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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은 여전히 '지옥철'…8량화 안하나 못하나



사회 일반

    9호선은 여전히 '지옥철'…8량화 안하나 못하나

    시민들 "9호선 타기 힘들어요" 이구동성
    남성 승객 "신체 밀착 상황 다반사 민망해"
    서울시 "8량화 보다 6량 열차 추가 투입"

    서울지하철 최고 인기노선 가운데 하나인 9호선은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출퇴근 시간대 콩나물시루를 방불케 한다.

    워낙 짧은 시간안에 강서→강남으로 강남→여의도·당산으로 이동이 가능한데다 대체교통수단 대비 노선 경쟁력이 탁월해서 승객들로 넘쳐나지만 탑승환경은 엉망이 될 수 밖에 없다.

    승객들을 우겨넣다시피 태우다보니 객차는 초만원이고 승객들의 몸과 몸이 밀착되면서 낮뜨거운 상황도 자주 연출되지만 몸을 움칠 공간조차 없어 출·퇴근길 승객들은 파김치가 되고 만다. 그래서 지하철 서비스에 대한 시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CBS취재진이 지하철 9호선 당산역 승강장에 나간 건 지난 4일 오전 8시경.

    9호선으로 많은 시민들이 몰려 전동차가 출퇴근시간에는 늘 붐빈다. 차문이 열린 전동차가 승객들로 빼곡하다. (사진=이재기 기자/자료사진)

     

    ◇ 만원 전철에 지친 시민들 "지하철 타기 힘겨워요"

    2호선에서 9호선으로 환승하려는 승객과 9호선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는 승객들이 바쁜 걸음을 옮겨 놓고 있는 역사 내부가 많은 시민들로 붐비기는 했지만, 출근길 특유의 활력이 느껴졌다.

    하지만 9호선 승강장이 있는 역사 지하 3층으로 내려가자 워낙 많은 승객들이 겹겹이 줄지어 플랫폼을 빼곡이 메우고 있고 때로는 반대편 대기줄과 맞닿고 뒤엉키면서 통행로를 확보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9호선 피크시간대인 7~9시 사이에는 전동차 배차간격이 촘촘해져 연신 몰려든 승객들을 실어내지만, 이내 빠진 만큼 들어차기를 반복하면서 혼잡은 출근시간 내내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당산역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시민 A씨(남)는 '9호선 혼잡도가 어떠냐'는 취재진 질문에 "9호선을 6량화한 건 알고 있다"면서 "6량화 해도 복잡하다. 출근시간대에 매일 이용하는데 복잡해서 지하철을 타기에 너무 힘겹다"고 호소했다.

    B씨(남)는 "해외에 있다 왔는데 출퇴근 시간대에 다른 라인보다 좀 복잡하다. 아마도 민자로 운영하기 때문에 운행 간격을 효율적으로 맞추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고 나름의 생각을 밝혔다.

    당산~여의도까지 출퇴근한다는 C씨(남)는 "이동거리가 짧아 완행을 이용해요. 그래도 사람이 엄청 많아요. 완행인데도 사람이 꽉 차요 불편을 느끼죠"라고 말했고, 중년 여성인 D씨는 "(서울시에서)증편했다고 하는데 여전히 사람은 많아요 지난해와 비교해도 변화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사람이 많아서 고생이에요"라고 했다.

    ◇ 회사원 "출근 시간대 완행도 꽉 차요"

    D씨에게 '열차를 8량으로 늘리면 괜찮을까요'라고 질문하자 그는 "(객차가) 좀더 늘어나면 혼잡한 건 좀 덜할 수도 있겠죠 배차간격을 줄이거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취재진은 당산역 9호선 승강장에서 출퇴근 시간대 약 30분 동안(8시~8시25분) 10명이 넘는 승객들과 9호선 혼잡도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당산→강남 방면 승객은 하나같이 "출근시간대 9호선을 이용하기가 힙겹다"고 토로했다.

    당산역 승강장에서도 얼마나 많은 승객이 9호선을 이용하는 지, 출근시간대 지하철 전동차 혼잡도가 어느 정도되는 지, 육안으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직접 9호선을 타보기로 했다.

    취재진은 이날 9시25분경 당산역을 출발해 강남으로 가는 9호선 급행에 몸을 실었다.

    전동차 내부는 김포공항과 강서구 방면에서 탑승한 승객들로 빽빽한 상황. 당산에서 일시에 한 승강구당 10~20명의 승객들이 밀어닥치자 미리 타고있던 승객들은 짐짝 밀리듯 이리 밀리고 저리 채이고 휘청이며 좌석 사이에 있는 통로쪽으로 밀려 들어갔다.

    승객들 입장에서는 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열차에 탑승하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이미 차량은 꽉 차있고 공간은 없어 어쩔수 없이 완력으로 승객들을 밀어젖히며 탑승하는 장면들이 심심찮게 목격됐다.

    승객밀도가 가장 높은 전동차 출입문 쪽은 어쩔수 없이 승객과 승객간 신체가 밀착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특히 남녀간 신체접촉이 발생해 민망한 상황이 벌어져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더 이상 움직일 공간이라곤 남아 있지 않은 까닭이다.

    강서에서 강남 쪽으로 출근하는 시민들이 당산역에서 강남행 열차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모습. 많은 시민들이 찾는 당산역 9호선 승강장은 출퇴근시간대 늘 많은 시민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사진=이재기 기자/자료사진)

     

    ◇ 남성 승객들 "신체밀착 상황 민망해요"

    노량진과 동작역까지는 타는 승객만 계속 증가하는 반면 내리는 승객은 거의 없어 고속터미널에 닿기전까지 차량 내부 밀집도는 극에 달했다. 고속터미널역에서 많은 승객이 내리는가 싶더니 신논현에서 다시 많은 승객이 들이닥쳐 혼잡도는 여전했다. 이때가 오전 8시45분경.

    9시1분쯤 반대방향 봉은사→당산행 객차는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이 방면도 패턴은 비슷했다. 선정릉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한꺼번에 탑승했고 신논현에서 하차승객이 많았지만 고속터미널에서 다시 여의도나 서울 서남부지역(강서)으로 가는 승객들이 쇄도해 들어와 혼잡도가 높아졌다.

    CBS취재 결과 이날 퇴근시간도 혼잡철인 건 마찬가지였다.

    오후 6시를 조금 넘겨 약속장소인 양재로 가기 위해 9호선을 이용한 이 모씨(서울시 금천구)는 "여의도에서 고속터미널까지 갔는데, 차량내부에 공간이 없어서 못 타는 사람도 있고 전동차 안에서는 손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량내부에서 여성들하고 신체가 밀착되고 하니까 괜히 이상한 오해를 받을까봐 더 움츠러 들었다"고 혼잡철 탑승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 승객 역시 "지하철 운행횟수가 늘고 6량으로 늘었다고는 하지만 출퇴근시간에는 체감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까지 9호선 혼잡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20편성의 급행열차를 6량으로 늘렸고 올 연말까지는 완행도 6량화할 계획이다.

    ◇ 서울시, 9호선 8량화 '안하나 못하나'

    하지만 현장 확인 결과 급행열차 6량화로는 출퇴근시간대 시민불편을 해소하기 역부족이란 사실이 그대로 확인됐다. 서울시도 9호선이 여전히 혼잡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혼잡 해소 방법론에서는 서울시와 일부 시민들간에 다소간 괴리를 보이고 있다.

    현장 확인으로 9호선 민원을 다 파악하긴 어렵지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이 원한 건 다른 지하철 라인 처럼 '8량 확대'였고 노컷뉴스의 9호선 관련 기사에도 다수의 8량화 찬성 댓글이 붙었다. (CBS 6월29일자 = '9호선 지옥철시대 끝…6량 도입하고 프랑스社 퇴출' 참조)

    그러나, 서울시는 8량화를 위해는 △기존 승강장 인테리어 개선, △신호체계 개선, △연결전동차 구입비용 등으로 많은 예산이 추가 소요되기 때문에 6량 급행열차 5~6편성(전동차 36개)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럴 경우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현재 서울시는 세부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연말까지 용역을 실시중이지만 정작 수요자인 시민요구 조사는 등한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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