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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직원 "회장은 꽃다발, 직원은 욕받이…자괴감만"



사회 일반

    아시아나 직원 "회장은 꽃다발, 직원은 욕받이…자괴감만"

    기내식대란 나흘째, 아직 정상화 안돼
    안전우려에 면세품 딸려 승무원 이중고
    서비스로 쌓은 평판, 경영진 탓 붕괴
    총알받이 된 승무원들, 자괴감 극심
    박회장 꽃다발 소동, 놀라운 일 아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기준(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노조 위원장)

    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 오늘로 나흘째입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걸까요. 최전선에서 이 사태와 마주하고 있는 분들. 아시아나 직원을 만나보겠습니다. 아시아나 객실승무원 노조위원장이세요. 이기준 위원장 연결을 해 보죠. 이기준 위원장님, 나와 계세요?

    ◆ 이기준>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목이 다 잠기셨어요.

    ◆ 이기준> 네.

    ◇ 김현정> 지금 기내식 공급 상황은 어떻습니까?

    ◆ 이기준> 어제 현재도 장거리 노선하고 일부 단거리 노선을 제외하고는 기내식 없이 인천공항을 떠나고 있다고 지금 듣고 있습니다.

    ◆ 이기준> 기내식을 주지 못하는 노선의 승객들한테는 상품권을 주고 있다...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 이기준> 보상하기 위해서 아시아나 항공에서 쓸 수 있는 바우처들을 제공하는데요. 현재 30달러에서 50달러 정도. 그렇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3-4만 원에서 5-6만 원 정도 선.

    ◆ 이기준> 네. 그런데 지금 그 바우처를 제공한 이후에 2차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어떤 거요?

    ◆ 이기준> 그 바우처를 받아서 기내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요. 당일편 항공편에서 그 바우처를 사용하려고 기내 면세품을 주문을 하는 거죠. 그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 활동에 지장을 받을 우려가 있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밥을 안 주는 대신 바우처, 쿠폰을 주는 겁니다, 상품권을. 그걸 가지고 여러분 비행기 타면 왜 책 보면서 면세품 주문하잖아요. 이게 폭주해버리니까 승무원들이 다른 일 못 하고 면세품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부작용이네요, 부작용.

    ◆ 이기준> 그리고 또 항공기가 소량의 면세품을 탑재하다 보니까 폭주하는 면세품 주문량을 못 맞추는 거죠. 그러면 손님들한테 또 죄송하다라고 사과드리고. 손님들은 거기에 대해서 화를 내시고. 그래서 현장에 있는 승무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 김현정> 중간에 낀 승무원들이 참 많이 힘들겠어요.

    ◆ 이기준> 지금 현재 단톡방에서 여러 가지 겪었던 이야기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대단히 자괴감에 빠져 있는 거죠, 지금.

    ◇ 김현정> 뭐라고들 하세요, 그 단톡방에서?

    ◆ 이기준> 지난 30년 동안, 소위 5성급의 서비스를 제공했던 아시아나 항공의 평판을 만들어왔는데, 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구하는 데 한 번도 주저한 적이 없었는데 경영상의 판단이라고 하는 기내식 공급 업체 변경 때문에 기내식 대란이 발생했잖아요. 그런데 이것을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욕받이를 하고 총알받이를 하는 상황은 이성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 대다수의 승무원들이 심한 자괴감에 빠져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그 고생을 해서 지금까지 그 평판을 만들어왔는데 경영진의 경영상의 판단 실수, 판단 착오로 인해서 한순간에 그 모든 신뢰가, 그 모든 노력이 무너져버린 이 상황. 욕은 욕대로 우리가 다 먹어야 되는 이 상황이 정상이냐, 이런 얘기들.

    ◆ 이기준>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신 그 경영상의 실수라는 부분. 거기 한번 들여다보죠. 그러니까 원래 문제 없이 거래하던 LSG라는 업체하고 계약을 끊고 대안으로 쓸 수 있는 회사를 충분히 검토하지도 않은 채 일단 끊어버렸다. 이 부분에서 큰 오류가 있는 거죠?

    ◆ 이기준>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회사 내에서는 이 계약 끊고 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뭐라고 좀 걱정들을 했습니까?

    ◆ 이기준> 뜬금없고 좀 느닷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었죠. 기내식이라고 하는 게 도시락을 만드는 수준 이상이거든요. 국제 수준에 맞는 위생 시설이 있어야 되고 노하우가 있어야 되고 탑승 손님들 종교 문제, 건강 문제 그리고 어린이들, 영유아... 이런 것들을 고려해야 될 문제가 대단히 많은데 새롭게 신설되는 회사가 그런 능력을 단기간에 할 수 있을 것이냐. 이것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충분히 준비하고 있고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자, 상황이 이런 가운데 또 하나의 제보가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뭐냐 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중국으로 출장을 갔는데 골프 회동을 중국에서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기내식 대란이 한창일 그때 승무원들이 꽃다발 증정을 했다, 이건 뭐죠?

     

    ◆ 이기준> 저도 보도를 통해서 들었습니다마는 지금까지 공식적인 이야기는 '우연히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꽃다발을 드렸다.'라는 정도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승무원이 꽃다발을 다른 사람 주려고 들고 가고 있는데 회장님 만나서 줬다?

    ◆ 이기준> 네.

    ◇ 김현정> 이게 회사 측 설명입니까?

    ◆ 이기준> 그런 걸로 지금 듣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이 보도를 보면서 회장님이 어디 출장 갔다 오시면 비행기 타고 오시면 꽃다발을 증정하는 게 관행이었나. 무슨 취임식이나 시상식도 아닌데 꽃다발을 증정하고 이런 일이 있었던 건가? 이게 뭐지? 이런 생각이 들던데.

    ◆ 이기준>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마는 저희 입장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보니까 그닥 놀랄 만한 큰 공분을 일으킬 만한, 저희 직원들 입장에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그룹 총수에 대한 중간 관리자들, 임원들, 이런 분들께서 너무나 많이 저희 그룹 총수를 사랑하셔서 그런 일들이 여러 차례 있어 왔고 부끄럽고 그랬었는데 뭐 지금 상황에서는 늘상 해 왔던 일이니 이번에도 또 그랬구나.

    ◇ 김현정> 아, 참 특이한 문화군요.

    ◆ 이기준> 어이는 없지만 놀랄 만한 일은 아닌 거죠.

    ◇ 김현정> 지금 이 상황이 꽃다발 증정할 상황입니까? 지금 승객들이 줄줄이 굶고 있는 상황이고 기내식 대란이 벌어졌고 세계적인 망신거리가 되고 있는 이 상황에서 그것도 경영진 판단 실수에 의해 벌어진 일인데도 불구하고 꽃다발 증정을 했다, 이건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인데.

    ◆ 이기준> 네, 그런 것들을 종합해서 저희 현장에 있는 승무원들이 대단한 자괴감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아시아나의 상황,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위원장님, 고맙습니다.

    ◆ 이기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시아나 객실 승무원 노조 위원장입니다. 이기준 위원장이었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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