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여유자금 넘치는데 투자처가 없다…'금리바닥·증시침체'



금융/증시

    여유자금 넘치는데 투자처가 없다…'금리바닥·증시침체'

    카카오뱅크 특판 행사에 최대 10조원 뭉칫돈 몰려
    초저금리시대 예.적금 금리 1%초중반 '맡기면 손해'
    주식시장 1년 반째 내리막길, 손실 안보면 다행
    투자처 못찾은 시중 여유자금, 부동산 자극 우려
    "실효성 있는 규제책&여유자금 숨통 틔어야"

    카카오뱅크의 가입자 1000만명 돌파 기념 연이율 5% 1년 만기 예금 100억원 한도 특별판매가 단 1초 만에 완판됐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2일 가입자 1000만명 돌파와 출범 2주년을 기념해 연이율이 5%인 1년 만기 예금을 100억원 한도로 특별판매했다.

    행사 당일 오전 11시, 특판 시작과 동시에 4만명에 달하는 고객이 한꺼번에 몰렸고 그 결과 단 1초만에 해당 상품은 완판됐다.

    특판 정기예금의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 최대는 1000만원으로 해당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미리 예약한 사전신청자만 106만 8543명에 달했다.

    최소 가입금액 기준으로 1조원, 최대금액 기준으로 10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100억원 한도의 5%짜리 정기예금 상품 가입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던 셈이다.

    ◇ 기준금리 낮추자 은행 앞다퉈 수신금리 인하

    오랜 저금리 기조로 물가상승률 수준도 안되는 정기예금 금리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연 5% 짜리 상품에 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25bp 인하하자 시중 은행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수신금리를 낮추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인 '우리슈퍼(SUPER) 주거래 정기예금'의 금리를 1.90%에서 1.60%(12개월 이상 만기 기준 )로 인하했다.

    적금 상품인 '우리자유적금'의 금리도 1.45%에서 1.15%(만기 1년 이상~2년 미만 기준)로 하향 조정하는 등 주요 수신금리를 0.30%p 정도 낮췄다.

    코스피가 14.13포인트 하락한 2,024.55로 장을 마감한 31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KEB하나은행도 주요 상품인 'N플러스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1.80%에서 연 1.50%로 낮추는 등 수신상품 금리를 0.05~0.30%p 인하했다.

    1,2위 리딩뱅크인 신한과 국민 역시 조만간 수신금리를 인하할 계획이어서 대부분의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1% 초,중반에 그치게 됐다.

    여기다 향후 경기상황에 따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현재보다도 더 낮아질 수도 있다.

    결국, 목돈마련을 위한 서민들의 주요 수단인 은행 예.적금 금리가 사실상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오히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손해인 상황이 됐다.

    ◇ 만만찮은 주식시장 '앞으로가 더 암울'

    저금리로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은 은행 예·적금 대신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주식투자지만 국내 증시 상황을 고려했을때 오히려 손실을 보지 않으면 다행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월 29일 2607.10을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올 해초 잠깐 반등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주저앉아 2020선에서 간신히 턱걸이를 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지난해 1월 932.01을 기록하며 1000선 돌파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후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며 현재 630선을 기록하고 있다.

    주식·회사채 발행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1월 최고점 이후 1년 반째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코스피는 최고점 대비 27%, 코스닥은 37% 가량 주가가 빠진 것.

    같은기간 거래량도 급격히 줄어 지난해 1월 코스피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 1천억원을 넘어섰지만 지난 7월에는 4조 3천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8조 6천억원에서 4조 1천억원 수준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장기간에 걸친 주식시장 침체로 투자자금이 떠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다 주식시장 침체의 원인이 됐던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이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최근 일본의 무역보복까지 겹치면서 주가상승 모멘텀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 '만지면 터질듯' 불안불안한 서울 부동산

    이처럼 주요 투자처들이 수익률 저하로 매력을 잃고 있지만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시중에 풀린 돈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유동성을 판단하는 잣대인 광의통화(M2)는 지난 5월 중 2771조6000억원(평잔·원계열기준)으로 전년동월대비 6.6% 늘었다

    최근들어 M2 증가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그만큼 곧바로 현금화 할 수 있는 여유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셈이다.

    시중 여유자금이 많다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이 돈이 2016~2018년 사이 폭등 양상을 빚었던 서울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서울 아파트값 변화 추이 (자료=한국감정원/그래픽=연합뉴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발표한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11%로 최근 3주간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KB국민은행이 부동산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주택매매가격 전망지수'도 지난달 111.2를 기록하며 10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긴 하지만 서울지역 부동산 가격이 언제든지 저금리와 풍부한 여유자금을 바탕으로 상승 모멘텀을 탈 수 있다는 얘기다.

    금감위 부위원장을 역임한 윤원배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시중 여유자금이 갈 곳이 없다는 점에서 이 돈이 서울 부동산 시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 못하도록 보유세 강화 등 보다 실효성 있는 규제책이 마련돼야 하고 동시에 여유자금이 흘러갈 수 있는 투자처를 확보해주는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NOCUTBIZ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