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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 바디'가 줄 용기… "난 조깅이 좋아, 그래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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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워 바디'가 줄 용기… "난 조깅이 좋아, 그래서 뭐"

    [현장] 영화 '아워 바디' 언론 시사회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아워 바디'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배우 안지혜, 한가람 감독, 최희서 (사진=김수정 기자) 확대이미지

     

    행정고시를 준비하다가 어느새 30대가 된 자영(최희서 분)은 우연히 밤에 달리기하는 현주(안지혜 분)를 보고 호기심이 생긴다. 구두를 신고 뛸 순 없기에 공부만 하느라 평소엔 신경 쓰지 않았던 신발장을 뒤져 운동화를 찾아내어 달린다. 운동화 끈을 어떻게 매면 잘 안 풀리는지, 지칠 때 어떻게 하면 계속 뛰는 걸 유지할 수 있는지, 오랫동안 운동해 온 현주와 함께 달리면서 자영은 달라진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아워 바디'(감독 한가람)는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자영이 달리는 현주를 우연히 만나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이야기다.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아워 바디' 언론 시사회에서 최희서는 이 영화를 "운동 영화이고 성장 영화"라고 소개했다.

    최희서는 "사실 굉장히 많은 평가와 잣대 속에서 저희를 둘러보는 것 같다. 공무원 시험 합격했냐 안 했냐, 인턴 지원했느냐 안 했냐 등등. 다들 너무나 많은 평가와 잣대 속에서 괴로워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자영이는 하고 싶은 걸 해 버린다. 숨차서 죽을 것 같은데도 뛰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행복을 찾고 처음으로 자신을 찾아간다"라고 말했다.

    이어, "왜 우리가 엄마한테 가족한테 친구한테 가시적인 잣대로 평가를 받아야 할까. 그러지 않고서라도 나 자신에 대해서 '난 이런 사람이야', '난 조깅이 좋아, 그래서 뭐'라는 애티튜드 가질 수 있는 청춘은 어떨까. ('아워 바디'는) 20~30대 관객분들께 질문 던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최희서는 "시나리오 보면서 이렇게 한 여성의 변천사, 변화 과정을 정말 면밀히 드러내는 용기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이 역할을 잘하면 저도 용기 있는 배우가 되겠다 싶었다.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고, 언젠가 한 번은 평범한 여성의 삶에서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딱 제가 원하던 영화"라고 설명했다.

    자영을 달리기의 세계로 이끄는 현주 역의 안지혜는 최희서와 함께 작품을 하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고 털어놨다. 안지혜는 저는 '박열'에서 희서 언니를 너무 좋아해서 근황이 어떻게 되나, 차기작은 무엇을 하실까 기사로 접하고 있었는데 그다음 날 '아워 바디'에서 저한테 연락이 왔다. 희서 언니랑 같이할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라며 "시나리오 받고 나서는 참 불안한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그런 모습을 너무나 잘 알고 저도 그런 시기가 있어서 정말 잘 열심히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 감독은 "자영이는 주변에 있는 친구 같은, 편안한 느낌이 드는 이미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희 아카데미(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있는 배우들 프로필 사진 중에 최희서 배우님 것도 있었는데 딱 보고 자영 이미지에 맞는다고 생각했다"라고 캐스팅 계기를 전했다.

    위쪽부터 자영 역을 맡은 배우 최희서, 아래쪽 오른쪽은 현주 역을 맡은 안지혜 (사진=한국영화아카데미 제공) 확대이미지

     

    안지혜에 관해서는 "(현주 역은) 몸이 가진 이미지도 중요하다 보니 운동을 많이 한 느낌이 나는 이미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프 마라톤 홍보 사진에서 우연히 발견했고, 드라마 출연한 적이 있는 배우여서 연락해서 같이하게 됐다"라고 부연했다.

    '아워 바디'는 한가람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많은 부분을 따온 작품이다. 한 감독은 "낮에는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다가 밤에 나가서 달리기하면 고민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어서, 사실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달리고 나서) 운동이 좋다고 생각하게 됐다"라며 "운동하는 사람들과 얘기 나누다가 이 영화가 출발하게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한 감독은 "저는 사실 제 또래의 고민을 담고 싶어서 출발한 영화이긴 한데 이 영화가 되게 뚜렷한 위로를 주거나 해답을 제시하는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뭔가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본다. 한 번이라도 혼자 나가서 잠깐이라도 뛰어보신 분들은 이 영화에 공감하는 바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아워 바디'에 관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괜찮다' 정도의 위로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아워 바디'는 '여성의 몸'을 주제로 하는 작품인 만큼, 달리기 시작한 후 달라지는 몸을 면밀하게 그린다. 한 감독은 "자영이가 현주를 만났을 때 느낌, 자기 몸이 변하면서 느끼는 감정이 관객들에게도 그대로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평범한 여자의 몸이지만, 영화 안에서는 (자영의 몸이) 자영이한테 거대한 우주같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촬영감독님이랑 했다. 거울에서 자기 몸을 볼 때, 솜털이 보일 정도로 근육이 생생하게 잘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너무 여성의 몸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이게 한다거나, (그로 인해)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어떻게 이런 걸 잘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한 감독과 배우들이 각각 꼽은 '아워 바디'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 감독은 "제가 생각하는 '아워 바디'의 매력은 일단 일상적인 얘기로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최희서는 "매력은 반전인 것 같다. 초반에 보면 '아, 이 영화는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하겠지만, 뒤엎는 사건이 있지 않나"라고, 안지혜는 "성장통과 성숙함인 것 같다. 많은 청년이 사회로 한 발 나아가기 위해 겪는 성장통이 잘 담긴 영화"라고 추천했다.

    한가람 감독의 첫 장편영화 '아워 바디'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한가람 감독(맨 왼쪽)이 17일 열린 '아워 바디' 언론 시사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확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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