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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달' 김선아 "도현정 작가 대본, 기가 쫙 빨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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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달' 김선아 "도현정 작가 대본, 기가 쫙 빨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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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붉은 달 푸른 해' 차우경 역 김선아 ①

    지난 16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서 차우경 역을 맡은 배우 김선아 (사진=굳피플 제공)
    지난 16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는 참 특이한 작품이었다. 시청률은 4~5%대로 마지막 회까지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그건 말 그대로 '숫자'일 뿐이었다.

    '아동학대'를 다루지만 피해가 전시되는 일은 없었다. 대신 가해자만을 겨냥하는 연쇄살인범 '붉은 울음'이 나왔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그 테두리를 벗어날 만한 사람이 거의 없는, 어딘가 수상하고 비밀스러운 인물이 많았다. 적어도 한 번 본 사람은 끝까지 볼 수밖에 없다고 시청자들이 입을 모으는 신기한 작품이었다.

    김선아는 착한 딸, 성실한 아내, 좋은 엄마와 상담사로 살아오다 시(詩) 구절이 발견되는 의문의 살인 사건을 맞닥뜨리며 인생이 바뀌는 차우경 역을 맡았다. 언제나처럼 좋은 연기를 보여준 김선아는 '붉은 달 푸른 해'를 향한 애정이 대단했다.

    "우리 '붉은 달 푸른 해'는 스릴러라서 추리하는 재미도 있지만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가 굉장히 큰 그런 드라마예요. 혹시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정말 꼭 한 번 봐 주시길 바라요."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 수상 소감에서 김선아는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시청을 독려하는 한편, 시즌 2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붉은 달 푸른 해'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제작진이나 배우들 이야기를 할 때면 눈빛이 두 배로 반짝이는 느낌이었다.

    도현정 작가 작품이 들어왔을 때 기분을 묻자, 당시 터져 나왔던 '어머 어머 어머 어머!'라는 의성어까지 빠뜨리지 않고 자세히 설명했다. 동료 배우의 유머러스함을 칭찬하면서는 '천재인 것 같다'고까지 했다.

    ◇ "나한테 작가님 작품이 들어왔다고?"

    김선아는 지난 2015년 방송된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애청자였다. 도현정 작가의 '붉은 달 푸른 해'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어머나!", "대박 대박!"을 외쳤다고. 회사 대표와 통화하면서도 "제가 '마을'을 다 봤잖아요~"라고 말했다.

    "나한테 작가님 작품이 들어왔다고? 정말? 약간 의외다"… 이게 김선아의 속마음이었다. 하지만 의아함보다는 빨리 대본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 1부에서 4부까지 마치 추리소설 읽듯이 후닥닥 읽어내려갔다. 특정 캐릭터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체를 쭉 훑었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가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였다. (사진=MBC 제공)
    하지만 김선아는 대본의 독자, 혹은 드라마의 시청자가 아니라 이 작품을 연기해야 할 배우였다.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대본이 달리 보였다.

    김선아는 "제가 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어려웠다. 시가 왜 배치되지? 이 아이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이럴까? 질문이 생겼다. 처음 뵀던 날 '이거는 그래서죠?'하고 계속 작가님, 감독님한테 질문했다. 당황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처음에 딱 보고 나서 계속해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너무 들었어요. 도현정 작가님 글이 쫙 추리하고 나면, 뭔가 저희를 공부하게 만들고 봐도 새로운 면이 있었어요. 진짜 미친 듯이 대본을 많이 봤던 것 같아요. 배우들이 다 그랬을 거예요. 너무너무 빈틈이 없는 대본이다 보니까요. 여기에서 저기(이야기)까지 가는 시간이 너무 정확한 거예요. 와! 요즘도 그렇고 예전에도 그렇지만 (초반만 좋고) 끝이 아쉬운 작품이 있곤 하는데, 13부 은호(에피소드)까지 가면 거기서부터 또 다른 뭔가가 시작되고… 한 번 읽고 기가 쫙쫙 빨리는 그런 느낌이 드는 거예요."

    ◇ 박복자-안순진-차우경까지, 김선아의 취향은 먹먹한 캐릭터?

    하루 전 인터뷰에서 김선아는 '붉은 달 푸른 해' 이야기를 하면서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고, 이 내용이 널리 기사화됐다. '품위있는 그녀' 종영 인터뷰 때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름처럼 박복한 삶을 산 박복자 캐릭터를 이야기하며 김선아는 눈물을 훔쳤다.

    '키스 먼저 할까요?'의 안순진이라고 썩 상황이 좋은 건 아니었다. 40대 승무원으로 권고사직 압박을 받고 전 남편의 빚까지 있는 꼬인 인생에, 소중한 연인을 만났는데 시한부였다. '붉은 달 푸른 해'의 차우경은 특정 대상을 목표로 한 연쇄살인을 볼 줄 알았지만, 강지헌(이이경 분) 외에는 믿어주는 사람이 없는 처지였다.

    먹먹한 캐릭터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김선아는 "먹먹하고 싶지 않다. 저는 되게 즐겁고 싶다.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최근에는 로코(로맨틱코미디)가 많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내후년 정도쯤이면 그런 사랑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여자들 많이 나오는 얘기가 몇 년 사이에 나오고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김선아는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처음부터 눈물을 많이 흘리며 감정 소모를 했다고 밝혔다. (사진=메가몬스터 제공)
    의도한 건 아니었으나 감정 소모가 큰 캐릭터를 연달아 맡았고, 이번 차우경은 그 정도가 가장 강했다. 자주 울었다. 김선아는 "처음부터 하도 많이 울어서 부어있는 상태가 많았던 것 같다. 눈도 그렇고. (너무 울어서) 얼굴을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따가울 때도 있었다"며 "식사를 많이 못 했다. 감정적인 부분도 있어서 식사를 걸렀더니 상태가 좋지 않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선아는 대본을 웬만하면 훼손하지 않는다는 욕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동시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냈다. 물론, 대본의 큰 내용은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저는 감독님께 의견을 많이 내는 편이거든요. 제가 얘면 이랬을 것 같다면서 오만 가지 상상을 했죠. 그럼 (감독님이 그건) 아니라고 한 적도 되게 많을 것 아니에요? 그럼 네, 알겠습니다 하는 거죠. (제가) 많은 이야기를 했을 때 감독님이 받아주시면 아직도 기분 좋고 그래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요. 감독님한테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편이에요. 마지막 빨간 코트 같은 경우는 유치한 생각이긴 한데, '붉은 달 푸른 해'에 '녹색 소녀'가 나오니까 빨간 코트로 시각적인 걸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어요. "

    ◇ 이이경과 첫 촬영 때 시선을 피한 이유

    극중 김선아가 웃는 장면은 한 번밖에 안 될 정도로 '붉은 달 푸른 해'는 웃음기 싹 뺀, 전반적으로 무거운 드라마였다. 그러나 실제 현장은 달랐다. 상대역을 맡은 이이경 이야기를 하며 김선아는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이경 씨는 대사가 너무 많아서 진짜 고생했을 거예요. 감정은 제 쪽이 많았다면 거긴 너무 많은 대사를 해야 해서… (웃음) 그 많은 대사를 너무 훌륭하게 소화를 너무 잘해서 그러면서 웃겨요. NG 낼 때도 웃기고. 저도 깜짝 놀란 게 NG 내면 자기(이이경)를 쳐요. 뭐지? '에이! 바보! 죄송해요! 에이~ 바보!' 이래요. (웃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웃긴 거죠. 뭐냐, 이 웃긴 사람은…

    딱 첫 촬영이 기억나는 게 저랑 이이경 씨 첫 촬영이 둘이 차 안에 앉아서 무슨 대사하는 씬이었는데 (웃음) 고개 돌려서 보니까 이이경 씨 너머로 아파트 화단 창살이 보이는 거예요. '고백부부'에서 (이이경이) 머리 끼인 게 자꾸 오버랩이 돼서 미칠 것 같더라고요. 눈을 한 번도 안 마주쳤어요. 이경 씨가 '선배님, 저 잘못한 게 있나요?'라고 해서 '아뇨. 미안한데 저 보지 말아달라'고 하니까 자꾸 눈 마주치려고 해서 '아뇨, 하지 말아줘, 제발! 제발…' (일동 웃음) 정말 제발 부탁이니까 하지 마세요. 제발… 첫 촬영 때부터 너무 웃겼던 기억이 나서 나중에 그 얘기를 하니까 ('고백부부' 촬영 때는) 하루종일 거기 껴 있었다는 거예요. (웃음) 굳이 (그때) 에피소드를 얘기해주는 거죠.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진짜 제가 부탁 하나만 해도 되죠? 나랑 붙는 씬이 없어도 촬영장에 와 주시면 안 돼요? 너무 재밌어서요' 그러니까 저를 웃겨야 된다는 욕심이 난대요. (웃음)"

    김선아는 이이경과 첫 촬영했을 때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사진=메가몬스터 제공)
    김선아는 이이경의 모든 것이 웃기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너무 웃기다. 왜 웃긴 걸까. 처음부터 너무 웃겼다. NG 낼 때도 계속 웃기니까 뭘 해도 웃기는 거다. 진짜 웃기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너무 타고난 거다, 타고난 거"라고 부연했다.

    지난 1일 은호(차학연 분) 엔딩 씬 찍으러 서해에 갔을 때도 잊을 수 없다. 이이경은 누워있는 차학연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다. 남규리와 김선아는 이이경의 노래를 듣고 너무 웃겨서 눈물까지 흘렸다고.

    김선아는 그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을 꼭 같이 봐야 한다면서 취재진 앞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보여줬다. 영상 속 이이경은 헬륨가스를 마신 것 같은 특이한 목소리로, 조금도 흔들림 없이 태연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 진짜 웃겨요. 이이경 씨는 약간 천재예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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