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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로 주문하심 반말로 주문 받음" 을의 반란



사회 일반

    "반말로 주문하심 반말로 주문 받음" 을의 반란

    -외식업계 중심으로 손님에게도 '상호 존중', '예의' 지켜달라
    -직원 유니폼에 '남의 집 귀한자식', '반말 금지' 표시하기도
    -전문가 "사회적 갑질 문제되며 '손님은 왕' 신화 깨지고 있는 것"

     

    "주문이 많을 시 대기시간이 길어집니다. 이해가 안 가거나 성질 급한 이는 주문하면 안 됩니다. 예의를 지키고 기다리세요."

    서울 건국대 인근 한 라멘집에 내 걸린 주문 주의사항이다. '아이처럼 보채거나 칭얼대면 쫓겨난다'는 게 이 업소의 원칙이다.

    이 업소는 이외에도 '냅킨은 한두장만 사용, 테이블에 흘리며 먹지 말 것, 조용히 식사할 것, 안 지키려면 다음부터는 오지 말 것'등의 유의사항도 명시했다.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고객에게도 상호 존중과 예의를 요구하는 업체가 늘고있다. 사업장 나름의 원칙을 정해 그에 따라 운영하며 고객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거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마포구에 위치한 한 커피숍은 '반말로 주문하시면 반말로 주문받는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주문에도 매너가 있다'며 '주문할 때 담배는 잠시 꺼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주문할 때 존댓말을 써 달라거나, 담배를 꺼달라는 요구는 '당연한 매너'지만 사실상 잘 지켜지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5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81%가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 중에서도 '반말 등 인격적 무시'가 가장 흔한 갑질 유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예 유니폼에 이에 대해 표기하는 곳도 있다.

    고객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유니폼 뒷면이나 명찰에 '남의 집 귀한자식',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서비스가 곱다', '지금 마주하는 직원은 누군가의 가족입니다' 등의 문구를 써넣는 식이다.

    명확하면서도 센스있는 메세지에 고객들 반응도 좋다.

    최하연(27·여)씨는 "아무래도 직원들 유니폼에 '귀한 자식', '소중한 딸' 등의 문구가 있으면 '맞아 그렇지'하고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손님은 왕'이라는 신화가 깨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고객들의 갑질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더이상 손님은 왕이 아니다. 업주도 자신의 인권을 지킬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며 업주들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런 분위기가 특히 외식업계에서 확산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음식점 요리사를 '주방장'대신 '셰프'라고 부르는 현상을 예로 들면서 "장인을 존중하는 문화가 생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기에 SNS 등을 통한 구전이 활발해지면서 과거처럼 무조건 손님에게 굽신거릴 필요가 없어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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