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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정 사건' 미스터리…왜 죽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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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시신 못 찾아 입증에 어려움…정신질환 가능성은 부정

    (사진=연합뉴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은 피의자 고유정(36)의 범행 동기부터 수법까지 그야말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 사건이었다.

    경찰은 고유정이 긴급체포된 지난 1일부터 사건 송치를 하루 앞둔 11일까지 열흘간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고씨의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됐다는 사실을 확인, 우발적 범행이라는 그의 진술을 일축했다.

    하지만 고씨가 정확한 범행 동기와 수법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수사를 완전히 매듭짓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 '살인 도구 검색부터 사전 구입까지'…드러난 계획범죄
    고씨는 이번 살인이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고씨는 "전 남편이 덮치려해 수박을 썰기 위해 손에 들고 있던 흉기를 한두 차례 휘둘렀다"며 계속해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이 고씨의 치밀한 계획범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명백한 증거물이 될 수 있는 시신은 훼손된채 유기돼 아직 회수를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인천 서구의 한 재활용업체에서 뼛조각을 발견했다고 밝혔지만, 고열로 소각된 상태여서 피해자 시신인지를 가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피해자의 머리카락 감정은 1주일, 뼛조각은 3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고씨가 범행 전부터 살해와 시신 훼손, 흔적을 지우기 위한 세정작업까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보고있다.

    고씨는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오면서 시신훼손을 위한 흉기를 미리 준비했다.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칼과 표백제,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세숫대야, 청소용 솔, 먼지 제거 테이프 등을 구입했다.

    지난달 28일 완도행 여객선으로 제주를 빠져나가는 도중 배 위에서 유기하지 못하고 남은 시신을 2차 훼손하기 위한 도구를 인터넷으로 주문해 경기도 김포시 소재 가족의 아파트로 배송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완도항 여객선에서 1차로 크기가 작은 시신을 유기하고, 김포시 소재 아파트에서 남은 시신을 2차로 훼손해 유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고씨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해 고씨가 피해자를 만나기 전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과 살인 도구의 종류, 시신 훼손·유기 방법 등을 다수 검색한 것도 확인했다.

    고씨는 제주로 입도하기 전인 지난달 17일 충북 청주 주거지에서 20㎞ 떨어진 한 병원에서 졸피뎀 성분이 든 수면제를 처방받아 해당 병원 인근 약국에서 약도 구입했다.

    경찰은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 점으로 미뤄 고씨가 범행에 약물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고씨가 차량을 충북 청주에서 제주도까지 가져와 시신을 싣고 되돌아간 점, 범행 현장을 깨끗이 청소한 사실,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하기 어렵게 훼손 후 여러 장소에 유기한 점 등도 고씨의 계획범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입 다문 고유정, 전 남편 '왜', '어떻게' 죽였나

    고씨가 입을 열지 않고 있어 정확한 범행 동기는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고씨의 정신질환 가능성은 부정하고 있다.

    경찰은 다만 고씨가 재혼한 현 남편을 신뢰하고, 완벽한 가정을 꿈꾸는 상황에서 전 남편인 피해자와 자녀의 면접교섭으로 현재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고씨는 지난달 9일 전 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 날부터 본인의 휴대전화 등으로 졸피뎀, 니코틴 치사량 등 약독물과 살해 도구의 종류와 시신 훼손 방법 등을 검색했다.

    고씨가 가족에 대한 애착을 보이면서도 아들이 있는 장소에서 범행을 저지른 이유도 안갯속이다.

    고씨는 전남편 강씨를 살해할 때 아들이 같은 펜션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신상공개가 결정되자 "아들과 가족때문에 얼굴 공개가 되느니 죽는게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씨가 건장한 남성을 어떻게 혼자서 제압하고 범행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피해자는 키 180cm, 몸무게 80kg의 건장한 체격이지만, 고씨는 키 160cm, 몸무게 50kg 수준이다.

    경찰은 피해자 혈흔에 대한 약독물 검사를 의뢰해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는 회신을 받고, 고씨가 범행 전 약독물을 사용해 피해자를 무력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또 펜션 내에 남아있는 비산 혈흔 행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수면제인 졸피뎀을 복용한 피해자가 공격받았을 때 나타나는 혈흔 행태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펜션 내 혈흔 행태가 150㎝ 높이에서 시작해 계속해서 낮아졌고, 피해자가 도망가는 형태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혈흔에서 방어흔은 있었지만 공격흔은 없었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가 의식이 또렷하지 않아 공격할 수 없었던 상황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피해자의 혈흔 등으로 보면 강씨가 성폭행을 하려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고씨의 주장이 허위일 수 있다.

    고씨는 감기 등의 증세로 약을 처방받은 사실은 있지만, 이후 약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후 증거 보강수사를 계속하고 피해자 시신 수색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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