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한유총 개학연기, 엄정대응이냐 공론화 해결이냐



교육

    한유총 개학연기, 엄정대응이냐 공론화 해결이냐

    [고삐 풀린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품으로 66]
    2107년과 차이점은? 실력행사 같지만, 대화에 방점
    대화로 선회... 국민 여론의 힘이 승리한 것
    교육부 밀실 야합 트라우마 vs 포용적 해결도 무방
    '시설사용료' 수용 여부, 공론의 장에서 논의 해야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열린 '유아교육 정성화를 위한 한유총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2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정책에 반기를 들며 개학연기를 선언했다.

    한유총은 그간 강력 반대했던 에듀파인 참여를 전격 수용하고, 공론화를 통한 대화를 교육부에 제안했다.

    또한 폐원시 학부모 3분의 2 동의와 학기 중 폐원 금지를 담은 유아교육법 시행령 유보를 요구하고, 이 요구를 받아주면 개학연기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공론화를 통해 이 시행령에 대한 결론이 나오면 이에 따르겠다고 했다.

    한유총이 개학연기를 선언했지만, 방점은 교육부와 대화에 찍혀 있다.

    ◇ 2017 실력행사로 의사 관철 vs 2019 실력행사보다 국민 동의에 호소

    2017년 9월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회계투명성 강화 방안에 반대하며 집단휴업을 예고했다가 당시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유은혜 간사와 안민석 의원의 중재로 집단휴업을 철회하고 합의에 이른다.

    3개월 후인 그해 12월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에 국가관리회계시스템 도입을 담은 유아교육정보시스템 추진 계획을 2차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서 삭제했다.

    2017년은 실력행사를 통해 사립유치원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의 실종이었다면, 2019년은 에듀파인을 전격 수용한 점이 다르다.

    2017년은 국회의원의 중재로 한유총-교육부 당사자간 합의였다면, 2019년은 한유총이 에듀파인 수용을 조건으로 공론화를 통해 공론의 장에서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호소해 동의를 얻겠다는 것이다.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열린 '유아교육 정성화를 위한 한유총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한유총, 실력 행사에서 '대화 선회'…국민 여론의 힘이 승리한 것

    그간 한유총은 실력행사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켰다.

    2017년 9월 집단휴업 예고가 그렇고, 2018년 10월 5일 박용진 의원 주최 '비리 유치원 근절 정책토론회' 방해사건이 그렇다.

    한유총은 광화문 집회, 국회앞 대규모 집회를 통해 교육당국을 압박했고, 급기야 2019년 2월 28일 개학연기를 들이대고 있다.

    '무기한 개학연기' 카드는 양날의 칼이다.

    '개학연기'가 실행되었을 때 학부모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고, 이에 대한 책임론이 들끓을 것이다.

    2017년엔 학부모들의 불안을 감당하지 못한 교육부가 서둘러 사태를 봉합할 수 밖에 없었지만, 2019년은 지난해 유치원 비리사태를 계기로 유은혜 교육부장관 체제에서 공공성 강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있다.

    2017년엔 서둘러 봉합하는 바람에 사립유치원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을 실종시키는 실책을 저질렀지만, 2019년은 국민의 지지 속에서 공권력을 통한 엄정 대응이냐 공론화 대화를 통한 해결이냐 두가지 선택지를 갖추게 되었다.

    한유총이 개학연기 카드를 동원해 교육부에 대화 요청을 한 것은 국민 여론의 힘이 승리한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교육부 밀실 야합 트라우마 vs 포용적 해결도 무방

    교육부가 한유총의 '공론화 대화' 제안을 어떻게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교육부는 2017년 '밀실 야합'을 했다는 트라우마(상처)가 있다.

    그러나 2019년 상황은 바뀌었다.

    교육부는 한유총과 대화 수용을 과거의 상처 때문에 부담스러워하고, 한유총은 과거 실력행사의 업보 때문에 대화 요구의 순수성을 의심 받고 있는 것이다.

    사립유치원 개학연기는 어느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힘이 아닌 설득과 대화를 통해 잘 해결되기를 국민은 바라고 있다.

    끄떡하면 집단 휴업· 폐원을 들먹이며 교육당국을 압박한 한유총, 그 한유총의 실력행사에 휘둘려 그간 공공성 강화를 방치한 교육부. 그 책임은 한유총, 교육부에 각기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원아들과 학부모, 국민들이 감당해야 했다.

    이제 갈등의 일시적 봉합이 아닌, 공론의 장에서 대화로서 성숙한 민주적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유아교육법 시행령은 유보했다가 공론의 장에서 결정하되, 그게 무산되면 나중에 통과 시키도 늦지 않다. 나중에 쓸 칼자루로 남겨 두면 된다.

    ◇금기시 된 '시설사용료' 수용 여부, 공론의 장에서 논의 해야

    한유총이 일관되게 요구하는 일명 '시설사용료'는 교육당국에서 금기시 되고 있다.

    그렇다면 '시설사용료'로 표현되는 사립유치원 사유재산권 인정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시설사용료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대화가 불통인 이유도 한유총이 '시설사용료'를 요구하는 한, 대화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부의 원칙이다.

    교육부는 이미 건축적립금을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시설사용료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유총의 시설사용료 요구는 초기 설립때 건물과 땅 구입에 들어간 막대한 비용을 감안해 달라는 것이다.

    이들 유치원은 누리과정 지원금이 지원된 2012년부터 '사립유치원이 돈이 된다'는 시장논리에 의해 동탄, 용인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거 사립유치원 설립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갑자기 회계 투명성이 본격 강화되면서, 과거에 누렸던 교비 임의 사용이 어렵게 되자 '시설사용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유치원을 학교체제로 구축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정부는 사유재산권 인정을 요구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정부 지원을 끊고 학교체제에서 배제하고 갈건지, 끌어안고 갈 건지 선택해야 한다.

    끌어안고 갈 거라면, 사립유치원 사유재산권 문제를 공론의 장에서 논의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현실적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사립유치원 문제처럼 갈등 정도가 높고, 전 국민이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공론화 방식이 적절한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