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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노동 행보…'정동영표 좌클릭' 정의당과 경쟁될까



국회/정당

    첫날부터 노동 행보…'정동영표 좌클릭' 정의당과 경쟁될까

    힘들었던 시절 자신을 다시 세운 노동 행보로 당 운영 예고
    원조 '친노동' 정의당 지지층 확고...평화당 내부 이견도
    지속적 실천과 간극 좁히기가 관건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운데)가 6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찾아 제1차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민주평화당 제공)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당의 지지율을 높기이 위해 공식일정 첫날부터 '친(親)노동행보'를 보이는 등 '좌클릭'에 나섰지만, 당 안팎의 조건은 녹록치 않다.

    정 대표는 6일 오전 첫 최고위원회를 부산 한진 중공업에서 열었다.

    한진 중공업은 이명박 정부 때 대량 해고 사태를 맞은 곳으로, 정 대표는 7년 전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며 인연을 맺었다.

    정 대표는 "양극화와 불평등해소가 민주평화당의 노선"이라며 "그것을 위해서 실천하기 위해 이자리에 왔다. 평화당도 바로 정의당이 해 온 것처럼 우리도 분명하고 가시적으로 약자들이 있는 현장에 맨 먼저 달려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방문은 전날인 5일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상이자 출발점이었다.

    한진 중공업 방문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정 대표는 서울로 이동해 덕수궁 대한문 앞에 위치한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故) 김주중씨의 빈소도 조문했다.

    정 대표의 이러한 노동계 챙기기는 1%대의 낮은 지지율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평화당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전국의 현장을 다니며 노동 이슈를 선도함으로써 '호남 정당'이라는 좁은 프레임에서 벗어남은 물론 그간 부족했던 당의 선명성도 갖춘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농민, 비정규직, 우리 사회 어려운 분들 옆에 항상 달려가는 그런 현장 정당으로 존재감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좌클릭을 통한 선명성 확보는 정 대표가 과거 대선과 총선 낙선 후 약해졌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10년 간 당 외곽생활을 하던 정 대표는 2011년 민주노총 김진숙 위원과 함께 한진 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희망버스를 함께 했고, 이를 통해 자신의 활약상과 진보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알렸다.

    정 대표 스스로 "6개월 넘게 15번 이상 부산에 내려오면서 희망버스와 함께 했다"며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기여했다는 큰 자부심을 갖는다"고 자평했을 정도다.

    하지만 정 대표의 좌회전 전략이 실제로 당의 존재감을 높이고 지지율 제고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정 대표의 급커브로 이미 왼쪽 진영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정의당과의 경쟁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 숙제다.

    정의당은 오랜 시간 노동계와 동고동락해 친노동정당으로 자리매김한 데다 최근 노회찬 의원의 별세로 지지층 결집은 물론 신규 당원 가입과 후원이 이어지며 당 지지율이 15%로 치솟으며 자유한국당 마저 제쳤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진보 노선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면서도 "평화당의 전략에 진정성이 있을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때론 자유한국당도 선거때면 공약이 더 진보적일 때도 있다. 문제는 오랜시간 진정성을 가지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간의 실천을 통해 진정성을 만들어내야하지만 이마저도 흔들릴 위험이 적지 않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진보 노선에 대해 현재까지 당내 화학적 결합이 없고, 실천을 담보하기보다 일단 선명성을 부각하고 보자는 정치공학적 전략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당 내 분위기는 '중도 실용주의'를 내세워 전당대회 2위에 오른 유성엽 최고위원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중도에 가깝다는 평이 우세해 정 대표의 노동 행보가 설득력을 가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평화당 관계자는 "평화당 의원들은 국민의당 시절부터 중도에 가까운 성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급진적인 무게중심의 이동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 대표가 본인의 정책방향과 다른 당원들의 생각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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