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수타면 고향 란저우式 우육면, 어떻게 한국서 대박났나



인물

    수타면 고향 란저우式 우육면, 어떻게 한국서 대박났나

    • 2019-06-29 05:25
    리쉰후 대표.(사진=인민화보 제공)

     

    서울 종로에서 뉴러우몐(牛肉面, 우육면) 식당을 운영하는 리쉰후(李勛虎) 대표는 하얀 국물에 고추기름이 들어간 중국 란저우(蘭州)식 뉴러우몐을 한국에 소개한 인물이다. 그는 중국의 음식 문화를 전한다는 사명감으로 정통 중국 요리를 꾸준히 발굴해 한국에 전하는 것이 목표다.

    리쉰후는 뉴러우몐 이전에도 이미 중국 음식을 한국 사람들에게 한차례 선보였던 유경험자다. 리쉰후는 대학생 때 1년간 중국에서 양꼬치 식당을 운영한 적이 있다. 그는 사실 한국계 중국인이지만 줄곧 한족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2001년 한국에 오게 되었지만 한국말을 못하니 할 수 있는 일에는 제한이 있었다. 그래도 한국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요량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그는 대학교 때의 경험을 살려 양꼬치 식당을 열기로 했다.

    예전에는 양꼬치가 '차이나타운' 인근에만 있었지, 한국인에게는 보편화된 요리가 아니었다. 그는 2008년 한국 손님을 대상으로 한 양꼬치 식당을 열었다. 점점 손님이 늘기 시작하다가 전국적으로 체인점을 100개나 내는 등 대박이 났다.

    오랜 기간 한 가지 업종을 지속하다 보니 그는 양꼬치 외에 다른 음식으로 식당을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인근 베트남 쌀국수집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호기심에 쌀국수를 맛보니 그의 머릿속에 란저우 뉴러우몐이 떠올랐다. 란저우 뉴러우몐의 비법을 배워 한국에 직접 선보여야겠다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그는 일단 부딪혀 볼 요량으로 직접 란저우로 가서 현지의 유명한 뉴러우몐집을 찾아다니며 비법을 전수받고자 했다. 비법을 전수받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거절만 줄줄이 받던 중 가장 유명한 뉴러우몐집에서 요리 과정을 참관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비법을 직접 전수받지는 못했지만 식당이 문을 여는 순간부터 닫을 때까지 주방과 홀을 오가며 운영과정을 관찰하니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를 어렴풋이 알게 됐다.

    그는 조금 받은 소스를 한국으로 가져와 란저우 지역 요리를 다룬 책을 참고해 배합 비율을 바꿔가며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해봤다. 하지만 그 맛을 내기가 어려웠다. 다시 란저우의 그 식당에 찾아가 주방 과정을 배우고 싶다고 청했다.

    허락을 얻어낸 그는 25일간 그곳에서 일하며 반죽해서 면을 뽑고, 고기를 삶고, 고추기름을 만드는 등 뉴러우몐을 만드는데 필요한 전 과정을 배웠다. 마침내 한국에서 당당히 란저우 뉴러우몐 가게를 오픈해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의 란저우 뉴러우몐에는 중국 지역색이 강하게 녹아있다. 사실 처음 가게를 열 때 한국에서는 좀더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게 소스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직원들의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원래 맛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되 10%만 한국에 맞게 바꿔야 한국인과 중국인의 입맛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에게 맛있는 중국 음식을 전하는데 보람을 느낀다. 그는 "란저우는 중국의 거의 모든 수타면이 시작된 곳이다. 뉴러우몐 역시 란저우에서 처음 만든 음식"이라며 매일 직접 수타를 하는 것은 힘들지만 중국의 음식 문화를 한국에 소개한다는 자부를 느낀다며 말을 마쳤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