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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참사' 기억법…'세월호'는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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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한국의 '참사' 기억법…'세월호'는 달라야 한다

    • 2019-04-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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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망각' 속 반복되는 참사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추모관만 덩그러니…'
    "'4.16 생명안전공원', 참사의 고리 끊는 열쇠 돼야…"
    팽목항 기억공간 설치 요구, 진도항 발전에 방해된다며 '묵살'

    양재시민의 숲 한쪽 구석에 위치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추모탑. 대구지하철참사 안전체험관은 학생들의 체험 공간에 가깝지 추모의 개념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 사회가 그동안 참사를 대하는 방식은 이처럼 '망각'이었다. 반성할 틈도 없었고, 진실은 덮였다. 참사는 반복됐다.

    이제는 분명히,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은 불의한 사회에 대한 반성이고 안전한 사회에 대한 다짐이기 때문이다.

    CBS노컷뉴스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16일 이후 추진되고 있는 세월호 추모공간들이 '망각'이 아닌, 기억과 반성, 미래를 위한 공간으로 준비되고 있는 지 짚어봤다.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가 있던 화랑유원지와 화랑유원지에 조성될 예정인 4.16생명안전공원 조감도.
    ◇ '4.16 생명안전공원'이 도심에 위치해야 하는 이유

    세월호 5주기를 일주일 앞둔 지난 10일, 경기도 안산의 4.16기억교실을 춘천의 가정중학교 학생 40여 명이 찾았다.

    계기교육을 준비한 김정민 교사는 "학생들하고 관련이 있다 보니 좀 더 많이 공감하는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세월호 참사로 250명의 단원고 학생들이 희생되면서 추모의 '메카'가 된 안산.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15년 9월부터 세월호 추모 공간인 '4.16 생명안전공원'(생명공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위치와 봉안시설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 2월에야 위치를 분향소가 있던 화랑유원지로 확정지었다.

    생명공원은 오는 6월까지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 디자인 공모·설계를 거쳐 2022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화랑유원지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 추진이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 반대 주민들은 여전히 공원 위치를 외곽으로 옮길 것과 봉안시설 제외를 요구하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안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어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다.

    유가족들이 주민들의 눈총을 감내하면서까지 화랑유원지와 봉안시설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왜일까? 유가족들은 생명안전공원이 희생자와 유가족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고 말한다.

    전명선 전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대구 지하철 참사나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사고 이후 실제 안전교육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은 없다"며 "어느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반복되는 참사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이번에야 말로 새로운 방식의 반성과 추모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잊지 않기 위해서는 봉안당을 포함한 참사의 기록과 유품이 있는 그대로 보존돼야 하고, 그것들이 살아있는 교육 현장에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가족공원에 위치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공원 1층 전시실.(사진=윤철원기자)
    ◇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추모관만 덩그러니…'

    인천에 있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도 추모시설로서의 구색은 갖추고 있지만, 기록과 교육의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추모관에는 일반인 희생자 45명 중 41명의 영정과 봉안함이 안치돼 있고, 세월호 내부 CCTV 영상과 세월호 승객 구조영상 등 단편적인 기록물들이 전시돼 있다.

    인천시로부터 운영을 위탁받은 인천시시설관리공단이 파견한 직원 2명이 상주하지만 순수하게 시설 관리만 할 뿐, 간단한 안내마저도 유가족의 몫이다.

    전태호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대책위원장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분들이기 때문에 안내를 부탁드리기 쉽지 않다"며 "어쩔 수 없이 유가족들이 상주해 있으면서 추모객들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책위 역시 교육공간의 필요성을 정부과 인천시에 요구하고 있지만 반응은 미온적이다.

    전 위원장은 "최근에는 학생들이 단체로 오는 경우가 있는 데, 안전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히 없다"며 "정부와 인천시에 추모관 옆에 교육시설을 지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긍정적인 답변은 받지 못했다"며 애석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세월호 관련 시설을 짓거나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국비로 하게 돼 있다"며 "앞으로 인천시가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면 추모관을 활용해 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시설들을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회원들이 국회에서 진도 팽목항에 세월호 기록관 조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제공)
    ◇ "팽목항, 참사현장 밀어버리고 지워버리면…뭘 배우나"

    애끓는 기다림과 숨가빳던 수색작업, 자원봉사자들의 숨결 하나하나가 오롯이 기억돼 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 이곳에 '기억 공간'을 세우려는 시민들의 요구는 개발논리에 밀려 묵살되고 있다.

    '팽목 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국민비상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해 9월부터 팽목4·16기록관, 희생자 기림비, 안치소 표지석, 소공연이 가능한 4·16공원 등 설치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진도군은 이들 시설이 현재 진행 중인 여객선터미널 건설 등 진도항 확장공사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다가 시민단체들이 반발하는 국민서명운동을 벌이자 한 발 물러섰다.

    기림비와 표지석 설치를 약속하고, '4·16공원'은 팽목항 입구 마을 빈터에 조성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터미널 마당에 66~99㎡(20~30평) 규모의 '기록관'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는 500여m 떨어진 서망항에 건립할 국민해양안전관 안에 추모전시관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장헌권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팽목 자체가 희생자들이 처음 뭍으로 나왔던 참사의 현장"이라며 "현장을 외면하고, 그 기억을 다 밀어버리고, 주차장, 대합실을 만들면 미래세대들이 이곳에 와서 무엇을 배울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망각' 속 반복되는 참사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세월호 추모공간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은 참사 현장을 중심으로 안산, 인천, 진도 등 3곳이다.

    유족들과 시민단체들은 정부와 이들 지자체들의 추모공간을 대하는 소극적인 태도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416재단 관계자는 "추모공간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피해자인 유가족들은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며 "추모공간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공공의 영역인 정부와 지자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추모공간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추모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신대 김민환 교수는 "한국 사회는 참사가 발생했을 때 참사를 잊는 방식으로 추모 공간을 만들어왔다"며 "4.16생명안전공원은 어둡기만 한 공간이 아닌 누구나 반려동물과 일상적으로 찾아올 수 있는 공간. 그렇지만 문득 아이들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으로 기존의 추모공간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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