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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이 성사시킨 교황 방북…트럼프에겐 '숙제'-김정은에겐 '모험'



통일/북한

    文이 성사시킨 교황 방북…트럼프에겐 '숙제'-김정은에겐 '모험'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가속화 압박 효과
    성염 전 교황청 대사 "트럼프 큰 숙제…대북 문제 서둘러 해결해야"
    김정은 위원장도 교황에 비핵화 약속할 경우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부담

    (사진=청와대 제공)

     

    "트럼프 대통령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도록 해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 자문단에 속한 한 전문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 비핵화의 모든 공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감사의 뜻을 표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랑에 빠졌다고' 까지 표현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로켓맨'이라고 한마디라도 다시 언급하는 순간 공든 탑이 무너지고 지금까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게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숙제가 생겨버렸다.

    다름 아닌 교황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문 대통령이 전한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 소식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초청장을 보내 달라. 무조건 응답하겠다"며 방북을 기정사실화 하고 나섰다.

    교황이 어떤 존재인가. 전세계 인구의 18.7%에 달하는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인 지주이다. 게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의 사도로서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미국과 쿠바가 50여 년간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도록 중재한 장본인이다.

    또 50년간 내전에 시달리는 콜롬비아를 방문했을 때 좌파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는 교황에게 용서를 구했고, 최대 마약조직은 정부군에 항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일화도 있다.

    이런 교황이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다. 교황이 평양 땅을 밟는 순간부터 전 세계의 이목이 북한으로 집중되고,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교황의 보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더욱 가속화하라는 압박이 가해지고, 트럼프 대통령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교황청은 '북핵 문제는 점진적으로 평등하게 결연하게 해소되어야 한다'는 요한 바오로 2세의 발언을 북핵 해결에 대한 기본 입장으로 계속 견지해오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는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상응조치가 주어지면서 해결돼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입장이다.

    성염 전 교황청 대사는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지금 큰 숙제를 안았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손을 잡으면서 국제사회에 과감하게 커밍아웃을 해버리면 모든 공적이 교황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

    성 전 대사는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서둘러서 대북 문제를 해결하거나 아니면 판을 엎어버리거나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상당히 절묘한 한 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권의 명운을 건 모험이 될 수도 있다.

    가톨릭계의 수장을 초청한다는 것은 사실상 개혁·개방을 천명하는 것이고, 주민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는 등 인권 상황의 개선을 전제로 해야 한다.

    게다가 교황 앞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어길 경우 국제사회의 지탄은 물론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 이는 역으로 어느 때보다 비핵화가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도 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이 3자가 함께 풀고 있는 북핵 방정식이 더 복잡해질지 아니면 단순화 될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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