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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마사회 직원 천여명, 수십억 불법베팅



사건/사고

    [훅!뉴스] 마사회 직원 천여명, 수십억 불법베팅

    • 2019-06-12 09:57

    마사회 직원 천여명, 수십억 규모 불법 베팅 적발
    "심판 역할하면서 마권 사면 유리하게 운영할 우려"
    감사 없던 사각지대 속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
    징역형까지 가능…적발된 직원들 수사이어질 듯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제보 : newsshow981@gmail.com

    ◇ 김현정>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오수정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볼까요?

    ◆ 오수정> 먼저 지난 주말에 저희가 어딜 다녀왔는데요, 소리를 듣고 어딘지 추측해보시겠어요?

    ◇ 김현정> 경마장 다녀오신 거예요?

    ◆ 오수정> 네. 과천 경마공원역에 내리자마자 나이를 불문하고 정말 수많은 인파가 있더라고요. 하루 방문객수가 많으면 3만명에 이른다니, 가늠이 되시죠? 경마뿐만 아니라 승마 체험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도 할 수 있어서 데이트나 나들이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과천 경마공원을 찾은 가족 나들이객들

     

    ◇ 김현정> 주 5일 근무하면서, 레져 스포츠로 인기가 높더라고요. 그런데 사실은 이 경마가 국가에서 관리하는 사행산업인 거죠?

    ◆ 오수정> 네. 정부는 사행산업으로 분류된 경마를 직접 관리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관리하는 사행산업은 경정, 경륜, 복권, 카지노 등이 있는데요, 이렇게 국가가 운영하고 관리하는 사행산업라면 더욱 공정함이 중요하겠죠. 그런데 경마를 운영 관리해야 하는 마사회 직원들이 직접 게임에 참여한다면 어떨까요.

    ◇ 김현정> 게임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그 게임에 직접 참여를 한다고요? 이게 오늘 훅뉴스입니까?

    ◆ 오수정> 네. 마사회 직원들의 불법 베팅 실태를 취재해봤습니다. 우선 마사회법에 따르면 조교사와 기수, 말 관리사 등은 물론 마사회 임직원 모두의 마권 구입은 엄격히 제한돼 있습니다. 이를 어겼을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고요.

    ◇ 김현정> 경마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마권 구매를 하면 안 된다는 거죠.

    ◆ 오수정> 내부정보를 이용해서 경기에 개입해서 이득을 볼 우려도 있구요. 이 부분은 전 사행산업통합위원회 위원 황승흠 교수의 설명으로 들어보시죠.

    [녹취/황승흠 전 사행산업통합위원회 위원]
    "마사회는 경마라는 경기의 일종의 심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도 주최하고 심판 역할인데 이 사람들이 마권을 사면 자기가 마권을 산 말을 유리하게 운영을 할 우려가 있잖아요.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은 경기에 개입하면 안 돼요. 그래서 마권을 사거나 이런 걸 일절 못하게 하죠."


    ◇ 김현정> 경마라는 게 말이나 기수의 컨디션, 또 주변 여건 등에 크게 좌우되는 거잖아요. 마사회 직원들이 일을 하다 보면, '오늘 어느 말 컨디션이 어떻대, 기수가 어떻대...' 그러한 얘기들을 들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베팅을 엄격히 금지하는 거 아닙니까?

    ◆ 오수정> 네 그렇습니다. 일반인보다는 마사회 내부 직원일수록 경마 정보에 관한 접근이 쉽겠죠. 전직 마사회 직원의 말입니다.

    [녹취 / 전직 마사회 직원]
    "솔직히 직원들 중에 경마파트에 고위직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은 경마장 조교사들이랑 친하고 하니까 어떤 말이 컨디션이 좋다 나쁘다 이런 얘긴 할 수 있는데. 무슨 정보를 어디서 들었다거나.."


    ◇ 김현정> 그럼, 이런 정보를 갖고 있는 직원들이 돈을 걸고 마권을 샀다는 거예요?

    ◆ 오수정> 마사회 직원들이 몰래 베팅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의혹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었죠. 그런데 최근 마사회와 국무조정실이 이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고, 대규모 부정 실태가 드러난 것으로 C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베팅을 했다는 거예요?

    모바일 경마 베팅 어플리케이션 '마이카드' 화면 캡처

     

    ◆ 오수정> 직원들의 불법베팅은 '마이카드'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이뤄졌습니다. 마이카드는 경마장 내부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모바일 베팅 어플리케이션이라고 보시면 돼요. 경마에 돈을 걸 수 있는 베팅은 기계로 발권하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2014년부터는 모바일로도 베팅할 수 있는 '마이카드'라는 어플리케이션이 생겼습니다.

    ◇ 김현정> 그럼 발매 창구에서 한참 줄 서지 않아도 되는 거네요?

    ◆ 오수정> 네. 바로 마권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베팅에 필요한 경마 정보나 경주 진행과 관련된 속보도 받아볼 수 있어서, 전체 마권 판매량 중 이 마이카드를 통한 판매 비중도 늘고 있다고 하네요.

    ◇ 김현정> 마이카드를 통해서 불법 베팅을 한 직원들. 규모가 얼마나 된다는 거예요?

    ◆ 오수정> 이번에 전수조사를 한 결과, 마이카드를 통해 마권을 구입한 직원들이 1,000여명에 달하고 그 금액도 수십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 김현정> 마사회 전체 직원이 몇 명인데요?

    ◆ 오수정> 한 6,000명 정도라고 해요.

    ◇ 김현정> 그럼 전체 직원의 6분의 1에 달하는 인원이 불법 베팅에 참여했다는 게, 감사 결과 적발됐다?

    ◆ 오수정> 그렇습니다. 이번에 감사를 진행한 국무조정실 관계자도 "마사회의 직원 관리와 마권을 구입한 직원들 수에 깜짝 놀랐다"고 할 정도였어요. 이에 대해 마사회는 직원들이 어플리케이션 시연 과정에서 테스트용으로 쓴 것이 상당수라고 했지만, 적지 않은 직원들의 탈선이 확인되면서 당혹해하는 모습입니다. 마사회 관계자입니다.

    [녹취 / 마사회 관계자]
    "대다수의 경우는 고객유치용으로 쓰지 않았을까.. 그외 일부 금액이 의심스러운 부분은 있긴 있습니다."


    ◆ 오수정> 더 중요한 것은 이번 감사로 드러난 게 다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지금 천명 듣고도 깜짝 놀랐는데, 더 있을 수도 있다고요?

    ◆ 오수정> 마이카드는 본인 인증을 통해서 실명으로 가입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나마 남아있는 실명 계좌 내역을 통해서 불법 베팅을 한 직원들이 적발될 수가 있었던 거죠. 하지만 마권구매 대부분은 자율발매기 등을 이용한 비실명 방식으로 이뤄져요.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의원에 따르면 2017년 마권발매 실적 중에 마이카드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판매액은 20% 정도에 불과하고, 비실명으로 베팅하는 자율발매기 발매액은 67%로 대부분을 차지했거든요.

    ◇ 김현정> 누가 베팅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자율발매기 판매 비중이 70% 가까이 된다는 건데, 여기에선 직원들의 마권 발매 여부를 알 수도 없는 거네요?

    ◆ 오수정> 감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은 사각지대가 크다는 건데, 사실 직원들의 경마 참여는 내부에서도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도 해요. 경마장 직원의 증언입니다.

    [녹취/ 전직 경마장 직원]
    "비공식적으로 속닥속닥 얘기하자면 그런 건 뭐가 있어요. 알게 모르게 경마한다든가. 창구에서 직접 구매하고 할 때는 그런 게 있긴 있었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일 텐데. 오시는 고객분들 잡고 물어봐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일 거예요."


    ◇ 김현정>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이렇게 공공연한 비밀, 그 실태가 드러나진 않았던 거예요?

    ◆ 오수정> 직원들의 불법 베팅과 관련해서는 단 한 번의 감사도 없었거든요. 마사회 임직원의 마권 구매를 제한하는 법이 1962년에 만들어졌는데, 감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과천 경마공원에서 방문객들이 경주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

     

    ◇ 김현정> 이번 감사 때까지 50년 넘게 직원들의 베팅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방치되다시피 한 거네요. 또 비실명구매는 잡아낼 방법도 없으니 감춰진 실상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마사회 운영 자체가 허술했군요.

    ◆ 오수정> 마사회 운영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마는 회당 최대 10만원까지만 돈을 걸 수 있도록 돼 있는데, 마사회는 계좌를 여러 개 발급해줄 수 있는 방식으로 이 규정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어요. 올해 초 감사 결과인데, 또 일부 직원들은 해외에 머물면서도 허위로 출근등록을 해 급여를 부당하게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는 직원 천명의 대규모 불법베팅이 확인됐는데, 그 직원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 오수정> 현재 수사의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하고요 시스템도 개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마사회 관계자입니다.

    [녹취 / 마사회 관계자]
    "이 같은 내용이 확인이 되고 나서는 현재는 직원에 관련된 개인신상정보에 대한 부분을 가입이 안되게끔 체크되는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고요. 필요한 경우에는 고발을 하든지 아니면 수사 의뢰를 법적인 조치까지 생각을 하고 있죠."


    ◇ 김현정> 마사회의 부실한 직원관리, 그리고 기강해이가 도를 넘은 모습인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직원들의 불법베팅 여부도 추가로 밝혀져야 하겠네요. 오수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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