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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의 경제 해법 "'건설' 대신 '사람'에 투자하라"



경제 일반

    저성장 시대의 경제 해법 "'건설' 대신 '사람'에 투자하라"

    14일 증선위 '삼바 분식회계' 결론,공은 넘어갔다
    '성장'이란, 국민 개개인 생활수준의 지속적 상승
    건설투자로 경제활성화? 성장정책이라 포장말라
    노동 양 아닌 질 늘려 '인적자본의 축적 장려'
    임금인상이 곧 성장정책,경제민주화 동반돼야
    김수현·홍남기 인사, 시장의 기대와 관심 ↓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8년 11월 12일 (월)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 정관용> 지난주부터 새로 시작한 코너죠. 전성인의 문제는 경제다. 우리 경제를 수렁에 빠뜨리고 있는 문제들 좀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깊이, 깊이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익대학교 전성인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전성인>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우리 경제 좀 구조적인 문제를 카테고리로 하나씩 볼 텐데 그 전에 현안 잠깐 풀어보고요.

    ◆ 전성인> 그러시죠.

    ◇ 정관용> 오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20% 이상 급락했습니다.

    ◆ 전성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게 분식회계 문제에 대한 결론이 곧 나온다 이것과 관련된 거죠?

    ◆ 전성인> 아무래도 그렇다고 생각이 됩니다. 시장의 투자자들이 주말을 지나가면서 지난주에 있었던 박용진 의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문건 공개, 그것이 미칠 파장을 아마 나름대로 판단하신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그 내부문건의 핵심내용은 뭐였습니까?

    ◆ 전성인> 핵심내용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우리가 편의상 줄여서 삼바라고 하는데요. 삼바의 재경팀이 삼성물산 TF와 또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숫자들을 인위적으로 선택했다. 그러니까 삼성물산이 원하는 숫자가 있었고 삼성 바이로직스가 원하는 또 숫자들이 있었는데 일단 숫자는 삼성물산이 원하는 숫자로 확정을 하고 그 결과 삼바가 자본잠식에 빠지니까 그걸 해소하기 위해서 급하게 제2차 분식을 했다. 그리고 그걸 그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고 그 방안을 제안하는 데 회계법인들이 일정한 역할을 했다. 이런 내용들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 미래전략실이 주고받는 내부 문서를 공개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정관용> 그러니까 이게 거슬러 가보면 삼성물산하고 제일모직 합병. 그 당시에 제일모직의 가치를 올려야 되니까 제일모직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또 갖고 있으니까.

    ◆ 전성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보자.

    ◆ 전성인> 그것은 합병 전에는 그랬고요. 그래서 합병 전에는 막 19 3조 이런 숫자들을 막 갖다 냈어요. 그런데 합병을 하고 나서는 이제 삼성물산을 싸게 산 거 아니겠습니까, 구 제일모직이.

    ◇ 정관용> 그렇죠.

    ◆ 전성인> 그러니까 싸게 사면 얻는 이득, 그걸 우리가 염가매수 차익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많이 나오니까 그게 이제 장부에 막 나타나면 야, 너 이거 싸게 샀지. 이런 시중의 눈초리들이 생길 수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걸 가리기 위해서는 적당한 수준의 또 삼바 기업가치 평가가 필요했던 거예요. 그래서 합병 전에는 19.3조로 평가하다가 딱 1~2개월 지나서 똑같은 회계법인이 가치평가를 하는데 6. 9조로, 3분의 1 토막을 내는 것이죠.

    ◇ 정관용> 그리고 그 과정에 삼성물산의 태스크포스팀,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이 긴밀히 연결돼 있더라.

    ◆ 전성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게 최종 결론은 증권선물위원회가 14일날 내린다고 그랬잖아요.

    ◆ 전성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정도에 추세로 봐서는 상당히 조작이다? 문제 있다라고 나올 가능성이 큽니까?

    ◆ 전성인> 네, 그런데 오늘 시장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로 봐서 참 개인이 전문가도 아닌 상태에서 말씀드리기가 대단히 좀 조심스럽습니다. 시장에 미칠 영향이 커서. 그래서 예단하는 말씀을 드리기는 좀 어렵지만 적어도 나온 자료를 보면 많은 분들의 대다수의 평가는 공은 넘어간 것 같다. 그렇게들 말씀을 하십니다.

    ◇ 정관용> 그래서 만약의 경우 이건 문제 있는 분식회계 있었다는 식으로 결론이 나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전성인> 그다음에는 일단 종목은 거래정지에 들어가게 될 것 같고요. 그러니까 이제 거래정지되기 전에 필요한 매매를 하자 그래서 오늘 이렇게 엄청난 수치가 나왔던 것 같고요. 그다음에 분식회계가 이제 고의 분식회계와 관련된 관련자들은 증선위가 검찰에 고발을 하게 될 것이고요. 그다음에 분식회계라는 회계 기준 위반 사유가 있을 때는 상장 폐지를 위한 실질심사에 들어가도록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규정이 돼 있습니다. 다만 실질심사를 받는다고 해서 그것이 꼭 상장 폐지로 연결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 물론 반대의 상황도 보장돼 있지 않고요. 그래서 그것은 몇 가지 기업의 계속성이라든지 경영의 투명성, 기타 공익과 투자자 보호,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삼바가 어떤 제안을 제시하느냐 거기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서도 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까?

    ◆ 전성인> 그렇겠죠, 당연히. 왜냐하면 이것은 6. 9조라는 애초에 그 숫자를 선택하게 된 경위가 통합 삼성물산 합병 회계에 그게 가장 유리했기 때문이다라는 의혹이 굉장히 이제 구체화된 것이거든요. 그리고 삼바의 분식회계에 관해서도 물산 TF와 미래전략실이 알고 있었다는 얘기니까 여러 가지 이제 사실상 업무집행 지시자로서의 책임이라든지만 대주주 책임이라든지 뭐 여러 가지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고. 따라서 삼성물산에 대한 회계감리는 거의 예정된 수순이 아니겠냐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우선 증권선물위원회가 빨리 결론을 최종적으로 내려야죠.

    ◆ 전성인> 그렇죠.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자료사진=이한형 기자)

     


    ◇ 정관용>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우선 결론을 내야 합니다.

    ◆ 전성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삼바 이야기는 그 정도로 하고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다룰 첫 번째 주제는 뭘로 잡았습니까?

    ◆ 전성인> 저는 성장으로 잡았습니다.

    ◇ 정관용> 성장?

    ◆ 전성인> 네.

    ◇ 정관용> 왜 성장을 잡아보셨어요? 보통 진보는 형평성, 분배를 이야기하고 보수는 성장을 얘기하고 하는데 전성인 교수는 대표적 진보경제학자이신데.

    ◆ 전성인> (웃음) 제가 진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선입견이 분명히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빼고 다른 것을 얘기하기는 그럴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그래서 그렇게 잡았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전성인 교수가 생각하는 성장의 우선 개념 규정부터 해 주세요. 성장이 뭡니까?

    ◆ 전성인> 성장이라고 하는 건 많은 분들은 GDP 증가율이 높으면 그게 성장이다.

    ◇ 정관용> 경제성장률 이점 몇 퍼센트, 삼점 몇 퍼센트 하잖아요.

    ◆ 전성인> 맞습니다. 그런데 경제학 이론이나 또 많은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성장은 국민의 평균적 생활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 이렇게 정의를 하는데요. 몇 가지 구분을 좀 해 보자면 우선 총량이 아니고 1인당 개념이고요.

    ◇ 정관용> 1인당?

    ◆ 전성인> 그러니까 경제 전체 규모가 얼마나 늘어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수준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특정 계층이 잘 살고 특정 계층은 못 살고 이런 것보다는 평균적 수준이 올라가야 되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세 번째로는 일시적으로 올라갔다 또 떨어지고 이런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장기 추세를 말한다. 그러니까 좀 구분을 해 보자면 다음과 같은 상황은 많은 분들이 성장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이런 정의에 의하면 성장이 아닌데요.

    ◇ 정관용> 어떤 경우에요?

    ◆ 전성인> 예를 들면 특정 집단의 소득만 비대칭적으로 증가하는 소위 양극화 이런 거는 성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평균적 생활수준이 증가한다고 보기가...

    ◇ 정관용> 어려우니까.

    ◆ 전성인> 쉽지 않기 때문에요. 또 하나는 경제규모 자체는 증가하지만 1인당 소득은 안 늘어나는 경우. 이런 경우는 인구증가율하고 이런 것들이 이제 인구도 같이 늘어나고 경제도 늘어나는데 사람 한 사람, 한 사람당 소득이 안 늘어나는 그런 경우가 되겠고요. 또 하나는 1인당 소득이 일시적으로는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거나 하락하는 것. 이런 것도 성장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래서 국민들을 평균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장기적으로 잘 살게 만드는 것 그것이 성장이다, 이렇게 생각을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럼 전 교수님 식의 개념 규정에 의하면 1년간 우리 국내 전체 총생산량 이점 몇 퍼센트 성장했다, 그거는 성장이 아니군요.

    ◆ 전성인> 그것은 이제... 그걸 경제 총규모의 성장률 우리가 이렇게 말할 수는 있지만 생활수준의 향상, 1인당... 생활수준이라고 할 때는 언제나 1인당 혹은 가구당 이렇게 단위 경제를 생각을 하는데요. 그것의 어떤 향상, 이런 의미로 볼 때의 성장은 아닌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사진=시사자키 유튜브)

     


    ◇ 정관용> 아니다? 그럼 성장률이라고 하는 새로운 통계가 있어야 되겠네요.

    ◆ 전성인> 그러니까 이제 1인당 성장률, per capita GDP growth rate. 영어로는 그렇게 말하는데. 그런 지표를 보통 제일 많이 갖다 쓰죠.

    ◇ 정관용> 1인당 국민소득.

    ◆ 전성인> 그것의 증가율.

    ◇ 정관용> 그때도 양극화가 심해도 1인당 경제소득은 늘어날 수 있잖아요.

    ◆ 전성인> 물론 맞는 말씀이고요. 따라서 이제 1인당 GDP 성장률만 가지고 우리가 경제성장을 측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또 불비한 점이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정책을 펼치는 사람은 1인당 GDP 성장률도 눈여겨 봐야 되지만 우선 거기까지만 간 것도 커다란 진보고요,경제총량규모의 성장률에서. 두 번째로는 그것이 양극화된 상태에서 격차가 계속 벌어지면 그것을 이제 상식적인 선에서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보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국민의 평균적 생활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성장. 그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겁니까?

    ◆ 전성인> 그러니까 성장이라고 하면 우리가 그냥 빵 만드는 비유를 들어보면 빵집 비유를 좀 들어보면. 빵을 만들려면 빵을 만드는 기계가 있어야 되고. 또 빵을 잘 만들 수 있는 제빵사가 있어야 되고.

    ◇ 정관용> 그렇죠.

    ◆ 전성인> 그다음에 이 빵을 만드는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을 해야 되겠죠. 그래서 1인당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기 위해서는 자본이나 노동, 빵 굽는 설비라든지 제빵사라든지 이런 사람들 숫자가 계속 많아지든지 아니면 그 사람들이나 그 기계의 숫자는 똑같지만 빵을 굽는 노하우, 테크놀로지, 기술 수준이 향상되든지. 뭐 이 두 가지 중에 하나가 발생을 해야 되겠습니다.

    ◇ 정관용> 자본, 노동, 기술. 이 셋 중에 뭐라도 커져야만 그게 1인당 생산량의 증가고. 그게 곧 성장이다.

    ◆ 전성인> 네. 그런데 이제 사람 머릿수의 증가는 총 생산량은 늘리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1인당 생산량은 못 늘릴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생산량은 늘어났지만 그걸 많은 사람들이 생산하면...

    ◇ 정관용> 나눠야 되니까...

    ◆ 전성인> 사람들한테 나눠주고 나면. 그래서 이제 그거는 구체적으로 수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아무튼 노동이 늘거나 자본이 늘거나 기술이 올라가거나 그래야 된다.

    ◇ 정관용> 그럼 정부가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을 하려면 자본, 투자를 늘리든지 노동의 질을 높이든지 기술 발전을 이루든지 이런 걸 유도하는 정책을 표하는 것이 성장정책이라는 말씀이죠?

    ◆ 전성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보통은 왜 우리가 건설 경기 진작시켜서 성장정책 쓴다 그러잖아요.

    ◆ 전성인> 그러니까 건설 경기 부양은 그것이 이제 장기적으로 자본이나 노동이나 기술 수준의 지속적 증가를 가져오지 못하는 한 그것은 성장정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일시적으로 GDP를 경기 변동 주기상에서 끌어올리는 불황에서 탈출시키는 경제 활성화 정책은 될 수 있지만.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 정관용> 경기 조절 정책.

    ◆ 전성인> 그렇습니다. 그러나...

    ◇ 정관용> 성장정책은 아니다.

    ◆ 전성인> 장기적 추세에서의 성장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정책 꼭 써서는 안 된다 그 뜻은 아니죠. 경우에 따라서는 써야 되지만.

    ◇ 정관용> 경기조절도 해야 되니까...

    ◆ 전성인>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런 걸 하면서 이걸 성장정책이라고 포장해서는 안 된다.

    ◇ 정관용> 그럼 제대로 된 성장정책의 1번은 뭘 짚어주실렵니까?

    ◆ 전성인> 제대로 된 성장정책은 자본을 늘리는 것 또는 노동을 늘리는 것. 이 세 가지가 다 있는데.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경제 개발 연대에는 설비투자를 많이 강조를 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전성인> 그리고 그때는 이제 그것이 잘 먹혀들어갔습니다. 주효했어요. 그 이유는 우리가 풍부한 노동력이라는 조건하에서 자본이 희소했기 때문에 부족한 자본을 많이 만들면 그 효과가 아주 쑥쑥 나타나는 거예요.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자본이 얼마든지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상황이고. 반대로 노동이 희소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의 양을 어떻게 늘릴 것인가가 경제성장 정책의 핵심이 돼야 되는데...

    ◇ 정관용> 이 대목이 좀 어렵습니다. 노동이 희소하다고 하셨는데 지금 정취자분들은 아니, 무슨 소리야. 지금 직장이 없어서 실업률이 얼마인데, 특히 청년실업이 심각한데 무슨 노동이 희소하다는 거야.

    ◆ 전성인> 그러니까 지금은 언뜻 보면 노동 공급이 많고 노동 수요는 줄어서 노동이 이제 과잉공급된 것처럼 그렇게 얘기들을 하시지 않습니까?

    ◇ 정관용> 취업난 이런 거.

    ◆ 전성인>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중에 상당 부분은 미스매치의 문제인 것이고 우리 경제, 거시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는 노령화에 따르는 저성장.

    ◇ 정관용> 인구절벽, 이것?

    ◆ 전성인> 이것이 우리 경제에 장기적이고 기저적인 모습입니다.

    ◇ 정관용> 맞아요.

    ◆ 전성인> 그렇기 때문에 그런 장기적이고 기본적인 모습과 현실에 나타나는 문제를 잘 구분해서 현실의 문제도 물론 당장 풀어야 되겠지만 그것을 장기적인 해결책과 부합하도록 푸는 것. 거기서 이제 정책의 어떤 좋은 정책, 나쁜 정책이 나오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언급하신 것처럼 이미 노령화 추세, 인구절벽이 오고 있는데 사람도 없는데 노동을 어떻게 늘립니까?

    ◆ 전성인> 그게 이제 아주 좋은 질문이신데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머릿수를 늘리는. 여기서 중요한 거는 노동 투입을 늘리는 것인데요. 사람의 머릿수를 늘리는 정책은 못 쓴다.

    ◇ 정관용> 양적인 확대는 안 된다.

    ◆ 전성인>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쓸 수 있는 정책은 자꾸 줄어들고 있는 제빵사를,제빵사의 기술 수준을, 생산성을 올리는 것. 그것을 이제 좀 전문적인 용어로는 인적 자본의 축적을 장려한다. 이렇게 돼 있는데요.

    ◇ 정관용> 인적 자본의 축적을 장려한다?

    ◆ 전성인> 그러니까...

    ◇ 정관용> 한마디로 말하면 계속 끊임없는 재교육을 해서.

    ◆ 전성인> 그렇죠.

    ◇ 정관용> 그런 거죠?

    ◆ 전성인> 재교육도 하고 그 사람이 가진 어떤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도 하고 그 사람이 가진 새로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신산업도 개척하고 이럴 때 이 사람이 생산성이 높은 사람이 되어야 된다는 거죠. 우리가 이제 제3세계 국가에 있는 노동자들이 임금은 싸지만 그 사람들을 맞바로 데려다 못 쓰는 게 이 사람들은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어.

    ◇ 정관용> 생산성이 낮아.

    ◆ 전성인> 단순노동밖에 못 해 이러지 않습니까? 그 단순노동을 하는 단순 노동직에서 숙련 노동직, 생산성을 가진 노동직 그래서 사람에 투자하는 정책이 성장정책의 요체고 또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적 자본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성장정책이다. 예를 들면 대기업에서 명퇴를 하면서 그동안에 이제 수십 년 닦아온 노하우들이 한꺼번에 사장이 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리고 이제 그분은 자영업 가는데 그분은 자영업에 관한 노하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까 판판이 망한다. 그럴 때 이런 인적 자본을 어떻게 함부로 낭비하지 않을 건가. 이런 문제가 앞으로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여기까지 들으니까 지금까지는 우리가 성장정책 그러면 기본적으로 무슨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그런 정책, 아니면 기업의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정책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곧 성장정책이다?

    ◆ 전성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게 중간 결론이군요.

    ◆ 전성인> 그러니까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성장정책일 수 있죠. 지금도. 그러나 그것이 효과가 옛날만큼 좋지 않다는 거예요.

    ◇ 정관용>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사람에 투자하는 성장정책 어떤 게 있습니까, 예를 들면?

    ◆ 전성인> 예를 들면 교육 훈련을 강조하든지 그것을 정부가 직접 할 수도 있고요.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과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임금이라고 하는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을 여태까지 기업 생산의 입장에서는 생산비용이라는 입장에서만 봤는데 임금은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인적자본 투자의 수익이거든요.
    '2018 비정규직 철폐 6.30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개악법 폐기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 정관용> 임금은 투자다.

    ◆ 전성인> 네. 그리고 내가 인적자본 투자를 해서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그래야지만 인적자본 투자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

    ◇ 정관용> 학원도 다닐 수 있고.

    ◆ 전성인> 동기가 생기는 거죠. 중국어 학원 다니겠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그런 것을 하기 위한 물적인 기반을 만들어주기도 하거든요. 너무 가난해서 먹고 사는 거 자체에 급급하면 중국어 학원 다닐 수가 없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최저임금 인상도 일종의 인적자본 투자를 늘리는 것이고 성장을 위한 정책이 되는 건가요?

    ◆ 전성인> 그게 이제 다른 것과 잘 그런데 맞았어야지 되는데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런데 이제 개인 자영업자의 입장에서는 다른 경제민주화 조치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밑에서는 차고 올라오는데 위에서는 꽉 막혀 있으니까 비명이 나오는 그런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정책을 전체적으로 일관성을 좀 가지면서 했었어야 했다.

    ◇ 정관용> 지금 새로 들어설 홍남기, 김수현 체제는 지금 말씀하신 방향대로 잘 할까요?

    ◆ 전성인> 새길을 떠나는 분들에게 제가 뭐라고 얘기하겠습니까? 그냥 잘 하시기를 바라겠고. 혹시나 시간이 되시면 이런 얘기에 귀담아주시면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 정관용> 그런데 지난주에 평가 저희 같이 했습니다마는 이미 좀 어려워졌다고 보시는 거 아닐까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전성인> 이게 중요한 인사였으면 벌써 언론이 계속 대서특필을 했을 텐데 조금씩 관심도가 사그라지는 게 아닐까 라는건 이미 시장도 어느 정도 여태까지의 성과, 그걸 트랙레코드라고 하나요. 그런 것을 보고 어느 정도 짐작한 게 아니겠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직접 전 교수님이 입에 담지 않았습니다마는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쪽으로 계속 가는 게 아닌가 싶어서, 요즘 정책의 방향이 옛날식이구나라는 느낌이 또 듭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또 다음 주 월요일 계속 말씀 이어가죠. 고맙습니다.

    ◆ 전성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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