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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풍경…한국당은 광화문, 文지지층 서초동으로



국회/정당

    뒤바뀐 풍경…한국당은 광화문, 文지지층 서초동으로

    '조국 퇴진' 힘입은 한국당, 촛불성지 진출
    文열성 지지자, 서초동으로 옮겨 "檢 개혁"
    검찰 수사가 여전히 정국 파장 줄 수 있어
    근간엔 진영논리…"진보, 보수 문제 아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집회’ 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던 서울 광화문에는 자유한국당이, 친박세력이 항의를 이어가던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는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이 몰렸다. 3년 만에 뒤바뀐 풍경이다. 이번에는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쟁점으로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 서초동 몰려간 열성 지지자

    지난 21일 저녁,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 대로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수사 똑바로 해"라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사회자의 선창에 집회 참가자들이 한목소리로 외친 것이다. 또 "정치검찰 물러가라" "공수처를 설치하라" "자한당을 수사하라"라는 등의 구호가 제창됐다. "분하다. 윤석열에 당했다"라는 팻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열리고 있는 검찰개혁 촛불집회 (사진=연합뉴스)

     

    이날 집회는 주최 측 추산 3만명, 경찰 추산 5천명이 참석했다.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인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자리했다. 이들은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촛불집회'라는 이름으로 지난 19일부터 모이기 시작해, 이날로 6번째 집회를 열었다.

    전광판에는 문 대통령과 조국 법무부장관 사진이 번갈아 나왔다. 과거 조 장관이 교수 시절 "어떤 분이 법무장관이 되느냐가 검찰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우리 조국 교수님 어떻습니까" 하며 너스레를 떠는 영상도 소개됐다. 故 신해철의 노래 '그대에게'가 흘러나왔고 중간중간 '대한민국'이라는 응원 함성이 효과음으로 편집됐다. 형식만 보면 3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촉구집회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 촛불집회 성지 장악한 한국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집회’ 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기자

     

    같은 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집회가 열렸다. 검은 셔츠를 입은 황교안 대표와 빨간 점퍼를 입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앞줄에 섰다. 황 대표는 "지금 청와대, 대통령, 여당이 다 나서서 말도 안 되는 조국을 지키려 한다. 그 자체가 권력형 게이트"라며 "이 정부는 국민을 우매하게 보는 것이다. 그냥 놔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라는 이름의 이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만명, 경찰 추산 1만 1천명이 모였다고 한다. 한국당의 광화문 집회는 여야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문제로 격돌했던 지난 4월 시작된 뒤 멈췄다 최근 '조국 사태' 이후 거듭되는 모습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문재인 사퇴', '조국 구속', 등이 적힌 팻말을 흔들며 "국민의 명령이다, 조국은 사퇴하라"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조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른다'고 답한 장면을 편집한 영상이 대형 스크린에 상영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집회 이후 애국가를 제창한 뒤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 갈등 근간엔 '진영논리'…정치권이 풀어야

    지난 2016년 12월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박종민기자

     

    2~3년 전 최순실 국정개입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벌어졌던 집회와 각각 장소가 뒤바뀐 모습이다. 당시 광화문에는 박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서초동에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 있었다.

    눈에 띄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규탄의 목소리가 형사사법기관으로 향한다는 점이다. 모두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이 정국에 막대한 파장을 끼쳐왔고, 여전히 끼치고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비판이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무대가 서초동으로 옮겨진 건 조국 장관 관련된 종착지도 결국 검찰 수사가 된 탓"이라며 "그런데 지금 한쪽에서는 검찰의 수사를 완전히 정치적인 것으로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화문에서 명분 싸움에 밀려 그 중 극히 일부가 옮겨갔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그런 논리는 과거 박 전 대통령이 사법절차를 거부했던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지난 2017년 3월 28일 오후 서울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앞에서 엄마부대 애국여성연합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한형기자

     

    이를 두고 그만큼 시민의 참여도가 높아져 정치적 역동성이 제고됐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갈등이 이처럼 심화한 근간에는 진영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정치권이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보수, 진보의 싸움이 아니라 상식, 사회가 요구하는 기본적 가치 문제가 아니었냐"며 "같은 진영 내에서도 비판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이 장외투쟁에 나서는 것도 좋지만 원내투쟁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민생을 챙길 수 있을지 지도부 리더십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또 정치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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