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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수입인가' 배추 산지폐기량 12배가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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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누구를 위한 수입인가' 배추 산지폐기량 12배가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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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작물 산지폐기의 악순환, 대수술이 필요하다>
    ⑩채소 수입량 규제해 산지폐기 악순환 막아야
    채소 수입량 크게 늘면서 가격 변동성 커지고 산지폐기로 이어져
    사후약방문식 대처로는 산지폐기 악순환 막을 수 없어
    생산·저장·소비·수입 등 농산물 수급 선순환 구조 완성해야

    지난해 김치로 수입된 배추량은 29만 700여 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0년대 초반 시작된 신선배추(가공 전 배추)와 김치 수입량을 합하더라도 지난해보다 배추 수입량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 29만 700여 톤은 국내 배추 소비량의 19%에 달하는 양이다. 이는 2017년 전국에서 산지폐기된 배추량 2만 2400여 톤보다 13배 가까이 많았다. 생산시기나 가격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수입 배추가 없었다면 산지폐기 물량이 대폭 줄 수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배추 수입량이 20년 만에 30만 톤으로 크게 늘었지만 같은 기간 배추의 한 해 평균 소비량은 2% 가까이 감소했다. 이처럼 배추 수입량이 증가하는 반면 소비량은 감소하면서 배추가 조금이라도 과잉생산되면 가격안정을 위해 배추를 산지폐기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정만기 한국신선채소 협동조합 조합장은 "배추와 무 등 채소의 수입량은 늘고 소비는 줄었지만 재배 면적은 줄지 않은 상황이 산지폐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전체 소비량(수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꾸준히 줄어들면서 이전에 비해 작은 기후 변화나 생산량 변동에도 가격은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특히 고추, 건고추, 마늘 분말 등 원물(元物, 채소 등을 말리거나 갈아 모양을 변형시키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농산물)이 아닌 가공 재료의 경우 저율 관세를 적용받아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입량이 늘고 있다. 2018년 기준 당근은 국내 전체 수급량의 52%가 수입됐으며 고추는 63%를 기록했다. 한은수 농업관측본부 엽근채소 관측팀장은 "산지폐기 원인을 농산물 소비 감소와 수입 증가에서만 찾을 수는 없겠지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며 "소비량과 수입량의 변화 추이를 고려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농산물 수급 체계 역시 산지폐기를 부추겼다. 농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다른 산업보다 필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잘 갖춰야 하지만 생산 단계와 유통을 조절하는 저장 단계, 가격을 조절하는 소비·수입 단계의 연결고리가 취약해 시장친화적인 농산물 수급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생산단계에서는 우리나라 채소는 대부분 밭에서 재배되고 재배 면적도 크지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생산자들의 조직화가 필요하다. 특히 고추나 마늘, 양파의 경우 전체 재배농가의 절반 가까이가 소규모 영농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 고려돼야 한다.

    농작물 수급안정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장 단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 고추, 마늘, 양파 등은 연 1회만 수확이 가능한 채소류의 경우 1년 안에 소비해야 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저장량 및 재고량 파악이 특히 중요하다. 체계화된 조사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전체 수급물량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현실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정부는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를 통해 비축기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비축기지 대부분이 노후화돼 있고 부피가 큰 배추와 무 등은 민간 창고를 임대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김민수 해남채소생산자협의회 대표는 "산지폐기가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산지 생산자 단체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2월 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산지폐기의 악순환은 쉽게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농가 경영규모가 영세하고 소득이 불안정한 생산 단계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는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밖에 저장과 재고량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 역시 필요하다. 최병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원예실장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단계에서부터 저장, 소비하는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져야 산지폐기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싣는 순서
    ※해마다 수만 톤에 이르는 배추가 매년 산지폐기되는 이면에는 30만 톤에 육박하는 배추가 수입되고 있는 현실이 한몫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지폐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산 배추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등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배추 수입량을 줄이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주CBS의 기획보도 <농작물 산지폐기의 악순환, 대수술이 필요하다> 열 번째 순서로 농작물 산지폐기의 악순환 고리를 단절하기 위해서는 늘어나는 농산물 수입 물량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보도한다. [편집자 주]

    ①풍년의 역설-'배추 주산지' 해남 산지폐기 현장을 가다
    ②땜질식 처방 '산지폐기' 전국 각지에서 일상화
    ③배추 농사 20년 지은 해남 농민의 한숨
    ④해마다 반복되는 농작물 가격 폭등과 폭락
    ⑤농민-농협-지자체·정부 '침묵의 카르텔'이 산지폐기 초래
    ⑥배추밭 70% 장악한 '밭떼기' 상인

    ⑦산지폐기 초래하는 낮은 계약재배 비율과 높은 계약 파기율
    ⑧작물별 생산자 단체 조직화 수준 향상 절실
    ⑨무분별한 산지폐기 해결책 '농협 계약재배' 비율 확대
    ⑩채소 수입량 규제해 산지폐기 악순환 막아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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