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한 송환법 반대 시위대 (사진=연합뉴스 제공)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12일에 이어 13일에도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홍콩을 떠나려는 항공편들이 모두 취소되는 등 이틀 연속 항공대란이 이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매체들은 이날 오후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수백 명씩 모여 홍콩국제공항 출발장에 집결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수천명으로 불어났다고 보도했다. 불어난 시위대가 체크인 구역을 장악하며 사실상 게이트를 봉쇄하는 지경에 이르자 체크인 업무가 불가능해졌다. 결국 공항측은 이날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 이후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4시 30분 이전까지 발권 절차를 마친 항공기는 예정대로 출발했지만 이후 항공편은 공항을 이륙하지 못했다. 다만 홍콩 공항에 착륙하려는 항공편의 진입은 예정대로 이뤄졌다. 공항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 국제공항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으며, 모든 출발편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틀 연속 홍콩의 항공기 출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홍콩을 찾은 관광객 수천명의 발이 묶였다.
시위대의 공항 점령이 계속되고 공항 기능이 일부 마비되자 캐세이퍼시픽이 직원들을 조기 퇴근시키는 등 대부분 항공사와 공항 직원들이 공항을 떠났고 편의시설 종사자들도 귀가를 서둘렀다. 공항측은 공항 이용객들에게도 “가능한 한 빨리 공항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전날에도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항공기의 이착륙이 통제돼 취소된 항공편만 300여편을 넘어섰다. 공항점거 시위는 지난 11일 홍콩 전역에서 열린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한 시위 참가 여성이 경찰이 쏜 고무탄에 얼굴을 직격으로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한데 대한 항의 차원에서 기획됐다. 시위대는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홍콩국제공항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