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헌법재판소가 지금의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내년 말까지 새로운 법안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생명윤리관점에서 수정 순간부터 태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해온 기독교계에서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기독교계는 무엇을 해야 할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기독교계에서 마련한 긴급토론회에서는 낙태 문제에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집중했습니다.
토론자들은 법이 아닌 사회제도적으로 불필요한 낙태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대체로 공감했습니다.
[백소영 교수 / 강남대]
"태아를 감싸고 있는 모체에 대해서 사회가 공익이라고 생각하고, 인륜적 보편이라고 생각한다면 사회적인 생명을 보존하는 지지기반으로서의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년 넘게 낙태예방활동에 힘써온 김현철 목사는 법은 처벌이 아닌 예방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낙태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울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확한 생명교육과 성교육, 임신의 남성책임 강화, 미혼부모 지원책 강화, 위기임신의 상담 의무화 등이 갖춰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정부와 함께 교회가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현철 목사 / 낙태반대운동연합 전 회장 ]
"교회에서 사회가 다 충당하지 못하는 미혼부모 지원책을 교회가 사회복지 차원에서 채워야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교회에서 제발 성교육 하고요. 그리고 교회에서 남자들도 책임지라고 가르치고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을 교회가 더 수준 높게 우선적으로 해야 된다는 것을.. "
기독교 페미니스트 활동단체 믿는 페미의 달님 활동가는 특히 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달님 활동가는 "청소년 등 임신중절 경험 여성들이 피임에 대한 정보를 얻는 방법으로 인터넷을 많이 꼽는데, 인터넷에는 잘못된 피임 정보가 많다"면서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성교육이 청소년 시절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법률개정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산부인과 의사인 홍순철 교수는 우선 태아의 기형은 낙태의 사유가 돼선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낙태를 허용하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사유를 어디까지 포함시킬 것인지에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낙태 허용 임신주수에 대해서도 22주보다 빨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홍순철 교수 / 고대안암병원]
"실질적으로는 10주가 넘으면 자궁 안에서 인간의 모습을 띠고 그리고 여성의 건강권을 생각하며 8-9주 이내로 그 시기를 제한하는게, 그 시기에 상담을 통해서 제한하는 게 어떻겠는가.."
문시영 교수는 자칫 낙태를 반대해온 기독교계가 여성계와 대립하는 구도로 몰아가선 안 된다면서, 정죄와 반대를 넘어 교회의 새로운 고민을 촉구했습니다.
[문시영 교수 / 남서울대]
"교회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생명 환영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그런 공동체가 돼야 된다고 봅니다."
또 늦었지만 한국교회 안에서 신학적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면서, 교단 차원에서 일선교회 목회를 위한 신학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최현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