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이수정 "고유정 부실수사 반복되지 않으려면.."



사건/사고

    이수정 "고유정 부실수사 반복되지 않으려면.."

    경찰청, 고유정 사건 부실수사 문제 공식인정
    사건현장 보존 후 증거 확보 노력하는 게 원칙
    증거 확보 위한 노력도 없고 펜션 손님까지 받아
    고유정 체격만 보고 실종사건으로 방향 잡은듯
    긴급체포영상 유출, 경위도 의도도 설명 안돼
    같은 실수 벌어지지 않으려면 합동수사가 중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8월 7일 (수요일)
    ■ 진 행 : 배종찬 (인사이트 케이 연구소 소장)
    ■ 출 연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배종찬> 오늘 경찰청이 고유정 사건 부실수사 의혹에 대해 초동수사와 압수수색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경찰청 합동현장점검단이 제주 동부경찰서 등 제주에서 진상조사를 벌인 지 한 달 만에 나온 결과인데요. 사건 직후 경찰 초동수사가 부실했다고 이미 지적했었던 분이죠.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해서 보다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수정 교수님.

    ◆ 이수정> 안녕하세요.

    ◇ 배종찬> 고유정 사건, 많은 우리 국민들이 경악했는데요. 이 사건 보면 전 남편을 살해한 사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검찰은 고 씨가 시신을 훼손한 후 은닉했다고 이렇게 봤고 또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이렇게 되다 보니 초동수사가 부실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는데요. 교수님도 경찰이 사건 현장을 보존하지 않았던 점 이해하실 수 있으신지요.

    ◆ 이수정> 처음부터 사실은 그 부분이 이해가 안 된다는 그런 입장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고요. 왜냐하면 보통 사건 현장이라고 밝혀지면 그때부터 사실 폴리스라인을 치고 테이핑을 한 다음에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걸 막아서 어떻게든지 거기서 최대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사실 하는 거거든요. 증거라는 게 꼭 눈으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열심히 탐색을 하다 보면 뒤늦게 나타나거나 하는 수가 있을 것이고.

    ◇ 배종찬> 그렇죠.

    ◆ 이수정> 그리고 또 특히 시신 없는 살인이 그때는 물론 될 줄 몰랐겠지만, 시신 없는 살인사건 같은 경우에 예를 들자면 하수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사실 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자면 하수구에서 목욕탕에서 만약에 시신을 이렇게 손질을 했으면 거기서 떨어져 나온 피해자의 신체 일부 이런 것들이 하수구상에 걸려 있거나 이럴 수도 사실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물론 열심히 다 닦았다고 합니다, 고 씨가. 그래서 육안으로는 사실은 얼마큼 혈흔이 있었는지 이런 것들을 정확하게 보기는 어려웠다고 하지만.

    그러나 어쨌든 더 추가적인 어떤 미세 증거에 대한 확보를 사실 했었으면 그러면 지금 피해자의 그 어느 것도 사실 발견이 안 됐잖아요. 그런 식의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만들지는 않았을 수도 있을 텐데 이런 아쉬움이 사실은 남는 것이죠. 지금 일단 고유정이 청소를 했고 그리고는 그 이후에도 결국은 펜션 주인의 민원으로 또 손님을 받고 또 청소를 하는 이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 배종찬> 교수님, 지금 말씀하신 그 펜션 부분인데요. 이렇게 혈흔이 낭자한 그런 사건 현장이었는데 주인이 이거 안 되겠다, 치워달라 이렇게 한다고 해서 이걸 보존하지 않았다. 이럴 수가 있는 건가요?

    ◆ 이수정> 그러니까 혈흔이 낭자한 건 아니었고 혈흔이 낭자했는데 다 씻어서 루미놀 반응으로 혈흔이 아주 많이 있었다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됐는데 어쨌든 알게 된 경위 끝에 그 이후에도 사실은 손님을 받은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이 좀 안타깝다, 이런 거죠. 그러니까 처음에 초기 단계에 사건이 일어나고 하루이틀 사이에, 하루이틀은 아니었지만 처음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서 혈흔을 루미놀 반응으로 추출을 한 것 이외에도 사실은 하수구를 다 뜯어내면 머리카락이든 손톱이든 발톱이든 뭔가 나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을 확보를 못한 거.

    그리고는 이제 전체 출혈의 양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려면 일단은 보존을 해야 여러 가지 첨단기술로 출혈된 혈액의 양을 측정한다거나 부피를 알면 되는 거니까. 그런 식으로 했다면 예컨대 어느 정도 출혈을 하면 생존 가능성이 도저히 없다든가 이런 추론할 수 있는 여지가 아마도 있을 것인데 그와 같은 과정이 집행이 안 된 부분이 좀 아쉽다, 이런 입장이었던 거죠.

    ◇ 배종찬> 경찰 초동수사 관련해서 CCTV 영상 확보도 좀 아쉬운 부분이고 또.

    ◆ 이수정> 그렇습니다.

    ◇ 배종찬> 수면제 약봉지를 놓친 점도 아쉬운 부분인데 이런 부분을 다 챙기지 못한 건 이유가 있을까요?

    긴급체포 당시 고유정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수정> 그러니까 처음에 수면제 같은 경우에는 계획살인을 입증하는 데 굉장히 주요증거인데 아마 초동단계에서 고유정은 워낙에 체격이 작고 남자는 체격이 무지하게 크기 때문에 사실은 고유정이 혼자 힘으로 살해했을 것이다 이렇게 추정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어느 방향으로 수사를 해야 될지. 예컨대 피해자의 가족들은 고유정이 굉장히 위험한 여자라고 아마 계속 문제제기를 했던 걸로 보이고요.

    그런데 워낙에 체격 조건이 작다 보니까 경찰에서는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듣지 않은 측면이 있는 거고 그래서 맨 처음에 이 사건을 실종사건으로 처리를 했다는 거고요. 실종해서 그리고는 제주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실종사건으로 수사를 하다 보니까 이제 형사과에서 범죄 피해로 개입하게 된 게 상당히 시간대별로 보면 한참 뒤다 보니까 그 사이에 고유정이 제주도를 빠져나가는 이런 실수까지 저지르게 된 거죠.

    ◇ 배종찬> 교수님, 그런데 수사를 맡았던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이 고유정 긴급체포 영상을 특정 언론에 유출해서 논란을 빚기도 했는데 이렇게 유출을 한 것, 문제점으로 지적이 되었죠.

    ◆ 이수정> 네, 문제라고 오늘 발표가 된 걸로 보이고요. 문제일 수밖에 없는 게 사실 공무를 수행하다가 수사과정 중에 알게 된 증거물들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종류의 수사과정상 알게 된 정보를 언론에다가 어떻게 보면 권한을 넘는 일이잖아요. 그렇게 공개해도 되느냐, 2개 이상의 언론사에다 지금 그 영상을 보냈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잖아요.

    ◇ 배종찬> 법적으로는 문제가 안 됩니까?

    ◆ 이수정>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죠. 공무집행상 알게 된 비밀을 하여튼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될 법한 일인데. 아마 본인이 알았을 겁니다. 경찰이니까 알 수밖에 없었을 테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일을 한 경위가, 의도가 설명이 안 된다는 게 징계를 받게 된 이유로 보입니다.

    ◇ 배종찬> 끝으로 교수님, 이번 초동수사 부실을 보면서 어떤 앞으로 매뉴얼이 결정적으로 핵심적으로 개선이 돼야 앞으로 우리 이런 초동수사 부실 문제가 극복될 수가 있을까요.

    ◆ 이수정> 그러니까 성인 남자 실종 사건 같은 경우에 유달리 범죄 피해 가능성을 닫아놓고 다루는 경우들이 많아서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 예컨대 실종될 이유가 없다라는 그런 종류에, 가족들은 알잖아요. 그러니까 가족들의 얘기를 조금 더 신뢰할 수 있게 고려해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는 지금처럼 이렇게 특정 부서가 담당을 할 게 아니고 의심이 되는 사건은 초동단계에서부터 사실은 합동수사를 하는 게 중요할 걸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청계에서만 담당한다거나 이렇게 하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 과가 한꺼번에 한다거나 경찰서, 청에서 개입을 해서 합동수사본부가 설치한다거나 이렇게 해야지 될 걸로 보입니다.

    ◇ 배종찬>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수정> 고맙습니다.

    ◇ 배종찬>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