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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뷰] 북미 '친서외교' 이번에도 통할까



통일/북한

    [한반도 리뷰] 북미 '친서외교' 이번에도 통할까

    ■ 방송 : CBS 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대담 : 홍제표 기자

    ◆ 임미현 >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정세를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시간입니다. 홍제표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나왔나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서를 읽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홍제표 >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였던 한반도 정세가 다시 급변하고 있습니다. 불과 며칠 사이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가 공개되면서입니다. 일각에선 북미 정상의 판문점 '깜짝 회동'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다 냉정하고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노이 회담 때처럼 큰 기대가 큰 실망을 낳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학습효과 때문이겠죠.

    ◆ 임미현 > 그렇긴 하지만 전반적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 아닌가요?

    ◇ 홍제표 > 그건 분명 그렇습니다. 북한은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고 미국은 빅딜 원칙만 고수하며 서로 꼼짝 않던 상황에 물꼬가 트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른바 '유관국' 지도자들이 움직임 때가 됐기 때문입니다. 각자 사정은 다르지만 국내정치적 요인들로 인해 시간의 압박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입장차가 크고, 이를 풀어내기 위한 국내 입지가 그리 탄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가장 핵심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습니다. 여전히 낙관하기 힘든 이유들입니다.

    ◆ 임미현 > 그래도, 이번 친서에 대한 북한의 평가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 아닌가요? 의미가 작지 않을 것 같은데...

    ◇ 홍제표 > 이것도 약간의 착시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이후 거의 반년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도드라진 측면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를 일종의 정치적 소품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예술작품'을 받았다고 극찬했을 정도죠. 이번에도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며 '정치적 자랑'을 한 뒤 답장을 보냈고, 북한도 똑같은 방식으로 대접했습니다. 훌륭한 내용에 만족한다,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보겠다... 물론 이런 식의 공개적 언급은 이례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트럼프 당신과 나는 대등한 관계라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라고 공개 언명했던 점도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이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오히려 냉철하게 국면을 보고 현상을 보면서 해법을 만들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임미현 > 그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심중히 생각해보겠다고 한 것도 별 의미가 없는 것인가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 홍제표 > 그 부분은 사실 애매합니다. 일단 '남다른 용기' 등을 운운한 것은 친서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구체적 내용이 포함돼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또, 참모들의 반대를 누르고 유연한 대북 접근으로 돌아선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친서 외교'는 '시작이 반'이라고 이미 매우 좋은 출발점에 서있는 셈입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나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같은 경우는 '하노이 회담 잠정합의안의 연장선상에서 다시 시작해보자'는 정도로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한발 양보해서 '셈법'을 바꿨다는 것이죠.

    ◆ 임미현 > 그런데 그 반대 해석도 있는 모양이군요.

    ◇ 홍제표 > 기본적으로 친서의 속성상 문구 하나하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어제 국회에서 비슷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미국으로부터 친서의 내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받았다면서 한 말입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북의 그러한 평가와 발표는 북측의 향후 협상을 앞둔 계산에서 나온 표현으로 본다"

    이는 친서에 북한이 반길 만한 뭔가 특별한 내용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북측이 향후 협상 방향을 유리하기 끌어가기 위한 의도적 추켜세우기 쪽에 무게가 실리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 임미현 > 북미 정상의 판문점 '깜짝 회담'이 전혀 낭설로 드러난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보면 될까요?

    ◇ 홍제표 > 국내 일부 인사가 먼저 가능성을 제기한 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미국도 즉각 공식 부인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는 적대관계인 두 나라 정상이 최소한의 실무회담도 거치지 않은 채 불쑥 만남을 갖는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상상입니다. 다만 남북관계의 역동성을 감안할 때 전혀 불가능할 것도 없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확산된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그렇다면 최근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봐야겠군요?

    ◇ 홍제표 > 분명히 좋은 신호들이 여러 곳에서 들어오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좀 더 검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검증 포인트는 △이번 주말 한미 정상의 대북 메시지 △미중 정상회담 결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국내 행보 등입니다. 예컨대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일단 대화 테이블에 나오라'는 식의 기존 메시지를 반복한다면 '친서 외교'는 불발된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이 최근 북한에 대한 유인 요소는 없이 실무협상 재개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에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톱다운(정상회담)에서 쓴 맛을 본 북한이 바텁업(실무협상)에 응할 리 만무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대화 기피' 프레임을 노린다는 것이죠. 다만 북미가 물밑접촉을 계속해온 것이 사실인 만큼 이를 바탕으로 의외의 급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정반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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