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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우리집' 극찬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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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 감독, '우리집' 극찬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영화"

    봉준호 감독이 윤가은 감독의 신작 '우리집'을 극찬했다. (사진=아토, 노컷뉴스 자료사진) 확대이미지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탄 봉준호 감독이 개봉을 앞둔 윤가은 감독의 신작 '우리집'을 극찬했다.

    '우리집' 측은 16일, 봉 감독이 '우리집'에 보내는 러브레터와 같이 찍은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봉 감독은 "햇살 가득 슬프고 명랑한데 가슴 아픈 영화였다. 우선, 영화 속 아이들의 천진한 표정과 말과 몸짓들이 놀랍다. 전작 '우리들'에서 이미 증명되었지만, 윤가은 감독님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더불어, 아역배우들을 스크린 위에 살아 숨 쉬게 하는 '3대 마스터'라고 칭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봉 감독은 "굽이굽이 예측하기 힘든 시나리오의 독특한 전개들은, 천진난만하지만 또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는 아이들의 마음속 관점으로 되짚어 보았을 때, 더욱 즉각적으로 이해가 되었다"라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영화들을 한 편 한 편 찍어나가고 있는 윤가은 감독님께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라고 전했다.

    '우리집'은 지난 2016년 개봉한 '우리들'로 제37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제4회 들꽃영화상 대상, 제53회 백상예술대상 각본상 등을 휩쓴 윤가은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서는 동네 삼총사의 용기와 찬란한 여정을 담았다.

    요즘 따라 큰 소리를 내며 싸우는 일이 잦은, 사이 나쁜 부모가 헤어질까 봐 걱정하며 나름대로 방법을 궁리하는 하나(김나연 분), 지방에서 일하느라 둘이서 지내는 유미(김시아 분)-유진(주예림 분) 자매가 주인공이다. 여자 어린이들의 눈부시고 뭉클하면서도 현실적인 우정을 그린다.

    '우리집'은 "어린이 배우들을 프로 배우로서 존중하며, 성인과 동등한 인격체이자 삶의 주체로서 바라봐주세요" 등 총 9가지로 구성된 촬영 수칙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는 어린이 배우들과 신체 접촉 시 주의할 것, 어린이 배우들 앞에서는 전반적인 언어 사용과 행동에 신경 쓸 것, 어린이 배우들이 하루 10시간 정도의 촬영 시간만큼은 오직 촬영 자체만 생각할 수 있게 도울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우리집'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왼쪽부터 배우 장혜진, 김시아, 김하나, 안지호, 윤가은 감독, 봉준호 감독. 맨 앞줄은 주예림. 장혜진은 윤 감독의 전작 '우리들'에서 선이 엄마 역을 맡았다. (사진=롯데시네마 아르테 제공) 확대이미지

     

    다음은 봉준호 감독의 러브레터 전문.

    햇살 가득 슬프고 명랑한데 가슴 아픈 영화였습니다.

    우선, 영화 속 아이들의 천진한 표정과 말과 몸짓들이 놀랍습니다.

    전작 '우리들'에서 이미 증명되었지만, 윤가은 감독님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더불어, 아역배우들을 스크린 위에 살아 숨 쉬게 하는 '3대 마스터'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부드러운 광선 속에 세 아이만 화면을 가득 채우는, 손가락 따끔 장면과 아름답게 해가 지는 옥상 위의 아이들 장면은 잊지 못할 명장면입니다.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색채감각도 영화 내내 돋보였습니다.

    한국의 일상적인 피사체들이 늘어놓는 중구난방 색채들의 리얼리티를 감싸 안으면서도, 그 와중에 수줍게 유지하는 컬러 톤이 은은하고 예뻤습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또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색채들보다도 더 미묘한 아름다움이 있달까요.

    굽이굽이 예측하기 힘든 시나리오의 독특한 전개들은, 천진난만하지만 또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는 아이들의 마음속 관점으로 되짚어 보았을 때, 더욱 즉각적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마침내 도착하는 쓸쓸한 바닷가의 풍경이, 그리고 그곳에서 갑작스레 맞이하는 꿈 같은 한순간도, 모두 '필연적'인 전개로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의 관점에서 마음의 눈높이를 맞추고 시나리오를 써나간 감독님의 숨결이 생생합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영화들을 한 편 한 편 찍어나가고 있는 윤가은 감독님께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 봉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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