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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공약(空約)에 피멍든 에어포항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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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지자체 공약(空約)에 피멍든 에어포항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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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자료사진)
    경북 포항공항을 모(母)공항으로 하는 에어포항은 출범 1년도 안돼 회사가 부실의 늪에 빠져 폐업했다.

    50인승 소형항공기(CRJ기종) 2대는 리스사에 반납했고 12월14일자로 여객운송을 중단했다. 에어포항을 인수한 베스트에어라인(강신빈 부사장)은 내년초 보잉 737기종으로의 항공기 전면교체를 앞두고 조종사와 객실승무원 등 100여명을 회사에서 내보냈다.

    항공사 승무원의 꿈을 안고 입사했던 직원들은 졸지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직원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K씨는 3일 "베스트에어라인은 지난 11월 7일에 자기들 직원들을 데리고 들어와서 에어포항 직원들은 정리하기 시작했고 결국 12월 10일에 비행기 2대를 반납하고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지했다"고 주장했다.

    K씨는 "직원들 정리는 제일 먼저 눈에 가시같다고 여긴 경영지원실 직원들을 무급휴직과 대기발령으로 처리했고, 일부는 해고했으며 해고된 직원들이 부당해고라고 따지니 나중에는 남은 인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하던지 자진사표를 받았다"고 말했다.

    직원 피해는 이뿐이 아니다. 2018년 2월 출범한 에어포항은 출범 이후 줄곧 적자상태였다. 항공업계에서는 새롭게 출발한 회사가 흑자전환하는 데만 대략 3년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급여조차 제때 받지 못했고 출장비와 여비 등 소소한 회사경비도 개인돈으로 충당하는 일이 잦았다. 회사측은 지난해 연말부터 그동안 밀린 급여와 경비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며 일체의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직원 비대위측은 "베스트에어라인은 11월30일 부로 부당해고한 사람들의 급여.퇴직금, 12월 11일에 실업급여를 받고자 사표낸 사람들의 급여.퇴직금을 현재까지도 지급하지 않고 있고, 현재 재직중으로 되어 있는 직원들의 12월 급여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에어포항 직원들이 정당하게 일한 댓가를 받지 못하고 심지어 회사에서 주겠다고 개인보고 쓰게 한 돈들도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로인해 체불임금이나 부당해고를 다투기 위해 노동부에 접수된 직원들의 민원이 무려 51건이나 된다.

    베스트에어라인 강신빈 부사장은 3일 C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기존 운영해온 CRJ기종을 빼고 737기종을 들여오는데 상업운영 시까지 3~4달의 공백이 있다. 한 두달도 아니고 100명이 넘는 인원의 월급을 줄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측 직원들이 임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재산을 찾아내 20여건의 가압류를 걸어둔 것도 양측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강 부사장은 특히 다수 직원 실직과 관련해 "회사 임직원 숫자 117명은 과도했고 그래서 구조조정을 불가피하게 해야한다"며 "지금은 구조조정의 과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보잉 기종도입이 끝나는대로 경영진에 포함됐던 6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전원 재고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비대위측은 그의 말에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부을 수 없다'며 새로운 투자자금 투입시기를 최대한 늦추려는 사측과 직원들의 고용과 체불임금대책 요구가 첨예하게 맞서 있는 상황.

    국토부와 노동부도 뚜렷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직원피해 복구는 요원하다. 국토부는 에어포항의 경영권 이전 날짜(3일)가 도래했지만 운영자금조달계획이 마련될 때까지 대표자변경 허가를 해주지 않을 방침이다.

    국토부 부산항공청 관계자는 "강신빈씨가 에어포항 인수 뒤 10억원 가량을 투입했지만 돈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를)인수해 현재로서는 회사를 운영하기엔 자금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금력이 달리는 사업자가 에어포항을 인수한 것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경상북도와 포항시의 투자약속 위반인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는 지난 2017년 리튬 베터리 제조회사인 동화전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항공사(에어포항) 설립에 나서면서 향후 투자약속을 했고 국토교통부는 이를 근거로 컨소시엄의 자금조달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2018년 1월 항공기 운항증명(AOC)를 발급해준다.

    국토부 관계자는 "에어포항 설립 당시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출범 첫해 각 10억원, 둘째해 각 10억원씩 총 40억원을 출자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발을 뺐다"며 "양 지자체가 합의를 해서 사업자를 공모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킬 의무도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 출범 첫해 1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했던 동화전자는 지자체들의 투자약속 이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회사설립 1년도 안돼 사업정리에 나선 것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포항을 인수한 베스트에어라인의 자금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사업인허가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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