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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 손엔 국화,감춰진 손엔 칼 들었던 일본의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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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한 손엔 국화,감춰진 손엔 칼 들었던 일본의 아베

    지영한 칼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연합뉴스)

     

    "앞에 내보이는 한 손에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국화를 들고 있으나 감춰진 다른 한 손에는 칼을 쥐고 있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가 저서 '국화와 칼'을 통해 일본인을 한마디로 정의한 말이다.

    국화, 즉 평화를 가꾸는 데 정성을 들이기도 하지만 사무라이처럼 칼, 즉 전쟁을 숭배하는 마음을 가진 것이 일본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이중성을 이보다 적확하고 통렬하게 함축한 말은 없어 보인다.

    일본이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 결정과 관련해 경제보복 카드를 뽑았다.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을 엄격히 규제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 기업의 피해가 불 보 듯하다.

    보복 조처라는 비난을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2일 "국가와 국가의 신뢰관계로 행해온 조치를 수정한 것"이라며 경제 보복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다분히 우리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대비한 말이다. 하지만 '신뢰관계'를 언급한 것 자체가 강제징용판결에 대한 후속 조치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일본의 대다수 언론도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조처로 보고 있다.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시원치 않을 판에 경제 보복으로 갚으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무엇보다 일본은 지난주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선언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주관한 의장국이다.

    말 그대로 잉크도 마르기 전에 경제통상을 정치외교 문제의 도구로 끌어들인 것이다.

    더욱이 이미 지난 5월경 이번 조치의 내용들을 확정해 놓고도 G20 정상회의 폐막이후로 미루었다고 하니 뒤통수를 치는 방식에 놀라울 따름이다.

    과거사 문제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 것이 한일 관계이다. 하지만 정치 외교와 경제의 문제를 구별하는 '정경분리'의 원칙이 작동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아베 정부가 모르지 않을 텐 데 금도를 어긴 것을 보면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치러질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과의 갈등으로 표를 모으려는 얕은 술수이다. 비겁하다.

    베네딕트는 일본문화의 특성으로 '알맞은 자리'도 꼽았다. 개인이나 사회나 각기 있어야 할 자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전쟁을 부추기는 아베 총리가 있어야 할 자리는 어디일까. 2015년 "피해자가 '이제 됐다'고 할 때 까지 사죄해야 한다"며 무릎 꿇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섰던 곳이 알맞은 자리가 될 것 같다.

    그런 바탕에서만 국가간 신뢰형성과 공동번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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