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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뉴]잔뜩 몸 낮춘 페이스북, '리브라'로 얻으려는 것은?



IT/과학

    [왓츠뉴]잔뜩 몸 낮춘 페이스북, '리브라'로 얻으려는 것은?

    페이스북, 가상화폐 '리브라' 출시 발표…트럼프까지 화들짝
    "가치 보장"…비트코인보다 상품권·선불카드와 비슷…"新화폐혁명"
    중국+인도 인구(페이스북 이용자수), 달러 대신 이용시 '달러 주조국'美 타격
    송금 등 은행 기능 수행하면 新글로벌 중앙은행 가능성
    결제 등 일부 사업만 나서도 글로벌 최대 금융플랫폼 시간문제
    전방위 압박에 "우려 해소 때까지 '리브라' 출시 연기"…당국 설득 집중할 듯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김수영 기자의 <왓츠뉴(What's New)>

    ◇ 임미현 > 새로운 IT 트랜트를 읽는 '김수영의 왓츠뉴' 시간입니다. 산업부 김수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김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 김수영 > 페이스북이 '리브라(libra)'를 통해 얻으려고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갖고 왔습니다.

    ◇ 임미현 >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출시하겠다고 밝힌 가상화폐잖아요. 몇 주 전 뉴스픽에서 가상화폐 이야기를 하며 잠시 소개해드렸는데 얻으려고 하는 것'들'이라고 하면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하는 것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거군요.

    ◆ 김수영 > 단기적으로는 리브라가 가상화폐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이건 리브라 후폭풍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요. 리브라가 더 많은 것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리브라가 무엇이기에 발행도 되기 전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지, 그래서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통해 무엇을 노리는건지 알아봤습니다.

    ◇ 임미현 > 일단 리브라가 뭔지 간단히 짚고 좀 더 이야기 나눠볼까요.

     

    ◆ 김수영 > 실물 없이 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된다는 점에서 리브라를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같은 가상화폐(암호화폐)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리브라는 암호화된 기술을 사용하고, 사이버상으로 거래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가상화폐와는 결이 전혀 달라요.

    비트코인은 미리 짜인 프로그램에 따라 발행량이 제한돼 있고요. ATM(현금자동입출금)과 일부 상점 등에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사례가 있지만 처리 속도가 느리고 가격의 변동성도 커서 사실상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워요.

    반면 리브라는 달러 등 주요국 통화가치에 연동돼 발행되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고 발행량의 제한이 없어요. 쉽게 말하면 '상품권'이나 '선불카드' 같은 비슷한 구조인데요.

    이런 특징 때문인지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 리브라는 '디지털 달러'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 임미현 > 디지털 달러라…지금까지는 달러나 유로 등 통화를 발행국이 통제해왔는데 페이스북이 사실상 새로운 민간화폐를 만든다고 하니 전 세계가 들썩이는 거군요.

    ◆ 김수영 > 그렇죠.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가 중국과 인도 인구수를 합친 수준인 27억 명 정도거든요. 이 인구가 달러나 유로, 엔화 등 주요국 통화 대신 리브라를 사용하게 된다면 통화 발행국 입장에서는 엄청난 타격인거죠. 명지대 경영대 문종진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송금, 결제뿐만 아니라 리브라로 일반서비스나 모든 상품을 주고받으면 달러를 이용하는 비중이 줄어들 것 아닙니까. 그러다보면 '달러 영향권'이 약해지고, 미국에서 달러를 발행하며 누리는 시뇨리지(seigniorage), '화폐주조차익'을 누리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줄어들고 미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뼈아픈 부분이죠"

    한국은행에서 5만원권 1장을 생산하는 제조비용은 종이값과 잉크값, 인쇄기 운영비용 등을 더해도 5만원까지는 되지 않을 것 아니예요. 여기서 생기는 이익이 화폐주조차익인데, 화폐를 너무 많이 찍어내면 시장에 자산은 늘지 않고 돈만 늘어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이 생기고, 그래서 마음대로 화폐를 찍어낼수만은 없거든요.

    그런데 달러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달러 발행으로 인한 이득은 미국이 온전히 갖고, 인플레이션 충격이 전 세계로 흡수 분담됐단 말이죠. 그런데 리브라가 달러를 일부라도 대체하게 된다면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는 부담은 더 커지고 수익은 줄어들게 되거든요.

     

    ◇ 임미현 >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RB) 의장이 리브라 도입 계획 중단을 요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페이스북이 은행이 되길 원한다면 금융규제도 받아야 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주는 상황이 이해가 되네요. 그런데 이렇게 각국 정부가 반발하는 상황에서 리브라 발행이 가능한건가요?

    ◆ 김수영 > 일단 미국 시간으로 16일과 17일 열린 리브라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이 돈세탁과 테러리스트 이용 잠재력 등 "우려가 해소 때까지 '리브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이긴 합니다.

    하지만 각국 통화정책당국이 리브라 출시를 지연시킬수는 있겠지만 원천봉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은데요. 국제송금 등은 은행업 허가가 필요하지만, 리브라 연합(Libra Association) 회원사의 면면을 보면 페이스북이 정부 허가 없이도 리브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적지 않거든요.

    '우버'를 탈 때, '스포티파이'로 음악을 들을 때, '이베이'에서 물건을 살 때 리브라로 결제하도록 하거나. 비자‧마스터 카드, '페이팔'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돈 대신 리브라를 사용하게 하는 것. 이런 결제사업은 다른 기업들과 제휴만으로도 가능해보이는 사업들이거든요.

    또 하나는 데이터 사업인데요.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가 수많은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정보를 다른 기업에 파는 거예요. 증권사들이 이런 데이터를 사서 투자에 참고하고, 기업들은 사업 등에 활용하거든요. 페이스북과 엄청난 양의 결제 데이터를 가진 비자‧마스터 카드가 손을 잡을 경우 그 시너지는 상상 이상인거죠.

    ◇ 임미현 > 페이스북이 금융플랫폼이 되는 거군요.

    ◆ 김수영 > 그렇죠. 여기에 더해 페이스북이 금융, 이후를 바라보고 리브라를 내놓았다는 분석도 있어요. 가천대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통해 결제플랫폼 등 금융사업뿐 아니라 리브라 위에 다양한 소셜어플리케이션을 더해서 관련된 사업을 해보려는 것 같아요. 리브라 출시가 허용된다면 페이스북은 우선 베이(실리콘밸리) 등 영향력이 큰 지역에서 여러가지 시범사업을 해본 뒤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형태를 취하지 않을까…"

    전 교수는 중국 IT기업 '텐센트'의 '위챗'을 보면 리브라의 미래를 짐작해볼 수 있다고 했는데요. 메신저 서비스에서 시작한 위챗은 현재 금융과 교통, 쇼핑 등 방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 필수 플랫폼이 됐거든요.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위챗이 신분증 역할까지 한다고 하더라고요.

    ◇ 임미현 > 리브라의 잠재력은 잘 알겠는데, 규제당국이 계속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다면 사업확장에 한계가 있는건 분명하잖아요.

    ◆ 김수영 > 지적하신 그런 부분 때문에 페이스북이 '리브라 출시보류'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이고요. 당분간은 미 정부와 통화당국을 설득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이고요, 페이스북이 리브라의 첫 발을 뗄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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