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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장벽 허물고 비상하다…뮤지컬 '헤드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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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속 장벽 허물고 비상하다…뮤지컬 '헤드윅'

    [노컷 리뷰] 뮤지컬 '헤드윅'

    뮤지컬 '헤드윅' 공연사진 (사진=쇼노트 제공)

     

    한국 공연 15년째. 매해 신드롬을 몰고 온 뮤지컬 '헤드윅'이 돌아왔다. 풍성한 금색 가발, 화려한 의상, 여유로운 몸짓, 그리고 절절한 가사의 노래 등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헤드윅은 '명불허전(名不虛傳)' 그 자체였다.

    그간 헤드윅의 매 시즌, 출연 배우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헤드윅'을 창조해내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 중 오만석은 오리지널 캐스트로서 올해로 네 시즌째 '헤드윅'을 연기하며 '오드윅'이라는 별명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첫 등장부터 화려한 모습으로 관객의 시선을 장악하고, 객석을 넘나들며 호응을 불러일으킨 오만석은 '헤드윅' 그 자체였다. 농익은 연기와 관객을 쥐락펴락 하는 애드립, 연배가 있는 관객에게서도 춤사위를 이끌어내는 그의 무대 장악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뮤지컬 '헤드윅'은 동독 출신의 트렌스젠더 가수 헤드윅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풀어 나가며 굴곡진 인생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열망의 모습을 그린다.

    1961년 동독에서 살던 소년 한셀(헤드윅)은 자신의 반쪽을 찾는 꿈을 꾸며 자란다. 그는 달콤한 초콜릿과 젤리로 유혹하는 미군 루터를 만나게 되고 그가 자신이 찾던 반쪽이라 생각하며 함께하기로 결심한다.

    루터를 따라 미국으로 떠나기 전 헤드윅은 성전환 수술을 감행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남성인지 여성인지 모를 몸만 남는다.

    루터를 따라 떠난 미국에서도 그의 삶은 온전치 못했다. 루터에게도 결국 버림 받고 상처만 남은 채 살아간다.

    그 사이 무너진 베를린 장벽은 헤드윅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고 마음 속 새로운 장벽이 세워지며 그를 옭아맨다.

    미국에서 새롭게 만난 토미는 이러한 헤드윅에게 한줄기 빛이나 다름 없었다. 자신의 '잃어버린 반쪽'일 것이라 믿고 함께했지만 결국 토미 역시 그를 떠난다.

    오만석은 이러한 굴곡진 헤드윅의 인생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자신의 잃어버린 반쪽을 찾기를 열망했던 헤드윅이 두 명의 남성에게 버려지며 가슴에 응어리진 상처, 그리고 남성과 여성의 경계에 서 있는 헤드윅의 마음 속 장벽 등을 농밀한 연기로 표현해낸다.

    때로는 격정적으로 토로하고, 때로는 잔잔하게 읇조리며, 때로는 발랄하게 흥얼거리는 등 시시각각 변하는 헤드윅의 감정선을 오만석은 완벽하게 소화했다.

    전개되는 스토리 역시 지루할 틈이 없다. 엄청난 대사량을 소화하는 헤드윅이 잠시 무대를 떠날때도 이츠학(유리아)이 이를 바통 터치하며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함께 무대에 선 밴드 앵그리 인치(Angry inch) 역시 극의 한 축을 담당한다. 파워풀하고 강렬한 연주는 물론 밴드 멤버 한명 한명이 헤드윅과 호흡을 맞추며 극의 풍미를 더한다.

    작품 말미 자신의 마음 속 장벽을 깨부수고 자신을 덮고 있던 가발과 옷을 집어 던지며 절규를 토해내는 헤드윅의 모습은 관객들 마음 속을 파고들며 전율을 새긴다.

    뮤지컬 '헤드윅' 공연사진 (사진=쇼노트 제공)

     

    공연 내내 소심한 모습으로 가슴 속 한(恨)을 숨겨오다 파격적으로 변신하는 이츠학의 모습 또한 '백미(白眉)'다.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고 비상구로 걸어가는 헤드윅은 관객들에 '다름'에 대한 메시지를 남긴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를 뿐'이라는 메시지를… 그리고 다름을 받아들이며 비로소 자신을 진정 사랑하게 되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에 여운으로 남는다.

    헤드윅은 오는 11월 3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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