄웠다.

    모병제는 과거에도 있어 온 아이디어지만 민감한 시기에 나오면서 휘발성은 컸다.

    연구원은 "2025년부터 군 징집 인원이 부족해 징병제를 유지하고 싶어도 유지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단계적으로 모병제로 전환해 군 가산점 역차별 논란이나 병역기피 논란 등 사회적 갈등을 원천적으로 해소하고 경제효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모병제가 김영삼 정부 때부터 검토돼 왔고, 세계적으로 모병제 채택 국가가 더 많다는 점도 근거로 곁들였다.

    인구절벽 등을 고려하면 궁극적으로 모병제는 심도있게 논의돼야 하고 그런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또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여당 싱크탱크가 이를 내년 총선 공약용으로 내밀었다는 점에선 부적절해 보인다. 큰 흐름에서 맞다고 해도 모병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충분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헌법에 나온 '국방의 의무' 조항과도 연계돼 있어 개헌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연구원이 지지층에서 일탈한 '20대 남자'를 겨냥해 모병제를 화두로 던졌다면 더 문제다.

    무엇보다도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다.

    어느 때보다 힘든 취업 전쟁을 치르고 있는 청년들의 가장 큰 바람은 공정한 경쟁이다.

    이는 평창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경제적 배경에 따라 병역의무가 결정되는 모병제는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세대에 따른 역차별이 될 수도 있다.

    청년들이 공정에 예민한 것은 팍팍한 현실과 맞닿아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수 없다면 '같은 출발선에서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청년들의 아우성이다.

    불평등이 불평등을 낳고, 격차가 격차를 벌리는 '불공정 사회'를 바로잡는 일이 급선무다.

    소득재분배를 강조한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소득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제 격차는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교육, 건강,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계층화 현상을 낳고 있다.

    위쪽으로 올라갈 '기회의 사다리'는 끊어지다시피 했다. 최악의 양극화라는, 앞길이 보이지 않은 암흑 속에 청년들은 갇혀있다. 모병제가 청년들의 탈출구가 될 수 없는 이유다.

    미묘한 시기에 여당 싱크탱크가 모병제 같은 뜨거운 주제를 툭 던지면 정치 쟁점화로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 이남자(20대 남자)의 마음을 잡으려면 진짜 그들이 요구하는 게 뭔지부터 세심하게 파악하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깜짝 카드나 이벤트로 가리기에는 상황이 심각하다. 민주당이 모병제가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거리를 뒀지만, 실효성 있는 청년 대책을 내놓는 것은 신성한 '여당의 의무'이다.

    참고로,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기도 한 강석훈 전 의원(당시 새누리당)은 지난 2015년 8월 일찌감치 '기회균등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모든 국민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서 균등한 기회를 보장받도록 하는 기본법이었다. 그는 "기성세대가 누렸던 '기회의 사다리'를 복원해 젊은 층에 제공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왜 여당에서는 이런 노력이 안 보일까. 청년 마음을 주머니 속 '사탕 하나'로 살 수는 없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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