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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중국상품에 지갑 여는 한국 직구족



생활경제

    '가성비 갑' 중국상품에 지갑 여는 한국 직구족

    전세계 100만개 상점이 참여하는 중국의 최대 쇼핑이벤트 광군제(光棍節). 지난 17년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갈라쇼’에서 전광판이 세일 시작 1시간 49초만에 매출액이 571억 위안(약 9조 6천59억 원)을 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쇼핑 생활에서 '국경선'의 개념이 점차 희미해지는 가운데, 최근 글로벌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 온라인 쇼핑몰 해외 직구(직접 구매) 열풍이 조용히 일고 있다.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라 불리는 중국의 11월 11일 '솽스이(雙十一)' 세일 행사는 미국의 '진짜'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과 함께 11월을 한국의 해외 직구 최대 성수기로 만들었다.

    한국 관세청이 발표한 통계를 살펴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구매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올 상반기 한국인들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총 343만건의 물건을 구입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한국의 해외 직구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큰 폭으로 확대되며 일본과 유럽을 넘어서 미국에 버금가는 규모까지 성장했다.

    그런데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끄는 중국 상품은 뜻밖에도 이미 한국에서도 충분히 잘 만들고 있는 전자 제품이다. 이는 조금만 잘 생각해 보면 쉽게 수긍이 가는 현상이다. 최근 몇 년 새 중국의 전자제품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게다가 한국 본토 상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니 당연히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한국의 해외 직구족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무선청소기 같은 경우 상반기 구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8배 가까이나 폭증했다.

    공기청정기나 텔레비전 역시 많은 사랑을 받는 상품이다. 얼마 전 한국 친구가 필자에게 타오바오(淘寶)에서 공기청정기를 구매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물어보길래 일부러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을 해 보았다. 그런데 한국 인터넷상에는 이미 수많은 '타오바오 쇼핑 공략' 게시글이 올라와 있었다. 내용도 필자 같은 중국인이 알고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만큼 충실하고 구체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쇼핑몰을 통한 직구 과정은 이미 철저하고 체계적인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한국 최대의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가 한국의 직구족들을 위해 중국에 배송대행지(배대지)를 마련하고 배송이 완료되면 이를 다시 한국에 국제 택배로 보내주는 식이다.

    또 주요 신용카드사들도 솽스이를 맞이해 타오바오 인터내셔널 사이트에서 자사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물건을 구매할 경우 더블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를 펼치고 있었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일부 판매자들이 품질에 대한 해외 직구족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상품 실물이 등장하는 영상을 게시해 둔 모습이다.

    한국에서는 품질이 같다는 전제 하에 일부 일상용품의 소매가가 중국보다 훨씬 비싸다. 해외 고급 브랜드 제품의 경우 가격이 다른 나라의 2배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 가성비나 품질을 따지는 한국의 소비자들이 모두 해외 직구를 선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까닭에 오랫동안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이지만 해외 직구를 포함한 해외 소비액은 오히려 매년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지난 몇 년 간 계속해서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Korea Sale Festa)'를 주최하고 있다.

    일단 구상은 매우 원대하다. 한 달이라는 특정 기간 동안 한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홍보 활동을 직접 주관하고,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해 중국의 솽스이나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항하는 쇼핑 행사로 거듭나자는 취지다.

    그러나 할인 행사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유통 단계에만 머물러 있고 사업자에 대한 '동참' 요구도 어느 정도 정부에 의한 '강제 참여'의 성질을 띠고 있다.

    결국 사업자들이 준비 시간도 없고 의지도 부족한 상태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하니 행사 효과가 크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이에 따라 정부도 어쩔 수 없이 매년 행사 예산을 삭감하는 중이다.

    중국에는 '억지로 비틀어 딴 참외는 달지 않다'는 속담이 있다. 한국 정부는 사업자들에게 가격 할인을 강요하기보다 유통업의 불합리한 구조에 관심을 두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현재 한국 관련 업계에서도 대형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는 해외상품 수입을 늘리고, 가격차를 줄이거나 세일 기간에 할인 폭을 확대하는 등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이 단순히 형식적인 것이 아닌 진정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과 함께 산업의 전반적인 구조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일 것이다.

    ※본 기사는 중국 인민화보사에서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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