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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국당, 이런 인물들로 선거치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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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한국당, 이런 인물들로 선거치를 수 있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인사는 메시지다.

    청와대는 장.차관과 수석비서관 인사를 통해 국정운영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정당은 인물 영입과 당 대표 선거로 대국민 메시지를 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한국당) 대표의 첫 인물 영입은 이런 기준에서 크게 미달한다.

    태극기 부대를 포함한 그 어떤 국민에게도 수긍할 만한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

    참신성이라든가, 탁월함, 인품, 미래 비전, 개혁성, 정치력 등의 정치인 자질과는 거리가 있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상징성이나 세대교체에 대한 고심의 흔적 또한 없다.

    공관병 갑질 파문을 일으킨 박찬주 전 사령관과 안병길 전 부산일보 사장의 영입을 제외한 것은 그마나 다행스러우나 31일 영입한 인물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이날 발표한 영입자는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과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과 교수, 정범진 전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35)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장수영(31) 씨 등 8명이다.

    이런 인물들의 메시지는 과거로의 회귀 정당으로밖에 읽히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의 변화를 바라는 중도 보수층이나 중도 진보층, 20~30대의 젊은이들의 바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낡은 동아줄을 계속 잡고 가겠다는 발상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아니라고 해명할지 모르나 시대상과 국가관, 미래관이 정체해있지 않고서야 이런 분들을 자유한국당을 살릴 1차 영입자로 내세울 수는 없지 않을까.

    민주당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비호감 1위 정당 영입 작업의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이 정도의 분들을 영입해 내년 4.15총선을 치를 계산이라면 황 대표의 미래는 밝지 않다.

    말없는 다수의 국민은 그렇지 않아도 맘 둘 정당이 없다고 푸념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다 철회한 사람들은 “자유한국당이 조금만 잘하면 찍어줄 수도 있는데 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도무지 표를 줄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소연을 한다.

    이런 부동층(어림잡아 20~40%)의 표심을 두드리지 않고서는 자유한국당의 존립은 차치하고서라도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된다.

    최근 지난 3일의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6070세대 8명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공통적으로 “한국당이 환골탈퇴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그럴듯한 인물을 영입하지 않으면 버림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와 여러 정책 등으로 말미암아 청와대와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서 멀어지고 있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것은 기대난망이라는 의미로 들렸다.

    영입의 포장지를 뜯어보니 문재인 정권을 적대시하는 범부들로, 새뜻함과는 거리가 멀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표 등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좌측부터 나 원내대표,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황 대표.(사진=윤창원 기자)

     

    기존의 한국당 시각에서 벗어나야만 각계의 참신한 인물들을 찾을 수 있을 텐데 기대 이하였다.

    과거의 총선은 인물과 심판론으로 치러졌다.

    지금은 영어의 신세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로 누란에 처한 한나라당 구원투수로 등판해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공천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박형준 교수, 이혜훈 의원 등 학계와 언론계, 법조계 등에서 평이 좋은 인물 여러 명을 영입해 선거를 치렀다.

    박 비대위원장은 공천에 거의 개입하지 않고 홍준표, 김문수 당시 의원 등에게 맡겼다.

    지난 2000년 4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총선 공천을 윤여준, 진영, 이명우 씨 등에게 맡겨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을 이겼다.

    한나라당은 김중권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한 경북 봉화.울진과 경기 광주에서 아주 근소한 표 차이(각각 17표와 3표 차이)로 승리했다.

    2,000표 차이로 이긴 곳이 무려 13개 지역구나 됐다.

    새 인물을 통한 개혁 공천의 결과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난 1996년 국민회의를 창당할 당시 정동영 대표와 정세균 전 국회의장, 추미애 의원, 천정배 의원 등 지금도 나름의 정치적 역할을 하고 있는 새인물을 수혈했다.

    김 전 대통령(DJ)의 추미애 판사 영입은 한편의 드라마 같았다.

    추미애 의원은 경북여고와 한양대 출신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YS)도 DJ와 마지막 대결을 벌인 1996년 총선 때 이재오, 홍준표, 김문수 전 의원 등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해 총선에 출마시켰다.

    이재오 전 의원과 김문수 전 의원은 민중당 출신들이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황교안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개입해 망친 지난 2016년 4월 총선을 따를 게 아니라 박의 2004년과 이회창의 2000년, YS의 1996년 총선 인물 영입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동종교배’의 폐해는 식물이나 동물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정치권과 학계, 법조계, 언론계, 경제계 등 인간 세상사의 각계에서 그대로 적용된다.

    자유한국당의 가장 큰 약점이 무엇인가를 살펴 이를 보완할 인물 수혈이 되어야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득표로 연결된다.

    문 정권의 적폐청산 수사로부터 핍박을 받았거나 수구적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되도록 멀리하고,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으며 약자에 대한 긍휼함이 있는 능력자를 발품을 팔아서라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에 어떤 인물이 필요한지를 숙고하게 되고 시대를 읽는 통찰력과 인물을 보는 안목이 생긴다.

    삼고초려가 안 되면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야, 메시지가 국민을 울린다.

    청와대와 민주당도 80년대 운동권 출신들과 신념론자들, ‘문빠’들 중심으로 공천을 하면 버림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이 모르는 것 같지만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선거 때 우리 국민은 늘 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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