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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영욕의 70년…회사 성장 기여 가족 갑질은 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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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영욕의 70년…회사 성장 기여 가족 갑질은 오점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국내 최대 항공사 CEO로서 외길 인생을 걸어온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인생 70년은 영욕이 교차하는 세월이었다.

    조 회장은 항공 외길 인생을 걸으며 최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국내외적 위상을 높이고 회사의 외형성장을 이루는데 일정한 기여를 했지만, 만년에 가족들의 갑질이 잇따르고 개인.경영비리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그의 인생역정에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고 조양호 회장은 약관이 갓 넘은 26세에(1974년)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부친으로부터 가업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을 받으며 항공인, 경영인으로서 전문성을 키웠다.

    입사 후 대한항공내 요직을 두루 그친 그는 입사 18년만인 1992년 대한항공의 사장 자리에 오르며 본격적인 경영자의 길로 접어들었고 지난 2003년에는 부친인 조중훈 회장에 이어 한진그룹의 회장직을 맡아 그룹경영에 나섰다.

    조 회장이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오른 이듬해인 1993년 연말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4조5천억원, 영업이익은 3064억원 수준, 그가 타계하기 직전해인 2018년에는 매출액 13조원, 영업이익 6천402억원으로 회사의 외형이 3배이상 커졌고 매출은 두배 가량 늘어났다.

    기업내부의 민주화는 사회 민주화보다 진보의 속도가 항상 느렸던 탓에 경영권을 승계한 이후 초중기까지 한진그룹 오너로서 경영자로서 그의 입지는 탄탄했지만 2천년대 시작된 사내 노조운동과 최근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주주친화경영 추세로 인해 최근에는 안팎의 도전과 시련에 직면했다.

    이런 추세에 더해 LA 땅콩회항과 물컵 갑질, 직원 폭행폭언 등 그의 가족들이 저지른 반복된 갑질로 사내는 물론 국민들로부터도 신뢰를 잃어 대한항공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고 조 회장은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재소환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과 KCGI(그레이스홀딩스)가 지난해말부터 대한항공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간여하기 시작하면서 수십년 동안 오너로서 한진그룹을 좌우해온 조양호 회장은 최대의 위기상황을 맞게 됐다.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직 연임에 반대한 데 다수의 소액.외국인주주들이 힘을 보태면서 주주들에 의해 대한항공 대표이사에서 퇴출되는 초유의 상황이 지난 주총에서 벌어졌다.

    조 회장은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지병을 치료하며 요양해왔지만 최근 3,4년간 이어져온 사내의 큼직한 이슈들로 인해 적지 않은 심적 부담을 받아온 것도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외형성장을 이루면서 전세계 항공사들이 동맹체를 결성해 경쟁력을 키우던 지난 2000년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 세계 주요 항공사들과 동맹체 '스카이팀' 창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으로 민항 회사들의 의사결정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국가를 위한 기여도 있었다. 지난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2018년) 유치위원장을 맡아 IOC와 남아공 더반 IOC 회의 등에 참가하며 올림픽 유치에 앞장서왔고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준비에도 힘을 보태왔지만 올림픽 개최 전 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조양호 회장의 그룹 회장직 승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이 없지만, 지난달 대한항공 주주총회 때까지 부친인 조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의 대권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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