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칼럼] 지금처럼 먹고 쓰면 '환경 재앙' 어찌 피하랴



칼럼

    [칼럼] 지금처럼 먹고 쓰면 '환경 재앙' 어찌 피하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행사장에 들어설 때 이를 바라보는 그레타 툰베리(왼쪽)와 알프스 산정 빙하 장례식에 참석한 빙하 조문객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장관 가족 문제로 온통 시끄러운 와중에서 우리를 놀라게 한 두 장의 사진이 있다.

    한 장은 여중생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쏘아보는 것이고, 다른 한 장은 알프스 산정의 빙하가 완전히 녹아버린 '빙하 장례식' 사진이다.

    우리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긴급 현안이 됐음을 목도하고 있다.

    한국의 최근 5년 평균기온은 이전 5년보다 0.3도 상승해 지구 평균 상승 기온 0.2도를 앞질렀다.

    10월이 임박한 지금쯤이면 가을 냄새가 물신 풍겨야 함에도 오늘 서울 지방의 낮 최고 기온이 28도를 기록하는 등 여름 날씨의 연장선상에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2015~2019 전 지구 기후보고서'에서 2015년부터 올해까지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웠다고 분석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대로 지구가 더워지는 현상, 온난화가 가속화된다면 태평양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섬들이 바닷물 속에 잠기는 것은 머지않은 일이고, 뉴욕과 암스테르담 등 해안가 대도시들도 21세기 안에 조금씩 잠기는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태풍과 홍수, 폭염 등 앞으로 어떤 자연 재앙이 우리를 엄습할지 끔찍하기만 하다.

    거의 모든 나라가 산업화에 몰두하면서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지구의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중학생인 스웨덴 출신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이번 유엔 총회에서 3분 연설을 통해 세계 지도자들의 책임을 따끔하게 추궁했다.

    툰베리는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당신들은 빈말로, 내 어린 시절과 내 꿈을 앗아갔다"면서 "과학자들이 환경오염의 위급성을 경고했는데도 당신들은 돈과 영원한 경제 성장이라는 꾸며낸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의 눈이 당신들을 향해 있다. 만약 우리를 실망시키는 쪽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툰베리는 지난해 8월 일주일간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국회 앞에서 지구 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툰베리의 시위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는 매주 금요일 100개 이상 도시에서 학생들이 학교를 파업하고 환경 문제를 논의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런 툰베리가 반 환경론자인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레이저빔을 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밤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있었던 툰베리의 연설에 대해 "그녀는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처럼 보였다"고 비아냥거렸다가 "저는 밝고 멋진 미래를 갈망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입니다"라는 툰베리의 반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기후변화에 대해 부정하는가 하면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문제 등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규제책을 반대해왔다.

    그는 2017년 6월 파리 기후 변화 협약이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며 탈퇴 선언을 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마련한 약속을 깨뜨린 것이다

    파리 기후 변화 협약이 이행되지 않고,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21세기 안에 지구의 생물종 30%가 멸망한다고 한다.

    미국의 파리 기후 변화 협약 탈퇴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0.3℃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 나라들이 경제 성장과 도시화에 눈이 멀어 지금처럼 환경을 파괴한다면, 금세기 안에 그 위험의 부메랑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을 겨냥할 것이다.

    자연 재앙의 부메랑은 나와 내 가족, 내 주변인, 그리고 국가, 민족이 겪을 불행이다.

    환경 파괴의 대가는 한 개인, 국가만이 아닌 전 세계가 부담해야 하는 몫이다.

    현재처럼 더 잘 먹고 더 잘 살기 위한 소비와 편리함, 향락을 위한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온실가스 과다 배출을 규제한다는 건 요원한 일일 것이다.

    개발주의, 성장 제일주의, 고도 밀집형 도시화, 세계화(글로벌리즘), 세계화된 식량산업, 과도한 가축 산업 등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걸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사람들은 식량산업과 가축의 대량 사육이 얼마나 큰 기후변화를 야기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생태계 파괴로 인한 기우변화를 비용으로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식량산업이 바뀌면 플라스틱과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일회용 커피 잔과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풀 사용을 줄이는 일이, 고기를 좀 덜 먹는 것이 지구 온난화 방지에 일조하는 일이다.

    한국의 유통시장을 뒤바꾸고 있는 배달 문화도 권장할 일만은 아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전 세계인 모두가 해야 한다.

    <오래된 미래>의 저자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우리의 소비로 얼마나 많은 자연이 죽어 가는지, 서울을 부양하기 위해 지구촌 너머의 다른 사회가 얼마나 큰 희생을 치르고 있는지, 대도시 삶은 유지하기 위해 자연이 얼마나 착취당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성찰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쓴 한국이야말로 개방도상국의 지위에 안주할 게 아니라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할 대표적인 나라다.

    우리도 탈 원전 정책 이후 석탄 사용이 늘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