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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동' 文정부와 민주노총은 왜 등을 돌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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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친노동' 文정부와 민주노총은 왜 등을 돌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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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고용 악화 등에 노동정책 기조 수정
    親노동 정책도 결정적 국면마다 강행처리로 노동계 불만 고조
    탄력근로제·광주형 일자리 논란이 방아쇠 당겨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확대 등 노동현안을 놓고 총파업에 돌입한 반면, 정부는 민주노총을 배제한 채 새로운 노사정대화기구를 출범시키면서 노정(勞政)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친(親)노동 정부를 자처했던 문재인정부와 노동계가 얼핏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한 듯 보였지만, 그 뒷배경에는 구체적인 노동정책의 내용을 놓고 서로 감정이 상할만큼 상했다는 반증이다.

    민주노총은 21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중단과 노조법 개정,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광주형 일자리 저지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들어간다.

    반면 정부는 바로 다음날인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민주노총 참가 없이 공식 출범시킨다.

    게다가 "민주노총이 11월 총파업을 선포하며 경사노위에도 참여하지 않아 국민 걱정이 크다"(이낙연 국무총리), "개악이라고 반대만 하는 것은 책임 있는 경제주체의 모습이 아니다"(홍영표 원내대표),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같은 여권 주요 인사들의 공세적 언사도 부쩍 늘어났다.

    이처럼 정부와 노동계가 서로 '장군 멍군'을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벌이는 분위기는 올해 초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집권 직후 문재인정부와 노동계는 어느 때보다도 친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약속한 걸 봐도 그렇다.

    노동계에는 민감한 주제가 될 수 있는 고용 문제도 노사정이 함께 하는 일자리위원회를 통해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을 정도다.

    박근혜 정권 시절 강행 추진돼 한국노총마저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도록 만든 양대지침도 이내 폐기했다.

    비록 집권 직후 노동정책의 구체적 내용을 놓고 노동계와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경영계와 노동자 모두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주신다면 우리 경제정책, 노동정책이 노동계와 경영계에게 유익하다는 점을 반드시 증명해보이겠다"며 신뢰를 호소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노동계와의 상견례에는 민주노총이 불참했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쌓이면서 올해 1월엔 문 대통령과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청와대에서 만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과 민주노총 위원장이 단독 회동한 건 2007년 이후 11년 만이었다.

    하지만 급격히 악화된 고용 지표는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단초가 됐다. 지난 2월부터 취업자 증가폭이 추락하자, 노동계와 경영계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던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도 급격히 후퇴했다.

    문 대통령 집권 첫해인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는 2001년 이후 최대 최저임금 인상폭인 16.4% 인상을 통과시켰지만, 올해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 인상폭은 10.9%로 뚝 떨어졌다.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이 직접 약속했던 2020년 시급 1만원 공약은 공식 파기됐고, 그나마 인상된 최저임금도 산입범위 확대를 강행하면서 사실상 보수정권 시절 수준의 인상폭으로 크게 퇴보했다.

    한국GM 노조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을 점거한 건 갈라진 노정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및 한국 시장 철수 거론 사태가 벌어지자 정부가 앞장서 노조의 양보를 압박했다.

    합의문 발표 직후 "한국 노사협상에 있어 노조가 이렇게 많은 양보를 한 적은 없었다"고 평가할 정도였던 홍 원내대표는 정작 노조의 사무실 점거에 "너무 일방적이고 말이 안 통한다"고 비난했다.

    얼핏 친노동 정책으로 보이더라도 실제 내용은 노동계의 반대를 무시하고 강행된 사례도 많다. 사실상 자회사 간접고용으로 요약되고 있는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이나, 노동시간 단축 논란이 대표적 사례다.

    특히 국회가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를 통과시킬 때 노동계의 반발이 거셌다.

    이미 근로기준법에 주당 노동시간과 연장노동 시간을 명확히 규정하고도 정부의 잘못된 행정해석 탓에 장시간 노동 관행이 굳어졌을 뿐, 지난 대선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주요 후보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약속했던 터였다.

    이런 가운데 휴일수당 중복할증 여부를 놓고 노동계는 정부 스스로 기존 행정해석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당은 국회에서 법 개정을 강행하면서 휴일수당 중복할증을 개정안에서 제외해 사실상 정부와 기업에 '면죄부'를 줬다.

    그 동안 정부의 친기업 행보는 대폭 확대됐다. 특히 지난 7월 문 대통령이 아직 국정농단 사태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만난 사건은 노동계의 불안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와 광주형 일자리를 밀어붙인 일은 노정 갈등이 폭발하는 방아쇠가 됐다.

    정부로서는 노동시간 단축과 고용 위축을 해결하기 위해 조건부로 장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탄력근로제와 신규 고용을 보장하는 광주형 일자리를 포기할 수 없다.

    특히 2019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광주형 일자리 협상에서 물러나기 어려운 처지다.

    반면 노동계는 탄력근로제가 확산되면 연장수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뿐이라고 우려한다.

    광주형 일자리 역시 장기적으로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지난 20일 총파업을 예고하는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국회는 올 연말 안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며 합의하라고 협박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책임은 다 하지 않은 채 노동자 민중을 겁박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진보정책 추진 동력으로 노동계 지지가 필요한 정부도, 아직 노사정 대화 복귀를 원하는 민주노총도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어 대화를 통한 극적인 사태 해결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다만 지난 2년 동안 쌓인 입장 차를 서둘러 해결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여당과 민주노총 내부에도 사태 해결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노정 갈등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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