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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 아닌 '쉼표' 찍은 안철수…安風은 다시 불까



국회/정당

    마침표 아닌 '쉼표' 찍은 안철수…安風은 다시 불까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 시간 갖겠다"…'훗날 도모'에 방점
    '안철수 신드롬'부터 '서울시장 3위'까지…"올바른 길이었다고 믿는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2일 오후 여의도 인근의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날 안 전 대표는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변함없이 응원해준 당원 동지와 지지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선거 패배 이후 본인을 둘러쌌던 '은퇴'라는 단어는 한 번도 꺼내지 않으면서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이다.

    안 전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저는 오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여러분께서 제게 보내주신 변화의 열망을 이뤄내지 못한 것이 오늘따라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9월 안풍(安風) 속에서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 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다",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며 대선 출마 선언을 한지 5년9개월 만에 정치 전면에서 물러나겠다는 선언이다. 바른미래당의 상징색인 민트색 넥타이와 검은 양복 차림을 한 안 전 의원의 표정은 입장문을 읽어내려가는 내내 굳어있었다.

    이번 간담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물러나겠다"는 그의 말은 은퇴보다는 휴지기를 갖겠다는 뜻에 가깝다. 그는 "세계 곳곳의 현장에서 더 깊이 경험하고, 더 큰 깨달음을 얻겠다"며 "오늘날 대한민국이 당면한 시대적 난제를 앞서서 해결하고 있는 독일에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얻고자 한다"고 밝혔다.

    첫 방문지를 독일로 택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중소·중견 기업이 많고,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곳이며, 분단과 통일의 경험을 가진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의원은 "독일의 그런 경험을 통해서 나름 가졌을 시행착오도 돌아보고, 그 과정을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가는지 열심히 배우러 떠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과거와 미래가 투영된 독일에서부터 정치적 식견을 쌓으며 훗날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와 가까운 한 인사도 "정계은퇴가 논의된 적은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2일 오후 여의도 인근의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위해 준비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날 안 전 대표는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변함없이 응원해준 당원 동지와 지지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다만 안 전 의원은 직접적으로 정계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저는 어떤 생각도 갖고 있지 않다. 돌아올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면서 "독일에서부터 시작해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한 나라들을 직접 보고, 깨달음을 얻으려는 목적밖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선언으로 6년 가까운 시간 동안 거침없이 달려온 그의 정치인생도 잠시 쉼표를 찍게 됐다. 간담회 자리엔 김도식 전 비서실장, 김철근 당 대변인, 김수민 의원 등 일부 측근들과 지지자만 함께했다. '안풍'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첫 시작점과 비교했을 때 좁아진 그의 입지를 가늠케 하는 장면이었다.

    과거 그와 함께했던 한 인사는 안풍의 한 가운데 서 있던 안 전 의원은 '성공과 도덕성'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고 평했다. 이후 안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후보직 사퇴,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2016년 국민의당 창당 후 3당 체제 실현, 2017년 대선 출마, 올해 바른미래당 창당과 서울시장 출마라는 굵직한 파도를 넘었다.

    그러나 새 정치를 정치적 신념으로 앞세우던 안 전 의원은 이 과정에서 지역색이 분명한 정계인사들과 손을 잡았고, 이후 영입인사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도 이어졌다.

    당초 본인이 부인했었던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강행하면서 호남 지지기반을 잃었고, 최근 서울시장 선거에선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정체성에 물음표가 붙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안 전 의원의 최신 이력은 '반(反)탄핵 올드보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던 김문수 후보에 밀린 '3등 서울시장 후보'로 남았다. 처음 그를 상징했던 단어들은 빛이 바랬다. 안 전 의원은 "(선거 패배 이후) 지난 5년 9개월을 이번에 돌아볼 수 있었다"며 "다당제를 이루고, 여러가지 개혁에 앞장섰었다. 그렇지만 여러가지 부족한 탓에 기득권 양당의 벽을 허물진 못했다. 그렇지만 제가 갔던 길이 올바른 길이라고 지금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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