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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에 대한 어른들의 반성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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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에 대한 어른들의 반성을 시작하다

    [노컷 리뷰] JTBC 새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

    JTBC 새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 (사진=방송화면 캡처)

     

    "지는 건 그냥 지는 거야. 오빠도 그래서 진 거야. 오빠도 맨날 그랬어. 좋은 게 좋은 거다, 지는 게 이기는 거다. 그래서 오빠가 진 거야. 난 안 그래! 싫어! 똑같이 갚아줄 거야!"('아름다운 세상' 속 수호의 대사)

    부당함에 맞서려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그런데 수호(김환희 분)의 말처럼 사실 '지는 건 그냥 지는 것'인지 모른다. 우리는 지는 게 이긴다는 말로써 애써 부조리 앞에 맞설 수 없는 현실과 어른인 우리를 변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린 수호(김환희 분)의 말에 우리는 얼마나 반박할 수 있을까. 자식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가며 JTBC '아름다운 세상' 속 어른들은 '학교폭력'이라는 어른들이 만들어 낸 괴물에 대해 반성을 시작한다.

    지난 5일 시작한 JTBC 새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연출 박찬홍, 극본 김지우, 제작 MI·엔케이물산)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들이 아들의 이름으로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JTBC 새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 (사진=방송화면 캡처)

     

    지난 1, 2회 방송에서 선호(남다름 분)는 옥상에서 추락했고, 그동안 학교폭력에 시달려 온 사실을 가족이 알게 된다.

    내 아이가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아빠 박무진(박희순 분)과 엄마 강인하(추자현 분)는 아들의 폭력 앞에 집값 내려갈까 걱정하는 주민들, 사건을 급히 무마하려는 학교, 원칙을 내세우며 자살 미수로 사고를 종결하려는 경찰들에 둘러싸인 채 아들의 불행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 나선다.

    아이들의 문제로만 여긴 '학교폭력'의 실체는 어른들의 사회를 닮아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와 학교라는 판 안에서 아이들은 '어른'을 답습하고 모방한다. 어른을 따라 어른의 갑질, 이기주의, 폭력, 부조리 등이 담긴 게 '학교폭력'이다. 그렇기에 학교폭력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학교폭력은 단순히 아이들 간의 싸움이나 폭력이 아니다. 어른의 문제이자 어른이 반성해 가야 할 지점이다.

    '아름다운 세상'은 누군가의 일, 남의 아이의 일인 줄 알았던 학교폭력이 내 일이 되었을 때 각 위치에 선 어른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보여준다. 누군가는 진실을 찾으려 하고, 누군가는 그 진실을 덮으려 한다. 이 또한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한 현실 그 자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우리는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 문제와 우리 일이 아니라 생각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의 참혹함을 너무나도 크게 느꼈다.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라고 말하던 어른들로 인해 우리는 너무 큰 희생을 치렀다. 그리고 미안함과 죄책감에 우리는 촛불을 들었고 아이들을 잊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세월호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이 만들어 낸 사회적 비극이기 때문이다.

    JTBC 새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 (사진=방송화면 캡처)

     

    무진은 사건 당일 아들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한 자신을 자책한다.

    "5분이면 됐는데 나중에, 다음에… 난 무엇을 위해 그렇게 내 아이를 뒤로 미뤘을까. 그보다 중요한 것이 또 뭐가 있다고…."

    아이들에게 이 폭력적이고 기울어진 현실에서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며 침묵하고 순응하며 살길 강요하기에는 지금도 충분히 잔인한 상황이다. 어른들은 더는 상처 많은 아이들에게도, 스스로에게도 "가만히 있으라"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아름다운 세상'은 '학교폭력'이란 나쁜 틀을 만들어 낸 우리 어른들의 반성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이 만들어 낸, 그렇지만 해결되지 못한 채 무한 반복되고 있는 비극을 끝내자고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질문의 시작이다. 이유 없이 죽으려는 아이는 없다. 아이들의 비극을 눈앞에 두고 우리는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말 드라마를 빌어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반성이 필요한 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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