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를 24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전문인력 1만 5천명도 채용한다.
삼성전자는 비전 발표와 함께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인프라와 기술력을 공유해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인 팹리스, 설계 서비스 기업인 디자인하우스 등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이달 말로 예정된 정부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방안 발표에 앞서 자체 새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 투자, 1만5천명 직접고용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국내 R&D 분야에 73조원,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투자한다. 모두 133조원이다.
화성캠퍼스 EUV라인∙신규 라인 등 파운드리 투자도 지속 추진한다.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와 이들의 설계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로 구분된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당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파운드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또 기술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시스템 반도체 R&D 및 제조 전문인력 1만 5천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되면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원의 R&D 및 시설투자가 집행되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42만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삼성전자 제공)
◇ 국내 중소 반도체업체 협력…반도체 산업 생태계 강화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해외 대형고객사에 치중했던 포트폴리오를 국내 중소형 팹리스 업체로 확대해 중소형 업체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상생 모델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팹리스 업체를 지원하는 등 상생협력을 통해 한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생태계를 강화한다"며 "국내 중소 팹리스 고객들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개발기간도 단축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IP, 아날로그 IP, 시큐리티 IP 등 삼성전자가 개발한IP(Intellectual Property, 설계자산)를 호혜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인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는 지금까지 수준 높은 파운드리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기준도 완화해,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의 소량제품 생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또한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개발활동에 필수적인 MPW(Multi-Project Wafer)프로그램을 공정당 년 2~3회로 확대 운영한다.
MPW는 웨이퍼 하나에 여러 종류의 칩을 생산해 테스트하는 것으로, 반도체 설계업체나 연구소 입장에서는 연구개발 과정에서 이를 통해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 계획…정부와 공동전선 구축될까삼성전자의 이번 비전 제시는 문재인 정부가 최근 강조해온 미래 성장 동력 확보 계획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차원으로 평가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분야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편중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을 신속히 내놓아달라"고 주문했다.
청와대가 최근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로 불리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3대 산업으로 한 집중 육성 방안을 주문했던 만큼 정부의 관련 발표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