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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왕의 딸 이리샤', 긴박하기보단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

    [리뷰] '마왕의 딸 이리샤', 긴박하기보단 마음을 건드리는

    [노컷 리뷰]

    26일 개봉하는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 '마왕의 딸 이리샤' (사진=지금이 아니면 안돼, 한국영화아카데미 제공)

     

    '현실에선 한국의 평범한 고등학생인 이리샤. 알고 보니 마왕의 딸?'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 '마왕의 딸 이리샤'(감독 장형윤) 제목과 한 줄 소개를 보고 든 생각은 이랬다. 마법으로 기억을 잃고 고등학생으로 살던 이리샤가 친구의 빼앗긴 영혼을 되찾으려고 요정 세계로 떠나며 펼쳐지는 모험이라기에.

    빗길을 빠르게 달리는 트럭에는 아픈 아들과 다급한 아빠가 타고 있다.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마왕은 병색이 짙은 아이의 영혼을 훔쳐 간다. 불길한 웃음소리와 저승으로 이끄는 말, 결국 영혼을 멋대로 빼앗아 버린다는 점에서 마왕이 등장하는 오프닝은 으스스하다.

    잘생긴 현우 선배를 좋아하는 이리샤는 사고 치는 엄마 때문에 속 썩는 고등학생이다. 돈 문제가 생겨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놨다가, 하필 그 자리에 있던 현우 선배와 진석에게도 자기 사정을 들키고 만다. 평소 이리샤에게 호감을 표현해 온 진석은 꾸준히 모은 돈을 이리샤에게 건네지만, 이리샤는 차갑게 거절한다. 차도 위로 떨어진 돈 봉투를 줍기 위해 내려간 진석은 예상대로 차에 치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놀란 이리샤는 구급차에 타 진석 곁을 지킨다. 그러다가 진석의 영혼을 훔치러 온 마왕을 발견하고 무작정 차에서 내려 마왕을 좇아간다. 갑자기 숲속으로 배경이 달라지고, 개구리 한 마리를 만나 요정 세계로 떠난다.

    '마왕의 딸 이리샤'는 진석의 영혼을 되찾기 위해 낯선 요정 세계에 발을 들인 이리샤의 모험을 그린다. 이리샤는 개구리의 도움과 안내를 받아 마왕의 성에 잠입하고, 현재 요정 세계의 마왕은 진짜 마왕이 아니며, 그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영혼을 가져온다는 설명을 듣는다. 유쾌하고 느긋한 기타 로비와도 만나며 셋은 진석의 영혼을 찾기 위해 애쓴다.

    이리샤는 자신을 현혹하기 위해 만들어진 화려한 드레스 룸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잘생긴 외모의 앤드류에게 쉽게 호감을 느낀다. 하지만 결국 깨닫는다. 곁에 있었으나 평소에는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이들의 존재를. 파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부터 좋아했다는 진심 어린 고백을 알아채며 한 뼘 성장한다.

    이리샤는 마왕을 실제로 볼 수 있고 요정 세계로 갈 수 있을 뿐, 영화 안에서 마왕의 딸이라는 전사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잃어버린 기억을 다시 떠올리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해서,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는 저주를 확인하고 '변화'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그렇기에 '마법소녀 모험 판타지'를 기대했다면 예상 밖의 전개를 맞닥뜨릴 수 있다.

    조연 캐릭터는 비중은 작아도 좀 더 보는 재미와 귀여움이 있다. 능글맞은 기타 로비는 배우 김일우의 목소리 연기로 잘 살아났다. 물론 이리샤와 개구리 역을 각각 연기한 천우희와 심희섭의 연기도 매끄럽다. 무엇보다 노래 장면에서는 천우희의 청아한 목소리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부엉이와 미남 앤드류를 오가는 설정이나, 이리샤 일행을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친구이자 조력자였다는 거미 다리 친구, 위급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듬직하고 고슴도치의 등장이 인상적이다.

    모험의 긴박감보다는 사랑에 관련한 메시지가 두드러지는 작품.

    26일 개봉, 상영시간 83분 28초, 전체관람가, 한국, 애니메이션.

    '마왕의 딸 이리샤'는 마법으로 기억을 잃고 고등학생으로 살던 이리샤가 친구의 빼앗긴 영혼을 되찾으려고 요정 세계로 떠나며 펼쳐지는 모험기다. (사진=지금이 아니면 안돼, 한국영화아카데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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