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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까치설날과 세뱃돈



칼럼

    [칼럼] 까치설날과 세뱃돈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까치설날은 섣달 그믐날입니다. 까치설날의 유래가 재미있습니다.

    불교국가인 신라에서 왕후가 스님과 정을 통하다 결국 왕을 죽이려 했는데, 까치를 비롯한 쥐, 돼지, 용의 도움으로 살아났습니다.

    그 뒤 12지에 없는 까치를 기념하기 위해 설 하루 전 날을 까치설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신라 소지왕이 그 당사자라고 하는데 사실을 알 길은 없습니다.

    까치설은 전래된 얘기보다 동요 때문에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반달등을 작곡한 윤극영 선생이 지은 동요 '설날'의 첫 대목에 까치설날이 등장합니다.

    이 동요는 아직도 설이 다가오면 방송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친근한 동요입니다.

    일제가 없애 버린 설날을 기억하고 일본 노래에 익숙한 당시 어린이들에게 우리 노래를 보급할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그 목적 이상을 달성한 셈입니다.

    일제가 없앤 설이 공식적으로 부활한 것은 불과 30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해방 후에도 1월 1일 양력설을 법정 공휴일로 인정했을 뿐 민족 명절인 설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양력보다 음력설을 쇠는 인구가 훨씬 많고 여러 가지 불편함을 호소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1985년에야 설 당일 하루만 공휴일로 인정됐고, 귀성을 감안한 연휴가 시작된 것은 1989년부터입니다.

    열차 표를 사기 위해 역에서 밤을 지새우고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는 진풍경이 만들어진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30년 동안 설 풍습과 풍경은 많이도 변했습니다. 이제는 종교와 관련 없이 10집 가운데 6집이 차례를 지내지 않고 있고, 차례를 지내더라도 직접 음식을 만드는 것 보다는 간편하게 배달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명절의 의미는 많이 퇴색하고 말 그대로 긴 휴가로 자리 잡아 가는 추세입니다.

    그래도 설이면 여전히 남아 있는 풍속은 세배와 세뱃돈일 것입니다.

    새해 마음을 담아 어른께 인사를 드리고, 어른은 아랫세대에 이런 저런 덕담을 건네는 풍습은 그저 아이들이 두둑한 용돈 챙기는 날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예전에는 세뱃돈 대신 덕담이 담긴 세뱃글을 넣어 전했다고 하는데 요즘 이런 일을 벌였다가는 원망만 들을 것이 뻔한 노릇입니다.

    그래도 서로 인사조차 건네지 않는 각박한 세태에 일 년에 한 번 자녀와 어린 조카들에게 큰 절을 받아 보는 호사를 누리는 대가라고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일이라 위안합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하는 꼴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고, 경제는 어렵다고 서로 아우성입니다.

    젊은이들은 친지들의 잔소리가 싫어 명절에 집 찾아가기 싫다하고, 살기 팍팍하다는 한숨이 여기저기서 쏟아지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식구들과 둘러앉은 밥상은 여전히 푸근합니다.

    진짜 황금돼지해는 내일부터 시작입니다.

    황금돼지해는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맘으로 덕담과 세배 나누시길 바랍니다.

    기해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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