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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뷰] 비핵화 회의론 vs 트럼프 회의론



통일/북한

    [한반도 리뷰] 비핵화 회의론 vs 트럼프 회의론

    ■ 방송 : CBS 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대담 : 홍제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나오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임미현 >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정세를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시간입니다. 홍제표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나왔나요?

    ◇ 홍제표 > 판문점 남북미 3자회동과 북미 3차 정상회담이 ‘세기의 만남’이란 평가를 들을 정도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제 북미대화가 곧 재개되는데요,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릅니다. 다 된 줄 알았던 하노이 회담도 막판에 깨진 학습효과가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끝까지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임할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이죠. 오늘은 그 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계 개선 의지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봤습니다.

    ◆ 임미현 >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북한 비핵화 회의론은 많이 들어봤어도 트럼프 회의론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 홍제표 > 북미대화가 좀 진전될 때마다 항상 나오는 얘기가 북한 비핵화 회의론입니다. 국제사회 압박을 피하고 시간을 벌려는 속셈이지 절대 핵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뿌리 깊은 불신입니다. 의도와 상관없이 협상 무용론과 제재 만능론으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즉, 대화할 필요 없이 계속 압박하면 결국 무너지게 돼있다는 논리입니다. 이번에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새로운 협상에서 미국이 북핵 동결에 만족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보유를 암묵적으로 인정할 것이란 얘긴데, 제재 칼자루를 쥔 미국이 무슨 이유로 이런 양보를 할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어쨌거나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회의론을 교묘하게 재포장한 것입니다.

    ◆ 임미현 > 북한은 그렇다 치고 트럼프 회의론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 홍제표 > 하노이 트라우마에서 비롯됩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을 놓고 주장과 견해가 엇갈리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상당한 귀책사유가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입니다. 당시 민주당이 주도한 ‘코언 청문회’로 궁지에 몰리자 ‘노딜’이란 초강수를 뒀다는 것이죠. 외교 문제를 정치적 계산법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또 변심할지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 임미현 > 이번 판문점 회담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에 한 방 먹인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요. 홍 기자가 보기에도 이번 회담이 정치공학적 성격이 강했다는 것인가요?

    ◇ 홍제표 > 그런 목적이 다분히 깔린 다목적 카드로 보입니다. 민주당 대선주자의 첫 TV토론에 쏠린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일거에 자기 쪽으로 돌려버린 것입니다. 하노이 회담 때 민주당에 당한 것에 대한 복수전인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답변을 확신할 수 없었음에도 ‘번개 회동’을 제안하는 도박을 해서 성공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깜짝 놀랐다고 하는데 이 부분 들어보시겠습니다.

    “어떤 일부 사람들은 오늘 우리 만남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께서 보낸 친서를 보면서 미리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고 합니다. 저 역시도 사실 아침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 임미현 > 이런 예측불허의 즉흥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군요?

    ◇ 홍제표 > 즉흥성과 정치공학적 접근까지 맞물려 하노이에서 갑자기 판을 뒤집었듯 향후 회담에서도 그렇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미국 조야의 분위기가 우호적이라면 혹시 모르겠지만 앞서 얘기했듯 북한에 대한 불신과 회의론은 뿌리가 깊습니다. 의문의 일패를 당한 민주당 주자들의 격앙된 반응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력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이익을 희생하면서 독재자를 애지중지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얼마만큼 주류사회의 반대를 무릅써가며 양보와 협상을 해나갈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하지 않도록 적당히 관리만 하면서 내년 11월대선 때까지 시간을 끌 수도 있는 것입니다.

    ◆ 임미현 >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지 않을까요? ‘깜짝 방북’ 같은 역사적 장면까지 연출해놓고 뒤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 홍제표 > 객관적 여건이 하노이 때와 달라지긴 했습니다. 북미 양국은 하노이 노딜에도 불구하고 물밑접촉을 통해 대화 재개의 조건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 분위기도 기존의 강경한 선비핵화·일괄타결(빅딜)에서 동시·병행적 접근으로 완화됐습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변심을 해서 시간끌기에 나선다면 도발을 재개하더라도 명분이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약점, 또는 담보가 잡힌 셈입니다. 트럼프 입장에서도 재선용 외교 치적을 쌓기 위해서라면 보다 과감히 나설 이유가 충분합니다. ‘DMZ 번개’를 예상해 적중시킨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싱가포르 합의정신을 존중해서 거기에 관한 세부적 사항들을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고, 북미 상황이 앞으로 진전될 가능성을 높게 봅니다.”

    ◆ 임미현 > 하지만 아주 방심하면 안 될 것 같네요. 한국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것 아닐까요?

    ◇ 홍제표 > 판문점 회담에서 우리는 ‘객’이 돼버렸다는 비판도 있지만 오히려 ‘겸손한 중재자’ 역할이 빛난 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멍석 외교’라는 표현도 썼는데, 어쨌거나 앞으로도 북미 양국의 대화 의지를 더욱 추동하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영변 핵시설 완전폐기는 실질적 비핵화 입구”라며 미국과도 살짝 다른 얘기를 하고, 어제 국무회의에서 외교적 ‘상상력’과 개성공단 문제를 언급한 것이 주목됩니다. 중재자·촉진자 역할과 함께 당사자 행보를 걷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합니다. ‘노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차원에서 ‘바텀업 실무협상’이 강조되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바텀업 방식은 원래 북한이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으로선 오히려 북한이 반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무협상이 잘 돼야 차기 정상회담에서 '제2의 노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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