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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목한 사진가 구본창, '빛과 그림자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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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

    중국이 주목한 사진가 구본창, '빛과 그림자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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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창이 창작한 <탈> 시리즈 작품
    사진이라는 말의 어원은 그리스어 phos(빛)과 graphis(그리다)로 두 자를 합치면 '빛을 그리다'라는 뜻이다. 빛이 그림자를 만들고 빛과 그림자가 모여 정지 혹은 율동의 미학을 만들어내면 사진은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해 영원으로 고정시킨다.

    때문에 사진가는 때로 '빛과 그림자의 마술사'라고 불린다.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스쳐지나가는 평범한 사물이 지닌 빛과 그림자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불후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사진가 구본창은 바로 이런 '빛과 그림자의 마술사'이다. 그의 작품 중에는 선명하고 강렬한 색감이 아니라 빛과 어둠을 이용해 조화로운 운률을 만들어내고 흑백과 회색으로 색다른 미감을 창조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탈출'해 독일로 유학

    사진가 구본창 (사진=이명근)
    구본창은 1953년 서울의 한 사업가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 시절에는 대부분의 부모가 자기 자식이 사업가, 의사 또는 변호사가 되길 바랐다. 구본창의 집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예술을 매우 좋아했지만 집안의 영향으로 경영학 전공을 선택해 예술가의 꿈은 잠시 접어두었다.

    대학 졸업 후 구본창은 누구나 바라는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러나 평범하고 기계적인 직장생활에 곧 불안과 싫증을 느꼈다. 입사 6개월 뒤, 구본창은 퇴사를 선택하고 독일로 향했다.

    독일에서 그는 여태껏 접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이국문화를 느꼈고 과거와 전혀 다른 생활방식을 체험했다. 이 모든 것이 그는 더없이 신기했다. 도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포스터와 그래피티 등 작품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예술에 대한 꿈을 일깨워주었다. 그래서 구본창은 대담한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독일에서 하고 싶었던 예술을 공부해 진정한 예술가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본창은 독일 함부르크 조형미술대학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독일에서 예술 공부를 시작한 그는 모든 것에 호기심이 가득했지만 자기가 정말 관심있는 분야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마침 알고 지내던 한국인 친구가 사진을 하고 있었다. 그 친구가 날마다 피곤한 줄도 모르고 사진찍는 것을 보면서 구본창도 사진의 즐거움을 조금씩 발견했고, 카메라를 들고 친구를 따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취미로 찍은 사진이 수업시간에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기도 했다. 친구의 영향과 선생님의 격려 속에서 구본창은 마침내 사진이 자기가 찾던 예술의 길이라는 답을 얻었다. 그래서 구본창은 사진 디자인 전공을 선택해 사진을 공부했고 그 뒤 30년 동안 우수한 작품을 많이 찍어 당대 한국 사진계에서 전기적인 인물이 됐다.

    ◇작은 목소리를 전달하는 힘

    2019년 3월, 구본창은 베이징(北京) 쓰리 섀도 포토그라피 아트센터에서 주최한 워크샵에 참석했다.
    30년 동안 사진을 찍으면서 구본창은 우수한 작품을 많이 창작했다. 그의 작품은 여러 나라에서 전시됐고 일부는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휴스턴 뮤지엄 오브 파인 아트, 교토 카히츠칸미술관 등 유명 미술관에 소장됐다.

    구본창은 사진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견해가 있다. 그는 사진은 기술보다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본창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작품에는 화려하고 강력한 색채보다 흑백과 회색이 주를 이루고, 내용도 조용하고 평범한 사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구본창은 자기는 이런 속성을 지닌 사물에 잘 매료된다고 말했다. 그는 평범해 보이는 사물이 들리지도 않은 작은 '목소리'를 통해 자기 이야기를 말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구본창은 그런 숨겨진 이미지나 쉽게 들리지 않은 '목소리'를 사진에 담아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작은 목소리'를 지닌 사물을 찍는 것에 열중하다보니 구본창의 작품은 때로 '외로워' 보일 때가 있다. 그는 자기의 사진을 보는 사람이 '나도 외로운데, 구본창도 비슷하게 외롭구나'라고 느끼며 '더 이상 외롭지 않다'는 희망을 갖기를 바란다.

    '작은 목소리'의 속성을 지닌 사물을 찍는 것 외에도 구본창은 '세월'의 흔적인 담긴 사물을 담는 것도 좋아한다. '백자'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 시리즈를 위해 구본창은 한국, 뉴욕, 런던, 일본 등 세계 각지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다니며 그곳에 소장된 조선시대 백자를 촬영해 미니멀리즘 특징이 강한 사진 작품을 만들었다.

    이들 시리즈 작품에 담긴 백자들은 수백 년의 시간을 견디느라 색이 변하고, 변형되고, 심지어 균열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부정적인 것처럼 보이는 변화가 바로 세월이 백자에 남긴 독특한 흔적이다.

    구본창의 '백자' 시리즈는 사진 예술적 의미는 물론 한국 문화의 텍스트로서도 중요하다. 구본창이 '백자'를 찍은 과정은 사진이라는 형식을 통해 자기로 대표되는 문화·역사의 재현과 회귀를 완성했다.

    따라서 이 시리즈 작품은 한국 예술가가 한국 문화에 대한 생각과 구현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 비슷한 시리즈로는 한국 전통 가면을 소재로 한 '탈' 시리즈가 있다.

    ◇중국 청년 사진작가도 발굴

    구본창이 창작한 <숨> 시리즈 작품
    1993년 구본창은 처음 중국을 방문했다. 이후 한 동안 사진 작업 때문에 중국을 여러 번 방문했다. 방문할 때마다 중국의 변화된 모습에 깜짝 놀라곤 했다.

    최근 중국의 사진영상 산업이 발전하면서 해외 교류도 늘었고 대규모 사진대회도 많이 생겼다. 구본창은 사진대회 심사위원 자격으로 중국을 여러 번 방문했다.

    때문에 중국의 젊은 사진가의 작품을 많이 접했다. 구본창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중국 사진가의 기록사진 작품을 꼽았다.

    한국의 젊은 사진가들은 유럽과 미국 사진 문화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 후반 특수효과를 입힌 게 비교적 많다. 반면 중국 사진가의 작품은 사회의 현실과 역사 문제를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해 진실된 중국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그는 "중국은 땅도 넓고 물자도 풍부하며, 날마다 다양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것은 중국 사진가에게 충분한 창작 소재를 제공한다. 이것도 내가 부러워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구본창은 사진가이면서 큐레이터이기도 하다. 2014년 구본창은 아를국제사진축제에 큐레이터로 참여해 아시아 사진가의 작품을 추천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사진축제 심사위원이었을 때 중국의 우수한 청년 사진작가 장커춘(張克純)을 알게 됐다.

    당시 장커춘의 작품은 입상하지 못했지만 구본창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구본창의 추천으로 장커춘의 작품 <북류활활(北流活活)>이 2014 아를국제사진축제에서 발견상을 받았다. 이후 장커춘은 국내외 사진 애호가들에게 유명해졌다.

    구본창이 창작한 <백자> 시리즈 작품
    앞으로 중한 양국의 사진 교류에 대해 구본창은 양국의 사진 교류는 분명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에서 개최된 <그리팅 프롬 사우스 코리아(Greetings from South Korea, 韓國影匯)> 등 전시회가 중국 관객에게 한국 사진가를 소개하는 창구가 됐다. 한국에서도 해마다 중국 사진가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그는"앞으로 이런 전시회는 물론 다른 큐레이터나 미술관이 여러 분야에서 교류를 촉진해 양국의 사진계 더 나아가 양국 문화를 연결하는 연결고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중국 인민화보사에서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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